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마리나 산업을 제대로 키우려면
크루즈・마리나 산업을 제대로 키우려면
  • 김천중 용인대 경영대학원장(크루즈&요트마리나연구소장))
  • 승인 2019.04.08 0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다를 공정 분배하라!

위의 슬로건은 필자의 평생소원이다.

앞으로 한국사회가 진정한 복지국가를 지향한다면 마지막 남은 국민복지는 경제력과 관계없이 공정하게 누구나 바다의 공간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바다는 어부의 것도 아니요, 부자의 것도 아니고, 국민 모두의 것이며 단지 일시적 이용만 한 후에는 제자리에 그대로 돌려주어야 한다. 바로 이러한 방법이 진정한 바다를 이용하는 정책의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단지 정부나 지자체는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접안시설이나 피항시설등을 제공하거나 관리만 하되 사기업적 성격의 사업과 공기업적 성격의 사업의 균형을 맞추도록 정책의 초점을 잘 맞추어야 한다.

한국의 해양관련 정책의 면모를 보면 예산이나 법률적 뒷받침이 없이 시시콜콜 지나치게 정부가 간섭이나 규제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해양관광지구 같은 것이 지정되면, 그 지역에서는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외국인 투자나 시설의 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통제할 필요는 없고, 국제적 관례에 따른다는 대 명제를 걸고 활성화에 비중을 두는 정책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바다를 중시하지 않고는 다음 세대를 위한 기회를 만들 수가 없다.

중국도 이러한 해양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해양굴기(海洋崛起)’정책을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다는 것을 깊이 분석해야 한다. 그 결과 중국은 우리의 서해인 황해지역에서 2개의 항공모함 전단을 출범시켰고, 그들의 동해안에 대형 크루즈 전용항과 110개소 이상의 마리나를 개발하여 강력한 해군력과, 크루즈, 요트, 어선에 의한 평화적 제해권에 이르기까지 황해를 중국 관할로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주변국가의 변화속에서 한국은 제해권 확보를 위한 노력이나 하고 있는지, 바다에 대한 장기 비전이 있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해양레저관광의 이슈들

특히 이러한 정책적 뒷받침이 꼭 필요한 것이 다목적 요트 항을 의미하는 마리나와 크루즈관광의 플랫폼인 크루즈전용항이 될 것이다.

한국은 새로운 시장이나 새로운 사업이 외국으로부터 도입되는 경우 대다수가 핵심적인 사항들은 도외시하고, 이름이나 겉모습만 도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과를 나중에 보게 되는 최초 제안자는 내가 왜 저런 것을 보려고 고생했나 하는 한탄의 넋두리를 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지나친 규제의 틀에서 새로운 것을 무리하게 적용하거나, 진솔한 전문가는 배제해 놓고, 내가 속해 있는 개인이나 조직의 이익에 몰두하다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부산시 동삼도 크루즈전용항은 전문가들을 배제하고 제한된 비전문가가 커튼 속에서 설계하다 보니, 바로 앞도 못보고 건설하여 부산항 전체를 대표하는 크루즈항으로서 전혀 역할을 못하고 있다.

여수의 엑스포항은 어려운 여건에서 늦게라도 크루즈선 접안시설로 펜다를 보강하여 간신히 크루즈선들을 유치하고 있으나 경쟁력 있는 터미널 기능을 갖추지 못하고, 유능한 크루즈전문가들을 배제하다 보니 높은 단계의 활성화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순신 마리나는 이름과 반대로 비전문가들의 끼리끼리식 동네사람 봐주기로 여수의 요트산업의 미리를 암울하게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여년동안 마리나 관련정책을 실시하고 있으나 거점마리나는 적절한 양질의 투자자들에게 매력을 주지 못하여 정체상태에 빠져있고, 58개소의 마리나지구 중에서 34개소(해양수산부, 2018)가 운영 중이지만 경제성은 미궁에 빠져있는 실정이다.

크루즈와 마리나산업은 해양레저관광의 대표선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대표선수들을 국제적 수준으로 성장시킨 후에 각종 해양스포츠 산업이 자연적으로 연계 발전할 수 있게 하여야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정책담당자들은 섬 관광, 해양치유, 수중레저, 낚시등 기타 해양관련분야도 동시다발적으로 정책적 관심을 분산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향후 전망

관광산업 측면에서 한국은 세계 최고의 성공 조건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한반도의 입지적 장점은 세계 유일의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2시간 정도의 비행거리에 중국 13억명, 일본 2억명 등 15억7,000만명의 인구가 밀집해 있는 지역의 중심에 있는 한반도는 세계최고의 세계적인 관광사업이 발전할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해양자원은 삼면의 바다와 3,300여개소의 아름다운 섬들과 1,200여개소의 각종 항구와 아름다운 해수욕장, 다양한 해산물 등을 즐길 수 있는 측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이러한 자원을 가치 있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고, 보석을 감별하지 못하는 시각으로 인하여 우리는 격조 있는 해양상품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비싸고 고급화되어 있는 음식 재료인 조개류나 굴 등은 다양한 조리방법을 개발하지 못하여 값싸고, 천박한 요리로 인식되고 있다.

세계적인 조선국가인 한국은 아직도 제대로 된 크루즈관광선을 건조하여 운항시키지 못하는 관계로 부가가치가 높은 크루즈관광선은 수주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가 한국에 있었다는 것과 이 아름다운 바다에 이렇게 멋없는 어선만 보인다는 것에 외국인들은 놀라곤 한다.

따라서 몇 가지 당면과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해양관련 법규를 재 정비하고 정리해야한다. 아마 가장 어려운 작업일 것이다. 마리나, 크루즈 관련법규와 유선 및 도선 관련법규, 선박법등 해양 관련법규를 통합조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다음에는 위에 언급한 해양의 중요성과 발전철학을 공고히 한 후에 기획재정부에 강력한 예산요청을 위한 전담요원을 조직화해서 항구적인 재원마련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여야 한다.

그리고 해양에 대하여 겸허하고 진솔한 관계자들이 관련 정책을 다루어 주기를 다시 한번 하늘에 기원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