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수산시장을 어민과 시민 품으로!
노량진수산시장을 어민과 시민 품으로!
  • 공노성 수협중앙회 대표이사
  • 승인 2019.05.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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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노성 수협중앙회 대표이사
공노성 수협중앙회 대표이사

[현대해양] 노량진수산시장은 1971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개장한 우리나라 유일의 수산물 전문 중앙도매시장이다. 설립 이후 서울과 수도권 수산물 유통물량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지는 핵심 공공도매시설로 기능하면서 물가안정과 다양한 수산물의 원활한 공급에 이바지해왔다.

그런 노량진수산시장을 2002년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따라 어민 출자금으로 조직된 수협중앙회가 우여곡절 끝에 인수했다. 정부 소유였던 노량진수산시장이 어민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체제로 전환된 것이다. 수산물의 원활한 유통은 곧 어민들의 안정적인 소득기반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노량진수산시장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수협의 지상과제가 됐다.

하지만 시장은 안전등급 C등급 판정으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낡아 있었다. 이에 따라 수협은 100여 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전면 개보수해 시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초 경매 목적으로 건립된 까닭에 전기, 수도, 소방 등 소매 활동에 필수적인 기본적인 시설이 턱없이 부족했던 터라 위생, 안전 등 다방면에서 열악한 여건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란 불가능했다. 급격히 향상되는 시민들의 식품안전의식과 소비 수준을 따라잡기 어려운 대표적인 낙후시설로 변해 갔다.

 

낡은 구시장 대체할 신시장

이를 타개하기 위한 수도권발전종합대책의 일환으로 2005노량진수산시장현대화지원계획이 수립됐다. 수협은 노량진수산시장을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도심 수산물중앙도매시장으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의욕적으로 현대화를 추진했다. 소매 판매상인을 포함한 2000여 시장 종사자들 역시 이대로는 시장이 존치하기 어렵다며 이를 환영하며 사업 초기부터 시장 종사자 대표 12명이 포함된 총 19명을 위원으로 한 현대화사업위원회를 구성해 기본계획수립단계부터 적극 참여시켜 추진했다.

특히 가장 큰 난관이었던 경매장과 소매판매장의 동일층 배치를 요구하는 소매판매상인들의 요구도 수협은 100% 수용했고, 도매인들의 잔품처리장(일종의 소매점) 배치 요구도 기존 소매상들의 반발을 우려해 설득과 조정으로 취소시켰다. 새 시장 입주를 앞두고는 상권에 따른 점포 등급 부여와 임대료까지 세세하게 협의하고 이를 명문화해 상호 간 신뢰 속에 협의를 마무리하고 공사는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기존시장 기능을 유지하면서, 즉 상인들이 중단없이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인근 부지를 매입할 수밖에 없어 국비 1,540억 원과 수협 자체예산 3,700억 원 등 당초 예상액의 두 배를 훌쩍 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결과였다.

 

갑자기 말 바꾼 일부 소매상인

2015년말 시장개설자인 서울시로부터 공식적으로 신시장이 새로운 도매시장으로 지정됨과 동시에 기존 시장부지는 시장에서 제외됐다. 입주가 시작되면서 중도매인, 식당가, 소매시설, 기타 부대시설이 착착 이전했으나 갑자기 일부 소매상인들이 기존의 합의와 달리 판매장 면적협소, 임대료 과다를 주장하며 새 시장 이주를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1, 2심을 거쳐 대법원도 이전 거부는 불법으로 보고 구시장 점포를 명도할 것을 최종 판결했다. 하지만 일부 판매상인들은 아직도 수협 사유지인 구시장을 무단 점유하고 불법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전국노점상연합회 등 외부 단체까지 가세해 수차례에 걸친 법원의 명도집행을 방해하는 등 공권력을 비웃으며 무법천지 해방구를 방불케 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외면케 해서는 안돼

그사이 구시장은 더욱 낡고 위험해진 채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흉물로 변해가고 있다. 건축 구조물 균열과 붕괴 위험은 물론 화재, 치안 등 대형사고의 개연성마저 날로 커지고 있다. 화재 및 식품안전위생사고 발생이 심각하게 우려돼 소비자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단전단수와 물리적 폐쇄 조치도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갈등과 대립이 지속되다가 만에 하나라도 불법영업중인 구시장에서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게다가 노량진수산시장은 소비자가 외면하게 될 것이고, 시장이 위축되면 그 피해는 결국 어민과 시민의 몫이 된다. 시장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대다수 상인들도 직접 피해자가 됨은 물론이다.

이같은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수협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정부와 국회, 경찰, 서울시와 동작구 등 모든 관계기관이 관심을 갖고 지혜를 모아 노량진수산시장 구시장을 하루빨리 정리하고, 신시장을 세계 최고의 수산시장으로 가꿔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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