見利思義 見危授命
見利思義 見危授命
  • 송영택 발행인(수산해양정책학 박사)
  • 승인 2019.05.02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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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은 해양수산계에는 의미 있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먼저 문성혁 해수부 신임 장관이 4일부터 본격적인 임무에 들어갔습니다. 본인의 공약대로 해운재건, 수산혁신, 해양안전의 기틀을 잡는 명 장관이 되어주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11일, 일본의 후쿠시마 인근 수산물 수입 금지조치를 둘러싼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에서 우리가 승소했다는 낭보가 들려왔습니다. 이번 승소 건은 2013년 정부가 후쿠시마 등 인근 8개현의 28개 어종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자 일본이 반발해 2015년 5월 우리나라를 WTO에 제소를 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1심에서 WTO는 일본의 손을 들어줬으나 상소심에서 뒤집혀 우리가 이기게 되었습니다. 이후 WTO 분쟁해결기구가 상소심 최종 판정을 공식 채택함으로써 사태는 일단락되었습니다.

당초 대다수 전문가들은 패소를 예상했습니다. 불리한 상황을 반전시킨 이번 승소의 뒤에는 적극적인 행정을 펼친 공무원들이 있었습니다. 해수부를 포함한 각 부처에서 선발된 공무원들과 민간인 출신 특채 공무원까지 모두가 힘을 합쳐 총성 없는 전쟁에서 승리를 쟁취한 것입니다.

수산계에서 볼 때도 이번 승소는 단지 무역 분쟁에서 이겼다는 정도로 끝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최근 국민들은 수산물을 웰빙식품으로 선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안전한 먹거리인지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 속에서 해당 수산물이 수입·유통되었더라면 오염 여부와 관계없이 수산물 소비 전체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었기에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16일은 세월호 참사 5주년을 맞는 날이었습니다.

5년 전 인천에서 제주도를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팽목항 앞바다에서 침몰, 304명이 희생되는 대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국민 전체가 집단 트라우마의 고통을 겪었으며 본질에서 벗어난 갈등으로 안타까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사고의 아쉬운 대목은 사고 초기 해경을 비롯한 국가기관들이 왜 더 많은 인명을 구조해 내지 못했는가 이겠지만 이후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데 있어 국가기관이 소극적으로 대응하여 더 큰 사회문제를 일으켰다는 지적이 더 아픈 부분입니다. 이에 해수부 공무원들이 진실규명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는 의심을 받아 당시 장·차관이 재판을 받는 실정입니다.

팽목항에서 유가족과 함께 아픔을 달래다 우울증에 걸린 해수부 공무원도 보았습니다만 국가의 권한을 위임받은 공무원이 취하는 자세가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4월이었습니다.

안중근 의사는 사사로운 이익이 보일 때 의를 생각하고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목숨을 내어놓겠다(見利思義 見危授命)는 글귀를 손가락이 잘린 인장을 찍어가며 뤼순 감옥에서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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