[단독]무너진 명태 양식의 꿈
[단독]무너진 명태 양식의 꿈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9.06.11 09:27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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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산업화 지원하겠다 했지만…

[현대해양] 명태 양식의 꿈이 사실상 좌절됐다. 종자를 키우던 어업인들이 ‘양식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지난달 14일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동호리 아쿠아시스 양식장. 종자생산업체 아쿠아시스 이상철 대표는 어렵게 생산한 치어 3만 마리를 은대구 먹이로 제공했다. 명태 양식을 포기하는 순간이었다.

아쿠아시스는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와 강원도 한해성수산자원센터로부터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조기 성공과 양식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7년부터 명태 수정란을 제공받아 양식의 꿈을 이어가던 마지막 남은 양식장이었다.

 

은대구 사료로 전락한 명태

해양수산부가 2020년까지 국내산 명태를 국민밥상에 올리겠다고 호언장담한 명태. 2014년 수정란을 얻기 위해 명태 한 마리에 현상금 50만 원까지 내걸고 천신만고 끝에 얻은 어미명태로부터 생산한 수정란에서 확보한 종자다.

이 종자를 얻기 위해 명태가 잡혔다는 연락이 오면 강원도 한해성수산자원센터(구 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 담당 연구사는 한밤중에 자다가도, 휴일에도 달려갔다. 그렇게 어렵게 얻은 명태(선어)의 복부를 갈라 인공수정한 뒤 부화에 성공했다. 그런데 부화 30여 일 후 집단 폐사, 70여 일 뒤에는 전량 폐사했다. 특히나 3번의 수정을 통해 부화한 치어들이 모두 같은 시기에 집단 폐사하는 양상을 보여 프로젝트는 고비를 맞았다. 다양한 환경으로 여러 수조에서 키우던 것이 동시다발적으로 폐사했다.

이 때부터 무조건 살아있는 명태를 구해야 한다는 판단에 활명태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던 것. 그러다 2015년 어업인으로부터 어렵게 수집한 자연산 어미 1마리로부터 수정란 53만 립을 확보해 1세대 인공종자 생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처럼 어렵사리 구한 활명태가 강원도 한해성수산자원센터에서 성장하고 산란을 함으로써 건강한 수정란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 한해성수산자원센터에서 생산한 1세대 우량종자는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로 제공됐고, 이 종자 중 7마리가 성어로 성장해 산란하고, 알에서 부화한 자어 3만여 마리가 0.7㎝ 전후로 성장해 마침내 2016년 10월 10일 해양수산부(당시 장관 김영석, 국립수산과학원장 강준석)는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양식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동해안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춘 명태 자원의 회복을 위한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가 추진된 지 2년 만이었다.

2017년 3월 열린 명태양식 워크숍에서 당시 김영석 해수부 장관이명태 양식을 지원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명태 양식을 포기한 이상철 아쿠아시스 대표는 수조를 깨끗하게 비웠다(오른쪽). 왼쪽 사진은 양식 포기 직전의 모습을 촬영한 영상.

 

“양식 육성하겠다” 약속만 여러 차례

2016년 10월 10일 해수부는 당시 윤학배 차관 브리핑을 통해 명태 인공종자 대량생산의 길이 열리면서 ‘지속가능한 수산자원관리’를 통한 ‘수산업의 미래산업화’ 실현에도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뿐만 아니라 완전양식기술을 통해 인공종자를 대량 생산해 국내 명태 자원회복 및 명태 양식산업화의 기반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또한 완전양식 성공으로 2021년부터 연간 4,800억 원의 경제가치 창출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해양수산부에서는 강원도 등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참여기관과 명태 완전양식 기술을 공유하는 한편, 명태 종자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시설도 확충을 해서 명태 종자의 대량생산을 추진할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윤 차관을 비롯한 해수부 관계자들은 언제부터 국민들이 양식된 국산 명태를 맛볼 수 있는지 묻는 기자들 질문에 “대량양식은 기술적인 개발이 다 됐고, 배합사료도 개발이 됐고, 내년도에 15억 정부예산이 편성이 돼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대량으로 종자를 생산할 수 있는 전문 생산동을 구축하게 된다”고 답했다. 이어 “종묘가 대량 생산되면 그 다음 단계에서는 바로 양식업자들에게 종묘를 분양을 해서 2018년부터는 상업적인 생산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다”며 “양식하는 분들하고 적극 협조해서 우리 손으로 기른 양식명태가, 동태가 아닌 생태가 우리 밥상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차관은 “명태와 관련되는 건 두 가지 트랙(two-track)으로 가고 있다”며 “자연에 방류를 해서 자연 명태자원을 회복하겠다는 게 하나가 트랙이고, 하나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 양식 쪽을 저희가 치중해서 하겠다”고 또 다른 트랙을 소개했다.

그는 “국내 양식어업인들이 명태 종자를 받아 양식을 하고 국내에 판매할 수 있는 하나의 체인을 만들어나가겠다”며 “자연 상태의 명태자원 회복은 수온이라든지 여러 가지 이상기온 이런 것 때문에 굉장히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에 양식 쪽에 집중해서 수산자원 회복과 더불어 양식을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추가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사항들은 거기에 맞춰서 지원하겠다”며 ‘명태 양식을 희망하는 양식어업인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이 자리에는 강준석 국립수산과학원장, 변순규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연구사 등 관계자들이 배석했다. 해수부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최대한 빠른 시기에 국민의 식탁에 국산 명태를 다시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실리만 챙긴 공무원

장관도 국산 생태가 2020년 우리 밥상에 올라올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마찬가지다. 2017년 3월 20일 국회에서 열린 ‘세계 최초 명태양식 성공 의의와 대량생산을 위한 국회 워크숍’에서 해수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명태양식은 투 트랙으로, 하나는 바다에서의 명태를 살리고, 육상에서의 대량양식체제를 병행을 해야 한다”며 “짧은 시간 내에 우리나라가 명태로 풍요로운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워크숍은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양수 국회의원과 해양수산부 주최, 국립수산과학원과 강원도 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변순규 박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기에 국민의 식탁에 국산 명태를 다시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변 박사는 이 워크숍 직전인 2017년 3월 7일 인사혁신처가 주관한 ‘2016년 대한민국 공무원상’ 시상식에서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양식 기술개발에 성공한 공로로 옥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변 박사는 연구사에서 연구관으로 승진했다.

또 서장우 해수부 어업자원정책관(국장)은 2016년 11월 27일 해수부 기자실에서 열린 명태살리기 프로젝트 브리핑에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수산 실용화 기술개발 과제로 선정해 (명태양식) 추진을 하고 있다”며 “완전 종묘 생산체제가 구축된 후에 생산된 수정란은 민간 어업인들에게 분양해서 민간에서 대량양식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그리고 앞으로 이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위해서 심층수 취수관 및 명태 생산동 설치예산 133억을 확보해서 차질 없이 추진해서 동해의 도루묵과 대구에 이어 명태가 또 하나의 수산자원 회복 성공사례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부(해수부)에서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2017년 3월 열린 명태양식 워크숍에서 당시 김영석 해수부 장관이명태 양식을 지원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2017년 3월 열린 명태 양식 워크숍에서 당시 김영석 장관이 명태 양식을 지원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2020년 국민밥상에 국산명태 올리겠다?

‘명태살리기 프로젝트’는 대통령에 보고된 대한민국 국정과제다. 이 프로젝트는 2016년 과학기술 10대 뉴스에 선정됐으며, 프로젝트 첫 해인 2014년에는 해수부가 자체적으로 선정한 ‘최우수 해양수산 브랜드정책’이기도 하다.

이처럼 어려운 과정을 거쳐 관심이 집중됐던 명태 양식의 꿈을 어업인들은 왜 이어가지 않는 것일까? 가장 큰 문제는 판로가 없다는 것이다. 2016년 완전양식 기술 개발 성공을 발표할 당시 경제성을 묻는 기자 질문에 당시 윤 차관은 “수입 혹은 원양산 동태에 비해 활어인 생태의 가격이 훨씬 높게 거래되기 때문에 경제성이 충분히 있다”고 답변을 했다. 윤 차관은 이날 “지금 생태는 ㎏당 7,800원 정도 한다. 굉장히 비싼 가격이기 때문에 종자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적합한 배합사료를 주고, 1년 8개월 이상 키우는 기간 동안에 저희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다.

해수부는 앞서 2014년에도 같은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발표했다. 당시 서장우 해수부 어업자원정책관은 “1970~1980년도에 평균 어획량이 5만 톤이었다”며 “어획량을 5만 톤이라고 가정을 했을 때, 2010년의 강원도 지역에서 거래단가가 kg당 7,800원이었다. 그리고 2010년에 5만 톤 수입 시에 냉동이 kg당 1,800원이었다. (연간 어획량 5만 톤 회복 가정했을 때) 4,800억 원 정도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경제성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다. 강준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지난 2017년 <현대해양> 2월호 인터뷰에서 “이제 명태 산업화가 숙제”라며 “대량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민간에 기술이전이 잘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동해안에서 사라진 명태는 종묘의 대량생산 및 방류를 통해 명태자원의 회복이 가능해졌고, 양식할 경우 수년 내에 국민들의 밥상에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확신했다.

 

판로없는 양식물

국정과제이자 경제성도 뛰어나 당장 2020년에 국민밥상에 올릴 수 있다던 해수부 발표와 달리 어업인들의 반응은 반대였다. 명태 수정란 분양은 처음부터 어업인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유는 생산비가 지나치게 많이 드는 반면 수요가 불확실하고 시장 또한 만들어지지 않아 경제성이 없다는 것. 실제로 육상 양식의 경우 넓은 공간이 필요하고 전기요금, 먹이 등의 생산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양식어업인들의 설명이다.

최근 3년 간 수정란을 제공받아 양식을 시도했던 곳은 아쿠아시스, 오션테크영어조합법인, 어업회사법인 가비 등 3개 업체다. 그나마도 이 중 어업회사법인 가비는 ‘수산 실용화 과제’ 수행을 위한 실험용으로 종자가 필요했고, 상업적 양식을 위해 수정란을 원했던 곳은 아쿠아시스 한 곳 정도에 그쳤다. 오션테크영어조합법인은 아쿠아시스 권유로 단기간 소량 시험양성(축양)하는 수준이었다.

판로도 없었다. 시험방류품종 지정도 제 때 이뤄지지 않았다. 명태가 시험방류품종에 지정되지 않아 한해성수산자원센터에서 생산한 종자만 방류가 가능했다. 민간에서 생산한 종자는 방류용으로도 팔지 못했다. 판매가 이뤄진 것은 딱 한 차례(2,000만 원선)에 그쳤다는 것. 지난해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에서 가두리 시험에 필요해서 아쿠아시스에서 키운 종자를 되판 것이 전부였다고. 그럼에도 이 대표가 명태 수정란 분양을 희망했던 것은 고향인 고성 거진항에서 다시 활명태 축제를 할 수 있도록 명태를 키워 보겠다는 ‘꿈’ 때문이었다. 고향의 옛 명성을 되찾고 싶다는 의욕이 앞섰다. 그러나 의욕과 달리 육상양식은 무모했던 것이다.

 

이해상대자 반대하면 못한다?

어업인들이 양식을 포기한 두 번째 이유는 중앙정부, 지자체, 어업인들의 ‘무관심’이다. 이 대표는 외해 중층 가두리 양식에 희망을 걸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외해에 가두리 시설을 하기 위해서는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얻어야 했는데 연승, 자망, 채낚기 등 공유수면을 이용하는 어업인들의 동의가 필요했다. ‘동의의 벽’을 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웠다. 또 친환경양식어업육성사업 등에도 응모해봤지만 번번이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민원소지 해소(최소화) 등의 단서가 있었다고.

이 대표는 “명태 양식사업을 시범사업으로 지정하면 쉬웠을 텐데 민원소지를 다 해결하고 오라 하는데 개인이 그걸 어떻게 다 하나? 나중에는 단서 때문에 공모사업 신청도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대표는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해수부도 관심이 없고 수산과학원도 관심이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또 그는 3년간 다른 종묘는 하나도 못하고 오로지 명태에만 집중했는데 방류도 못하고 가두리 시설도 못하고 2~3년간 손실만 봤다”고 말했다. 2017년~ 2019년 시설 투자 6~7억에 매출손실이 15억 원에 달한다는 것이 이 대표 주장이다. 이 곳 양식장 30개 전 수조에 명태 수정란 300만 개를 가득 채워 양성하며 5~6억의 영업손실을 입었다는 것. 다른 어종 양식을 포기하고 명태 1종에만 올인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거진항 명태 활성화, 나아가 고성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였다. 화천산천어축제, 인제빙어축제, 고성명태축제 등 3개 축제를 연계하고 싶었다”고 명태 양식에 올인했던 이유를 밝혔다. 그는 “한계를 통감하며 이젠 명태를 내려놓으려고 한다”고 명태양식 포기를 선언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더 이상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어장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반대를 하니 어쩔 수 없었다. 친환경사업을 하려니까 땅(어장)이 있어야 공모사업을 할 수 있는데 지원도 못했다. 해당 과에 땅이 없어 못한다고 했다”고 씁쓸해 했다.

이에 대해 동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동해수산연구소 A연구관은 “판로가 없는 건 사실이다. 여러 가지가 다 같이 맞물려 가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1년에 2번 지역협의체에 (방류사업을) 건의하고 있지만 지자체는 예산 확보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그는 공유수면 점·사용 면허와 관련해서는 “관(官)이 민간인들에게 양보하라 못 한다”고 말했다.

 

양식에 올인한 결과…

명태양식 정부과제를 수행한 어업회사법인 가비 권오남 대표는 “(올해) 명태가 시험방류품종에 들어가긴 했지만 지자체가 방류계획을 세우지 않아 방류도 할 수 없다. 고성군에 가두리 면허 신청이 3건 접수됐는데 모두 어민 동의를 받지 못했다. 민간에서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기존 어장을 이용하고 있는 어민들의 생존권 문제가 걸려 있으니 어장을 양보하기가 쉽지 않음을 설명했다.

또 다른 양식업체 오션테크영어조합법인은 1년 만에 양식을 포기했다. 전후 사정을 들으려 했지만 양식장은 문을 닫았고 대표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완규 한국수산종자산업협회 회장은 “날이 더워지면서 수온이 올라가고 저수온 유지하는 비용이 많이 들었을 것”이라며 “명태살리기 프로젝트가 퍼포먼스로 갔다”며 “시장이 열려 있지 않고 미래가 담보된 게 없는데 생산자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 된다. 어업인이 손해만이라도 보지 않도록 해야 되는데 그게 아니다”라고 아쉬워했다. 박 회장은 “(대안은) 시험어장을 만들어주든지, 명태회집이나 일식집을 만들든 시장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우리 현실에서는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런 현실을 해수부 담당자는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해수부 관계자는 “동해수산연구소와 고성군에 확인해보겠다”고 한 뒤 “지자체에서 갈등을 조율해보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알려왔다. 다만 ‘당장은 반발이 있을 수 있으니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다음에 조율을 시도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고성군 측은 지자체 단체장이 선출직이다 보니 민원(반대하는 이)이 있으면 갈등관계를 먼저 해소하라고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외해양식 면허허가권자가 해수부 장관이 아니냐는 지적에 해수부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면허 신청이 들어오면 검토는 할 수 있지만 직권으로 신청하라고 하지는 못한다”고 답했다. 결국 주무부처인 해수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꺾인 날개

전문가 입장은 어떨까? 류정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타산이 맞지 않으면 누구도 양식에 협조하지 않는다. 시장을 만드는 건 민간이 해야 하겠지만 지원은 국가에서 하는 게 좋다”며 “양식을 하려면 시장성 테스트 등 시작단계부터 밟아갈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어 방류를 통한 명태자원 회복은 상당한 시간과 어려움이 예상되기에 양식에 집중하겠다던 고위 공무원들의 발표가 무색해지고 있다. ‘명태 양식과 산업화를 적극 지원하겠다’던 발표와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민간이 알아서 하라고 던져 놓은 상태다. 정부의 무관심 속에 방류도, 가두리 양식도 할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까지 몰렸다. 결국 고향에서 활명태 축제 개최를 꿈꾸던 어업인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양식 포기를 선언했다.

이상철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명태 종묘 생산부터 양식 가능성 등 많은 실험을 하며 내 고장 거진항에서 활명태 축제를 할 수 있게 명태를 키워 보려고 몇 년간 노력해 보았다. 하지만 이제 한계를 통감하며 명태를 내려놓으려고 한다”라는 글을 남기고 기르던 명태 종자를 모두 처분하고 수조를 비웠다. 명태살리기 프로젝트 투 트랙 중 한 쪽이 무너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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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동 2019-07-02 22:18:37
순천자 흥 역천자 망

김비동 2019-07-02 22:15:18
언제부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정책만 하려하는지.. 답답할따름.
명태가 사라진건 수온상승 때문입니다.

김비동 2019-07-02 22:11:13
언젠가 나왔어야 할 기사.
해수부 각성하길 바랍니다.
정부조직을 지탱하기위한 논리는 깨져야합니다.
고생많으십니다.

박완규 2019-06-27 09:30:27
수산양식 정책 수립과 추진에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내용입니다. 명태프로젝트가 잘 진행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소통의 대상부터 다시 고민하시고 시작을 하면 오히려 답이 보일 수 있을겁니다. 심층취재 수고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