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플랫폼 전쟁과 한국 해운 물류기업
디지털 플랫폼 전쟁과 한국 해운 물류기업
  • 남영수 밸류링크유 대표
  • 승인 2019.05.0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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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최근 플랫폼 서비스가 한국 해운 물류산업의 핫이슈가 되고 있지만 진정한 플랫폼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다.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없이 트렌드에 맞춰 플랫폼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것은 결국 실질적인 영업 개선없이 외형상 보기 좋은 온라인 툴만 구축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고 투자 실패는 물론 미래 성장 전략의 추진에도 차질을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 경영 트렌드로 부상

이에 먼저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하여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기차역, 토대, 기반, 환경 등과 같은 플랫폼이란 어원에서 알 수 있듯이 플랫폼 비즈니스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기반으로 로열티 높은 고객층과 상호 네트워크를 확장하면서 해당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제공하게 된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는 여러 가지 형태가 존재하나 크게 솔루션이나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과 매치 메이커스 방식으로 디지털 트레이딩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구분한다. 한국 해운 물류 기업이 추진하는 방식은 주로 매치 메이커스 방식 모델이다.

서비스 모델이 상이하더라도 플랫폼 비즈니스들의 공통된 성공 요인은 △공유가치, △공유경제, △한계비용 제로화이며 이를 통하여 고객 및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그 기반위에 새로운 사업 모델을 추가하면서 기업이 성장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국내 현황 분석

이런 플랫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국내 해운 물류 기업들이 추진 중인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를 살펴보자.

첫 번째는 타겟하고 있는 고객이다. 현재 플랫폼 비즈니스를 추진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대부분 대형 물류기업이나 해운기업으로써 서비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 반면 이 기업들은 제공하고자 하는 플랫폼 생태계내 참여자로의 위치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참여자와 경쟁관계에 있다. 이에 따라 플랫폼 운영 초기에는 기존 고객들을 온라인으로 전환시켜 성공적으로 사업이 되고 있는 것으로 오판할 수 있으나 다른 고객들의 참여가 제한되면서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해운 물류 플랫폼 모델인 머스크의 Twill이나 삼성 SDS의 Cello 등이 있지만 다른 기업들에게 선택받지 못하고 각 기업들이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것이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공에서 중립성이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는 근본적인 이유이다. 결국 플랫폼 운영자는 생태계내에서 중립적인 위치를 확보하여야 개발자, 판매자, 구매자 등과 같은 고객들이 플랫폼에 고객으로 참여하면서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플랫폼을 통하여 참여자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대부분 해운 물류 플랫폼은 더 낮은 가격으로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거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가치로 정의하고 플랫폼을 기획하였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전형적인 전자상거래식 모델이다. 이 모델의 한계점은 파이프라인식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점과 판매자간의 단가 경쟁을 유발하여 판매자의 수익율을 하락시키는 거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가격 주도권이 플랫폼 운영자에게 이전된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플랫폼을 통하여 상생과 생존과 추구하는 전략에 반하게 되고 승자독식 모델로 이어지게 된다.

세 번째는 플랫폼 자체가 거래의 연결 외에 무슨 가치를 창출하여 고객에게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이슈다. 고객에게 단순히 온라인 거래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 물류 업무상 필요한 다양한 니즈 즉, 고객서비스, 카고 트랙킹, 컨설팅, 지식정보 데이터 제공 등을 통하여 서비스를 차별화해야 하나,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거나 유료로 운영하는 사업 모델로 추진되고 있다. 플랫폼이 공유와 한계비용 제로화로 고객들에게 공동의 이익을 제공할 때 플랫폼 운영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보장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진정한 플랫폼 구축 위한 방향

마지막으로 한국 해운 물류 기업들은 어떤 플랫폼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 할까.

Freightos, Twill, iContainer, GCSFG, NYShex, CargoX, TradeLens, GSBN, DCSA 등 글로벌로 해운이나 물류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기업이 벌써 수십개에 이르고 현재 트레이딩만이 아니라 블록체인과 마스터데이터 구축에까지 서비스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 아직 해운 물류 업계에서는 공유 기반의 플랫폼 서비스는 등장하지 않았고 승자독식과 데이터 독점화의 위험성이있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이 상황은 발주자인 국내 기업들에게는 충분히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해운산업의 재건과 성장하는 과정 중에 선박 규모를 키워 글로벌과 경쟁하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이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유통산업 내에서 온라인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과 같이, 미래 국제 물류서비스내 온라인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고 디지털 전환이 이것에 대한 기반 기술을 제공해 줄 것이다.

내 선복, 고객, 거래, 화물, 정보라는 기업간의 벽을 넘어 글로벌 경쟁 업체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진정한 무료와 공유 기반의 플랫폼 모델을 만들어 국내 기업을 연합시키고 경쟁해 나간다면 유의미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서비스 주체는 전술한 바와 같이 물류 생태계내에 속한 어느 한 기업이 아니라, 공공성을 지닌 정부나 공공 협의체 아니면 비록 사기업이지만 중립성을 갖고 산업계 내 공유와 상생을 추구하는 기업에 전담시키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한국으로써는 경쟁기업들이 방향을 전환하여 위협을 가할 때 까지 남아있는 시간이 많치 않다. 진정한 한국형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여 다시 한번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해운 산업이 큰 역할을 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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