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수산자원은 우리의 미래다
바다의 수산자원은 우리의 미래다
  • 손재학 국립수산과학원장
  • 승인 2013.03.21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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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재학 국립수산과학원장
이상기후가 먹거리 명산지의 공식을 깼다. 지난겨울 서해안의 명물 말린 굴비가 온난화로 고온 다습해진 서해안 대신 일교차가 크고 강풍이 부는 동해안 황태덕장에서 처음으로 생산됐다. 이것은 지난 100년간 지구의 평균기온이 0.8℃, 수온은 0.5℃ 상승과 함께 한반도 주변 환경도 변화되어 우리 먹거리의 산지가 바뀌고 있음을 증명한다.

2007년 정부 간 기후변화협의체(IPCC)가 발간한 제 4차 평가보고서(AR4)에서는 금세기 안에 지구 표면온도가 1.8∼4.0℃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장기적인 온도 변화뿐만이 아니다. 한파, 폭우, 가뭄, 폭염 등 이상 기상현상이 빈번해지고, 해수면 상승과 해양산성화 등과 같은 현상들이 연안국가를 지속적으로 위협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지구생태계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결국 기후변화에 따른 빈번한 이상 기상발생은 식량생산에 심각한 영향을 끼쳐 이를 대처하지 못하는 나라에 대해 식량자원의 무기화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수년간 북아프리카와 서부아시아에서 발생한 많은 분쟁이 이와 연관돼 있다.

우리나라 바다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 주변 해역은 심각한 변화를 겪고 있다. 한파와 폭염의 반복에 의해 2012년 동계에는 평년대비 5℃ 내외 낮은 수온, 하계에는 평년대비 5℃ 내외 높은 수온을 보이는 등 1년 사이에도 극심한 저수온과 고수온이 반복되었다. 더욱이 매년 여름에 대량 출몰해 수산업에 피해를 유발하던 대형의 유독 해파리는 지난여름 어린 아이의 생명을 앗아가는 등 해수욕객들을 공포를 몰아넣었다. 뿐만 아니라 저수온, 고수온에 의한 양식생물의 대량폐사, 태풍의 대형화에 따른 양식시설물의 파괴, 기상악화로 인한 조업 일수의 급감, 적조 등 유해생물 증가에 따른 피해 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장기 해양모델의 분석 결과, 향후 2100년에 우리나라 주변해역의 표층수온은 4℃ 이상 증가할 것이며, 사과, 한라봉 등의 과채류 산지가 북진하듯이 주요 어종의 산란장 및 어획어장이 북상하고, 양식 적지의 북상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열대성 新 수산질병과 유독 플랑크톤의 대량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바다 환경이 변함에 따라 그 속에 생활하고 있는 생물의 출현 양상이 변하는 등 생태계가 변하고 있다. 더한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 인구의 증가로 인해 식량의 부족을 들 수 있다. 포화상태에 도달한 육지 식량의 생산과 가뭄, 한파 등으로 인한 곡물의 작황이 나빠짐에 따라 대체 식량을 확보해야 한다. 그 해답은 양식업이다. 피터 드러커, 앨빈 토플러, 월리엄 하랄 교수 등 미래학자들은 양식이 미래의 주력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계속 증가하는 수산물 수요로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한 해수순환여과양식(RAS), 다영양입체양식(IMTA), 미생물총양식(BFT) 새로운 양식기술이 개발돼 새로운 소득원이 될 것이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한 수산업적 대응 방안은 역기능에 대한 대책 마련과 순기능을 잘 살려 어업인의 소득 창출 및 전 국민에 대한 식량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마련하는데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수산업에서의 기후변화는 위기이면서, 기회로 찾아올 것이다. 가뜩이나 유류비 상승, 수산물의 어가 하락, 해적생물의 대량 출현에 따른 위해요소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산업에 기후변화는 틀림없이 새로운 위기요소이다. 하지만, 새로운 품종개발, 생태계 기반의 친환경 어업, 저비용 고효율 어업기술개발 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얻어지는 개발 성과는 틀림없이 수산업의 새로운 기회  요소로 찾아올 것이다.

세계 어류센터(WFC)에서는 “어업과 양식업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해법을 제공할 수 있다.”라는 보고서를 통하여 심각한 기후변화와 불확실성은 수산자원의 관리와 지속적인 양식 활동을 더욱 힘들게 하는 반면, 수산자원은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설명하며, 수산자원 관리는 적응 능력의 극대화를 찾는 방법으로 옮겨가야 할 것으로 제안하고 있다.

따라서,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지속가능한 수산자원의 이용을 위해 주요 수산생물과 다양한 먹이생물의 생산량 변동을 고려한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자원관리 시스템 도입이 절실하며, 점점 속도가 빨라지는 생태계의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 새로운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우리바다 수산자원의 지속적인 이용과 안전한 수산물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 등 새로운 기반 구축을 위해 1800년대에 실용학자 정약전 선생이 수산에 과학을 접목한 것처럼, 오늘날 첨단과학기술을 수산에 접목하는 미래 선도형 “新자산어보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식량주권 확보와 해양 영토 주권을 수호하여 우리 후손에게 행복한 미래가 만들어질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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