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선박 잔존유 제거 사업’ 시동, 국내 기술력 성장의 마중물 되길
‘침몰선박 잔존유 제거 사업’ 시동, 국내 기술력 성장의 마중물 되길
  • 최정훈 기자
  • 승인 2019.03.0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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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베일에 가려졌던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원인이 담긴 항해기록저장장치(VDR)가 지난달 17일 회수됐다. 이후 사람 뼈로 추정되는 유해와 작업복 등이 차례로 발견되면서 진상조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자연재해인지 선박노후화인지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단 3일 만에 회수작업을 완료한 선진 기술력에 모두가 경탄했다.

일각에서는 운이 좋았다고 하고 어떤 이는 심해가 오히려 수중무인잠수정(ROV) 에코빔(Eco beam) 범위가 넓어 수색하기에 다소 용이했을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기도 했다. 어쨌든 미국 ‘오션 인피니티(Ocean Infinity)’는 업계 최고라는 타이틀을 확고히 다졌다.

스텔라데이지호 수색작업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해수부와 관계 산하기관들은 국내 연구소 및 민간기업들이 심해에서 회수작업을 진행한 전례가 없고 기술력의 한계로 인해수색을 망설였다고 털어놨다.

중국업체인 ‘상하이셀비지(Salvage)’가 성공시킨 ‘세월호’ 인양에서도 작업에 대한 전문성 문제로 국내업체들은 자의적, 타의적으로 입찰경쟁에서 배제된 바 있다. 이처럼 수중작업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하는 국내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하고 실적이 부진하다.

KT그룹 자회사인 KTsubmarine이 수중공사 관련 대규모 실적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해저케이블 포설에 대부분 국한됐다. 수중작업과 같은 사업이 진행되면 국내업체들은 기술력에서 저평가되고 외국업체가 참여해 실적을 올리다보니 실적 격차는 더 커지고 있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관련 정부사업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올해 정부예산 33억7,400만원이 투입돼 침몰선박 중 잠재적 위험성이 가장 높은 거제 부근 ‘제헌호’와 흑산도 부근 ‘제7해성호’ 2척의 잔존유 과학조사작업이 진행될 계획이다.

지난달 26일 해양환경공단 대강당에서 관련 학계, 산업계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침몰선박 잔존기름 제거사업’ 설명회에 국내외 해양기술업체 50여 곳이 참석했다.

우리나라 해역 내 2,199척의 침몰선박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해양수산부는 이중 위험성이 높은 78척에 대해 오는 2023년까지 현장조사를 마치고 결과에 따라 잔존유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침몰선박 잔존기름 제거 사업’은 해양오염사고 예방은 물론, 국내 관련 업체들의 기술력 확보와 노하우 축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가운데 외국업체들도 앞다퉈 입찰에 나서고 있다. 외국기업을 입찰에서 제한하는 근거는 없다. 이번에도 사업비, 기술력, 실적 등 조건만 충족된다면 외국업체가 입찰될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텔라데이지호, 세월호 작업에도 국내업체에게 기회가 돌아가야한다는 주장을 내세웠으나 결국 배제됐다”며, “외국기술에만 의존하다 보면 결국 국내 기술 수준은 제자리에 머물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우리 업계의 성장이 되는 발판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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