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기후를 조절하는 에어컨
바다는 기후를 조절하는 에어컨
  • 조양기 한국해양학회장・서울대 교수
  • 승인 2019.06.1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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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올해는 5월부터 전국적으로 폭염주의보가 발행되고 일부 지역에서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작년에도 무척 더운 여름을 보냈는데 올 여름 더위가 벌써 걱정된다. 지구 온난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벌써 에어컨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지구상의 대부분 열은 태양으로부터 유입된다. 유입된 열은 지구에 생명체가 활동할 수 있을 정도로 적절하게 데워주고, 다시 들어온 양만큼 지구 밖으로 빠져나가 지구 온도는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인간 활동에 의해 크게 증가한 이산화탄소가 지구 밖으로 빠져나가는 열이 과거보다 더 많이 차단되어 지구의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과정 중에 바다는 지구의 남는 열을 흡수하여 급속한 온난화를 막아주고 있다.

같은 부피의 바다 열용량은 대기보다 1,000배 이상 크다. 지구의 열이 증가하여 기온이 평균 10℃ 높아지는 경우, 바다는 같은 양의 열을 약 0.01℃의 작은 수온 상승으로 흡수하여, 기온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

지역적으로는 적도 부근의 많은 열을 해류를 통해 열이 부족한 고위도 지역으로 옮겨준다. 이와 같이 지구의 기후변화에 있어서 바다는 마치 거대한 에어컨과 같은 역할을 한다.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서 바다 에어컨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바다의 수온과 해수면이 상승하고 생태계가 변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의한 육상의 피해보다 바다의 피해가 훨씬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간 활동의 주요 무대인 연안에서 큰 피해가 예상된다. 연안에서는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가 발생하면 생활터전을 옮겨야 한다. 양식장에서도 큰 변화가 예측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김 양식장이 과거 남해안에 대부분 위치하였는데, 이제는 서해안을 따라 점차 북상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미래에는 우리나라 연안에서는 김 양식이 어려워질 것 같다.

우리나라의 수온 상승과 해수면 상승은 세계 평균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적절한 대책을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바다 온난화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위해서는 종합적인 진단과 이해가 필요한데 우리는 아직 그러한 준비가 부족하다.

기온 변화는 기상청이, 수온 변화는 국립수산과학원이, 해수면 상승은 국립해양조사원이 주요 담당 부처이다. 자연에서 기온, 수온, 해수면 변화는 각각 독립적이지 않고 상호작용을 하면서 진행된다. 인간 편의에 의해 나누어진 이들 자연 현상에 대한 변화를 통합적으로 진단하고 이해해야한다. 우리나라 주변 바다의 수온과 해수면 상승이 왜 전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이러한 빠른 변화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지? 등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와 예측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대책이 요구된다.

사람이 잘 알려지지 않은 질병에 시달리는 경우 종합검진을 통한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처방이 필수적이다. 현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온난화에 따라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는 우리 바다에 대한 통합적 진단과 이에 따른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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