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수산행정의 새로운 틀
미래 수산행정의 새로운 틀
  • 옥영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
  • 승인 2013.03.1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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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업의 새로운 도약 위해선 양식업과 첨단기술을 수산행정의 중심에

양식업은 양식국으로 행정 위상 높여야

해양수산인의 염원 ‘해양수산부’ 부활

해양수산부가 부활되었다. 오랫동안 바라던 바가 이루어졌다. 2008년 2월 해양수산부가 폐지된 지 5년 만에 수산, 해운, 항만의 종합행정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은 결실은 해양수산부가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 등으로 기능이 분산된 후에도 해양수산인들이 한결같이 해양수산부의 부활을 염원하였기에 가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의 부활을 두고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조직 구성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견해가 표출되고 있다. 어느 하나 일리가 없는 것이 없겠지만 수산 행정에 있어서는 현재의 상황변화와 미래의 수산업 구조를 동시에 고려하여 조직 구성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한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항상 현재를 발판으로 미래를 지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수산업의 현재 상황을 살펴보고 아울러 미래의 변화될 모습을 고려하여 그에 따른 수산행정의 새로운 틀을 모색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세계 수산업 환경 크게 변화

우리나라 수산업은 지난 50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1960년대 초만 해도 총 어획량이 50만 톤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300만 톤으로 늘어났다<그림 1>. 1980년대 중반 350여 만 톤에 이르기도 했으나 이후 다소 줄어들다가 2000년대 중반 이후 다시 300만 톤 이상을 회복하여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생산량 급증은 모든 어업부문의 생산 증가에 기인하는 것이지만 시기에 따라 기여하는 바가 달랐다. 즉 1980년대 말까지는 연근해어업과 원양어업의 급격한 생산량 증가가 전체 생산량 증대를 견인하였으나 이후 연근해어업과 원양어업은 쇠퇴의 길을 걷게 된 반면 양식어업이 크게 성행하게 되었다. 이 결과 오늘날 양식어업은 전체 수산업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중요한 부문이 되었다

다음으로 세계 수산업의 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의 바다는 무주공산 격이었다. 그래서 많은 어업선진국들은 원양어업 진출에 큰 힘을 쏟았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이 세계 수산업의 신규범이 된 이후 연안각국은 자원내셔날리즘에 입각하여 외국 어선의 조업을 크게 제한하였다. 이는 원양어업을 수산부국의 기치로 삼았던 우리나라로서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와 아울러 UR에 이어 WTO의 등장은 세계를 거대한 글로벌 시장화시켰다. WTO 체제의 도래는 특히 농수산물 시장의 판도를 크게 바꾸었다. 농산물에 있어서는 소위 말하는 케인지언 그룹에 의해 세계 각국으로 농산물 수출이 확산되어 갔다. 이런 현상은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2000년대 이후 수산업에 있어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선어업이야 생산력이란 것이 자원량 의존적이기 때문에 생산증대에 한계를 보이게 되지만 양식업은 집중적 양식으로 생산력을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

그 결과 몇몇 국가에 의한 대규모 양식개발의 성공은 세계 수산업계의 판도를 바꾸게 하고 있다. 그러한 단적인 예가 노르웨이에서의 연어와 대구 양식업, 칠레의 연어와 송어 양식업, 베트남의 메기 양식업, 태국의 틸라피아 양식업을 들 수 있다. 이들 국가의 양식업은 단일 어종에서 수백만 톤을 생산하여 선진각국에 집중적으로 수출하고 있다. 불과 십 수 년 만에 거대한 메이저 생산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된 것은 양식환경이나 기술개발에 힘입은 바 크지만 무엇보다도 자유무역의 진전, 각종 수송수단의 발달에 의한 단일 지구촌의 달성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글로벌시대가 우리 앞에 널리 펼쳐져 있는 것이다.

수산업, 고차산업으로 진화시켜야

이러한 글로벌화의 진전으로 우리나라 양식업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양식업이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게 된 이면에는 이와 같은 글로벌화의 진전에 따른 수출증가에도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2012년의 경우 김 수출액은 2억 3,000만 달러를 달성하여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 중 최고의 품목으로 등극하였다. 이것을 양으로 환산하면 약 3,600만 속으로서 전체 생산량의 30% 가량이 된다. 또 전복, 넙치, 뱀장어 등의 수출액도 1억 달러를 넘볼 정도가 되었다.


세계 시장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수산업에 있어서도 19세기식 방식인 1차 산업으로만 인식해서는 안 된다. 생산 자체야 1차 산업이지만, 미래의 수산업에는 유전육종, 최첨단 양식시설, 사료, 어병 개발 등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져야 하며, 생산물을 신속하게 냉장, 또는 가공 처리하여 수송해야 하는 첨단 방법이 동원되어야 한다. 수산물이 웰빙 식품임은 세계 어디서나 잘 알려져 있다. 산업이 발전하고 진전될수록 수산물의 소비는 더욱 늘어날 것이며, 그 선도병은 양식 수산물이 되어야 한다.

최근의 글로벌 경영에서 2위는 없다고 한다. 오직 승자 독식의 산업구조만이 유일한 트렌드가 되고 있다. 그러한 예는 전자산업, 특히 휴대폰 시장에서 잘 보게 된다. 이런 문제는 향후 점차 전 산업으로 확산되어 갈 것이다.

수산행정 양식업과 첨단기술에 중점

앞으로 수산행정도 이런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수산업은 수천년 전부터 교역을 전제로 발전한 산업이다. 농업은 자급자족을 목표로 하였지만 수산업은 교환이라는 상업적 목표 하에 발전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의 수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수산업의 틀을 바꾸어야 한다. 전통적인 연근해어업은 허용하는 자원량의 범위 내에서 유지시키되, 양식업은 전략산업으로서 육성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양식업을 통한 수산입국, 수산보국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우리나라 주변해역은 예로부터 세계 4대 어장에 속할 정도로 풍부한 어족자원이 서식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 연안은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리아스식 해안이 발당되어 있고, 갯벌도 풍부하다. 이는 그만큼 다양한 유전인자를 보유한 어족자원이 많다는 이야기이다. 또 우수한 양식기술 인력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또 수산물 선호도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높다. 이는 상당부분 내수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화 된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국민 브랜드의 수산물 개발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도이모이를 통한 개방화 역사가 30여년 밖에 안 되는 베트남에서 수백 만 톤의 메기를 양식하여 미국, 유럽으로 수출하는 사례에서 보듯이 우리도 다양한 양식업을 개발할 수 있다. 김만 해도 5억 달러, 10억 달러 수출 달성이 결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점에서 향후 수산행정은 양식업과 첨단기술 중심에 맞추어져야 한다. 국가의 미래를 한 단계 레벨업하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설되듯이 수산업에 있어서도 양식업은 양식국으로 행정의 위상을 높여야 하고, 거기에는 기술중심의 양식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는 행정적 지원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미래를 위한 수산행정 준비에 만전

우리는 1948년 정부 수립 후 수산행정에 관한한 두 번의 큰 변화를 겪었다. 1966년 수산청 창설과 1996년 구해양수산부의 창설이 바로 그것이다. 두 번의 변화를 되돌아보면 위상 변화와 양적 변화는 있었지만 구조적 변화는 별로 없었다. 즉 1948년 정부 수립 당시 상공부 산하 수산국의 어정과, 어로과, 증식과, 제조과의 기본 골격이 그대로 유지되어 왔었던 것이다. 다만 수산청 시절에는 이들 행정기능 외에 시설국이 신설되었고, 구해양수산부 시절에는 수산물 유통국이 신설되어 바뀐 시대상황을 대변하였다.

이제 시대가 크게 바뀌었다. 국내 산업구조도 바뀌었고 세계 무역구조도 크게 바뀌었다. 첨단 정보화시대가 도래된 지 오래되었고, 글로벌화의 진전은 눈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수산업이 다시 한 번 수산보국의 선도병이 되기 위해서는 미래를 위한 수산행정의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양식행정 중심, 기술 수산 중심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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