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사] 김임권 제24대 수협중앙회장
[이임사] 김임권 제24대 수협중앙회장
  • 김임권
  • 승인 2019.05.30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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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임권 제24대 수협중앙회장
김임권 제24대 수협중앙회장

[현대해양] 존경하는 전국 수산인 여러분, 그리고 친애하는 수협 가족 여러분!

바쁜 일정 중에도 이 자리를 함께 해주신 존경하는 자유한국당 유기준 국회의원님과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위성곤 국회의원님, 김동욱()의원님, 이방호, 박종식 전 회장님과 전국 조합장님을 비롯한 모든 수협 가족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그 어떤 말보다도 먼저,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오늘로서 저는 4년 동안 몸담았던 중앙회를 떠나 이제 바다로 돌아갑니다.

 

제가 처음 회장에 출마할 때 수협은 어민들을 도울 수 있는 힘도 없고 공적자금 상환에 급급한 조직이었습니다. 저는 수협이 경제적 약자인 어민들의 권익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말이 아니라 도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강한 수협, 돈 되는 수산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서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그 결과 취임 전 한 해 1,300억원에 머물던 전체 수협의 수익규모는 지난해 말에 약 4,800억원에 이르렀고 4년 전보다 4배 가까운 수익성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은행을 돈 버는 체제로 바꾸기 위해 국회와 정부를 설득해 사업구조개편을 이루었으며, 수협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금운용본부를 신설하는 등 많은 부분에서 노력해왔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다들 공감하고, 함께 뛰어주신 조합장님과 수협 임직원 여러분들이 협력해주신 결과물입니다. 부족한 저를 믿고 힘을 모아주신 수협 가족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우리 조직은 연간 수익규모 5,000억원을 바라보는 건실한 협동조합으로 거듭났습니다.

하지만 공적자금 상환과 협동조합 정체성 회복이라는 미완의 과제는 여전히 남겨진 상태입니다. 전국 해안선 4만리에 펼쳐진 어촌을 찾아 어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면서 저는, 어민들이 실제로 인식하는 것과 수협이라는 조직이 인식하는 현실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수협과 어민이 서로 일치하기 위해서는 우리 조직이 가야할 길이 아직도 멀게 남았음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대외적으로도, 바닷모래 채취와 해상풍력발전 확대 등 어민의 삶의 터전을 파헤치고 병들게 하는 무차별적 개발행위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책과 행정에 있어서 수요자 중심의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민은 로 취급하고, 아무런 대안도 없이 규제와 관리의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정책 공급자들의 생각들도 시급히 고쳐져야 할 과제입니다.

 

친애하는 수협 가족 여러분!

수협은 어민을 위해서 어민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자율 조직입니다. 협동조합에 근무하는 우리는 오로지 어민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기 위하여 부름을 받은 자들입니다.

이 소명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 우리는 정체성, 전문성, 사명감으로 단단하게 무장하여 주어진 본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수산현안에 대한 문제가 무엇인가를 찾아내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부조리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용기와 능력을 갖출 때만이, 어민들로부터 존경받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협동조합으로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임기 동안 저는 지옥의 가장 뜨거운 자리는 도덕적 위기의 시기에 중립을 지킨 자들에게 예약되어 있다는 단테의 글귀를 가슴에 새겨왔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침묵할 수 없었습니다.

어민과 바다를 살리고, 진정으로 어민과 수산업을 위한 조직은 수협뿐이며, 어민들은 협동조합인 수협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촌과 어민과 수산업을 위해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고자 했습니다. 그것이 수협 회장으로서 제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공적자금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무기력한 조직이라는 편견과 비관적 시선에 위축되지 않고, 어민들에게 논과 밭과 같은 어장을 마구 파헤치는 바닷모래 채취에 침묵을 깨고 맞서 싸웠습니다. 시대가 변했어도 이어지려 했던 관치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애썼고, 그 결과 수협은행은 전문경영인을 영입하여 사상 최고의 실적을 구현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수협은 매년 역대 최대 수익규모를 갱신하고 있으며, 연근해어획량이 지난해 다시 100만톤선을 회복하는데 큰 역할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촌인구의 절반에 달하는 여성어업인의 권익 신장을 위하여 한국여성어업인연합회를 설립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힘써 주신 신황숙 초대회장님과 김춘덕 회장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제가 생각했던 강한 수협의 모습에 다가서고 있다는 보람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주어진 시간이 여기까지였다는 점 때문에 아쉬움도 남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공적자금을 모두 상환해서 어민과 어촌을 위해, 수익을 환원하여 협동조합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자 한 노력이 미완으로 남은 것은 가장 아쉬운 대목입니다. 하지만, 새롭게 취임하는 임준택 회장님과 함께 더욱 큰 비약적인 발전과 도약이 있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임준택 신임 회장께서는 그 누구보다 수협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크고, 제가 임기 동안 손대지 못했던 경제사업을 일으켜 세워줄 최고의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수협은 이제 매년 수천억 원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고, 경제사업 역량 강화에 과감히 투자해야 합니다. 어민이 생산한 수산물은 우리 수협조직을 통하여 전량 매입, 판매하여서 한 푼이라도 더 받아 줄 수 있도록 힘쓰고 애써야 합니다. 풍어가 어민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시스템을 정비해야 합니다.

임준택 신임 회장은 수산업 현장에서 손꼽히는 최고의 경제전문가로서 탁월한 경험과 식견을 키워오신 분입니다. 그것이 우리 어촌과 수협, 그리고 수산업을 새롭게 도약시킬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덕분에 저 또한 가벼운 마음과 발걸음으로 이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수협 가족 여러분!

제게 주어졌던 4년이라는 시간은 제 생애 결코 있지 못할 나날들로 기억될 것입니다. 떠나는 이 자리에서 바람이 있다면, 제가 몸담았던 그 시간들이 훗날 후배 수협인들에게는 공적자금을 해소하고 최고의 협동조합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닦은 마중물로 기억됐으면 하는 것입니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빠른 시일 내에 공적자금을 상환하는 그 날 저를 불러주십시오. ‘만세삼창을 외칠 수 있는 영광을 주신다면 여러분들과 함께 그 기쁨을 누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저를 믿고 힘을 모아주신 조합장님들, 부족한 저를 잘 뒷받침 해준 임직원 여러분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아쉬움 속에서도 이렇게 많은 분들의 축하 속에 떠나게 된 것은 정말 제게는 축복이고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우연히 보았던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영화에서 저는 커다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제 음악의 세계에서도 장르의 틀을 깨고 오로지 청중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이냐에 초점을 맞춰서 가수와 관객이 함께 노래 부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제 우리의 정책도 어민과 함께 노래할 때 보다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비록 오늘 수협과 헤어지지만 한 사람의 어민으로서 늘 함께 하겠습니다. 모든 수협 가족을 항상 응원하며 제가 힘닿는 한 미력이나마 보태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끝으로, 사업구조개편을 위한 수협법 개정 당시 큰 힘을 써주신 유기준 의원님과 모든 정당 관계자, 국회 농해수위 위원 여러분, 바닷모래 채취 금지를 위해 농해수위원장으로서 가장 앞장서 노력해주셨던 김영춘 해수부 장관님과 최인호 국회의원님, 그리고 누구보다도 저를 위해

기도해주신 고향에 계신 어머님과 목사님과 장로님들, 특히 서희건설 이봉관 장로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수산전문지 기자분들과 여성의 힘으로 저를 밀어주신 여성어업인 여러분, 까다로운 저의 입맛을 맞추느라 고생하신 직원식당에 근무하시는 분들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설관리에 힘써주신 직원들 건물안전에 노력하시는 청경 여러분! 비서실 직원들과 운전하느라 고생해준 송종규 씨 그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한결같이 내 편이 되어준 사랑하는 나의 아내와 나의 귀여운 손주들인 문가연, 문소연, 사공유진, 사공서진, 박시웅 사랑한다.

다시 한 번 모든 수산인과 임직원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19. 3. 26

수협중앙회장 김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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