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여건 변화에 대응한 연근해 어업허가제도 개편 방향
어업여건 변화에 대응한 연근해 어업허가제도 개편 방향
  • 엄선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연구실장
  • 승인 2019.05.0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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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규정 일원화·조업구역 구분 시급

어업은 공유재인 어업자원을 이용하는 산업이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어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공유재 관리를 위한 제도 운영과 맥락을 같이 한다. 전통적으로 공유재의 관리는 정부의 규제와 공유재 이용의 일부분에 대한 사적거래와 사유화 등을 혼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이에 덧붙여 공유재 관리의 거래비용 등 다양한 수단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연근해어업 허가제도는 일반적으로 금지돼 있는 어장의 이용을 행정기관이 해제하고 적법하게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법률에 근거하고 있다. 「수산업법」에서 수산자원의 번식과 보호, 어업분쟁 조정, 어업경영 안정 등 지속가능한 어업의 실현을 위하여 어선 규모, 어구어법(업종), 조업구역 및 기간, 포획 어종 등 어로행위에 대해 일정한 제한을 두고 있다.

「어선법」에서는 어선의 규모와 거래 등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수산자원관리법」, 「연근해 어업의 구조개선 및 지원에 관한 법률」등에서 어업자원 관리를 위한 다양한 사항을 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우리나라 연근해어업 허가제도는 정부의 직접적인 규제와 허가어선의 거래 등을 허용하는 사적 거래를 인정하는 전통적인 공유재 관리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제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도를 둘러싼 환경과 여건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어업 허가제도의 목적인 지속 가능한 어업의 실현을 위해서는 어업의 여건과 상황을 적절하게 반영해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어업분쟁 막아야

우리나라의 허가어업 제도는 <표 1>에서 정리된 바와 같이 1908년에 어업법 제정으로 기반이 마련되어 그동안 수산업 환경과 여건변화에 대응해 수차례 개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의 어업은 자원의 감소라는 여건 변화에도 불구하고 어업 허가제도 측면에서는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미흡해 조업 경쟁과 분쟁이 심화되고 불법어업이 이어져 자원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어업경영의 불안정은 더욱 심화되고 있고 어업 생산성은 정체 내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는 다시 조업경쟁과 분쟁을 심화시키고 불법어업을 지속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다. 이외에도 어업 노동력의 감소, 어선의 노후화, 어로기술의 발전과 통상 환경 변화 등 어업여건이 변화에 대응한 어업허가 제도의 개편이 시급한 실정이다.

 

어선 크기 따른 연근해 구분 실효성 의문

우리나라 연근해 어업의 주요 문제점을 어업 허가제도 측면에서 그 원인을 검토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우리나라 연근해 어업 허가는 41업종(구획 12, 연안 8, 근해 21)으로 정하고 있다. 연근해 어업의 구분은 어선 규모로만 구분하고 조업 구역을 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동일 수역 내에서의 연근해 어업의 경쟁 조업과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동일 어구어법과 동일 수역에서 조업을 하는데 어선 크기에 따라 연안어업과 근해어업으로 구분하는 현행 제도는 어로 기술의 발달로 이러한 구분의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난 20여 년 동안 연안어업은 연안에서 먼 바다로 조업 구역이 확대되고 근해어업은 어업협정 등으로 어장이 축소됨에 따라 연안으로 근접해 조업함으로써 업종간의 조업 경쟁과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또한 연안에서의 근해어업의 조업으로 어족자원의 서식지와 산란장이 훼손되고 있다.

또한 공간적으로 연안어업과 근해어업의 구분이 결여됨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적절한 어업허가의 관리도 어려운 실정이다.

둘째, 허가의 제한과 조건과 관련해서 여러 복잡한 허가조건들은 어업인들이 현실적으로 법령의 준수를 어렵게 함으로써 많은 불법어업을 양산하고 있다. 조업구역, 어구, 어선, 어획물 등 허가에 대한 여러 복잡한 조건들이 어업인의 자율성을 지나치게 규제함으로써 오히려 불법어업이 증가하고 있다.

허가정수제도는 조업구역별 자원상태보다 연근해 전체를 대상으로 정하고 있어 조업구역별로 어업경영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자원량 대비 설정된 허가정수는 구획어업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는 업종들이 초과 허가되었고 허가가 갱신되면서 재허가하고 있다. 이는 어업 허가정수 제도의 목적을 실효성 있게 운영되지 못하고 있음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한편 어업인과 관계 전문가의 의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업허가 제도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연근해어업의 구분에 ‘어선의 크기’와 ‘조업 구역’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비슷한 정도를 보였다. 그리고 현재 41개 업종 구분에 대해서는 ‘많다’는 의견이 우세하였다. 이와 관련해 연근해 어업 허가 업종의 수 조정 방향에 대한 의견으로 어업인과 전문가 모두 유사업종(어구어법) 통폐합해 업종 수를 줄이고 업종 내에서는 어선의 크기나 어법에 어느 정도의 자율성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연근해 어업 허가조건 중 가장 불합리한 조건에 대한 응답으로 어업인은 ‘조업구역에 대한 제한’과 ‘어구 및 어로시설 사용에 대한 제한’을 꼽았고 전문가들은 ‘어선크기의 제한’과 ‘조업구역에 대한 제한’으로 응답했다.

 

연근해 구분에 공간 개념 포함돼야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우리나라 연근해 어업 허가제도의 개선과 관련해 시급히 추진돼야 할 과제로 연안어업과 근해어업의 조업 구역 구분, 어선 선복량과 어구어법의 정비와 어업관리를 담당하는 조직의 권한과 위임에 대한 개선 등을 들 수 있다. 어업질서의 회복과 자원감소 개선을 우선적인 정책 목표로 어업 허가제도의 체계를 검토해 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연안어업과 근해어업의 조업구역을 구분해야 한다. 조업구역의 구분은 어족자원의 분포와 상태, 어구어법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과학적 기반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다양한 어족자원과 어구어법이 존재하는 우리나라 연근해어업 현실을 감안할 때 과학적 조사와 분석을 기반으로 조업구역의 구분은 실현가능성이 매우 낮다. 이에 현재의 업종간의 조업구역을 분석하여 이를 기반으로 조업구역 구분 방향을 제시했다. 비록 최적의 정책 방향은 아니지만 연근해어업인들이 조업구역 구분에 대해 부분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정책의 실현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연근해 어업의 조업수역 구분은 연안어업의 보호와 근해어업 경쟁력 제고를 통해 지속가능한 어업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는 어업인들의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연안의 어족자원 서식지와 산란장을 보호하고 TAC의 실효성을 향상시켜 자원관리 효과를 제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불법어업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불법어구어법의 문제와 관련해 부설어구문제, 허가명칭의 오류 및 불법 판단 기준의 모호함 등의 어구어법의 문제점을 알아보고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그리고 현재의 업종의 구분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현재의 어법 구분을 끌이어업, 선망어업, 낚시어업 등으로 단순화할 것을 제안했고 부설어구는 어구량의 제한보다는 조업시기에 바다 속에 부설된 어구를 모두 철거하는 제도의 운영 방안의 변경 등을 제시했다.

셋째, 어선의 노후화와 어선원 등 어업노동력 감소로 인한 인력문제와 관련해 어업 허가의 제한 규정인 어선 톤수 제한(선복량 제한) 제도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냈다. 특히 어업의 안전과 어업인의 복지향상을 반영한 어선의 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어선 톤수 제한의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어선 톤수 제한의 개선이 어족 자원의 남획에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동 제도를 개선하는데 가장 큰 제약이 됨에 따라 어선과 어획량과의 관계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요구된다. 현재로서는 이러한 분석이 부족하므로 선복량 제한 제도를 유지하면서 어선의 안전과 복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어선의 톤수 측정 방법과 기준을 변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법 규정 일원화해야

결론적으로 어업인을 비롯한 어업 관계 전문가들은 어업인구의 감소, 어업자원 감소 및 통상환경 변화 등 어업여건 변화에 대응해 연근해 어업 허가제도 개편이 시급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실적으로 제도의 개편이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다양한 업종과 어구어법을 특성으로 하는 우리나라 연근해 어업의 구조상 허가 제도를 통해 어업의 문제점을 완전히 개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어업을 실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어업허가 제도의 개편이 당위성과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어업허가제도 개선의 바람직한 방향은 어업을 구성하는 어업자원, 노동(어업인)과 어선(자본)에 대한 각각의 제도 개선이 종합적이고 거시적인 틀에서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구체적으로 연근해 어업 허가제도 개편에는 어업인 단체를 협의 기관으로 참여하는 등 제도 개선을 위한 관계자들의 협업 체계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연근해어업 조업구역 구분이나 어구어법의 조정 등은 어업인들의 생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제도 개편에 대한 어업인의 반발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므로 제도 개선 과정에 어업인의 참여가 필요하다.

연근해어업 허가제도 개편 추진 체계에 대한 예시안을 제시하면 <그림 2>와 같다. 어업 허가제도를 담당하고 있는 해양수산부 어업자원국을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 어업담당관, 국립수산과학원, 수산자원관리공단과 더불어 연근해 어업인 단체와 관계전문가 등으로 자문위원회와 같은 협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각 과제별로 담당 부서를 중심으로 관련 조직과 협의를 통해 개편안을 마련하고 이를 자문위원회에서 검토한 후 정책으로 시행한다. 정책과제의 내용 등을 감안해 과제의 우선순위를 정하여 단계별로 추진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어구어법 정비와 관련된 허가명칭의 오류 정정 등은 단기 과제로 추진하고 연근해 어업 조업구역 구분이나 선복량 제한개선, 업종의 조정, 허가관리 체계 정비 등은 중장기 과제로 추진이 필요하다.

법령의 정비와 관련해서 우선 수산업법(하위법령 및 법규 포함), 어선법 등의 개정과 수산자원관리법과의 유사 규정을 검토해 가능하면 법 규정의 일원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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