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래 걸린 국적선 적취율
한국 미래 걸린 국적선 적취율
  • 김용준 해양수산부 고문변호사(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 자문위원)
  • 승인 2019.03.0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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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준 해양수산부 고문변호사(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 자문위원)
▲ 김용준 해양수산부 고문변호사(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 자문위원)

[현대해양] 2017년부터 상위 글로벌 정기선사들을 중심으로 한 치킨게임(출혈 경쟁)이 재개되면서 유럽계, 중국계, 일본계 글로벌 정기선사들의 독과점 체제가 완성되어 가고 있다.

일종의 ‘케스케이딩 효과(폭포효과)’로서 △ 선박대형화에 따른 선박공급과잉 현상과 시황폭락(운임폭락)이 발생하면서 △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한 중소형 정기선사들이 시장에서 퇴출되고 △ 대형 정기선사들이 주도하는 독과점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 운임 폭등 순서로 이어진다.

국적 정기선사들이 남미 노선에서 철수한 사례로 독과점 완성 시 우리나라에 미칠 파장을 살펴보자. 과거 국적 정기선사들이 남미항로에 경쟁력을 갖고 선박을 투입할 때의 운임은 200달러에 불과했다. 그런데 머스크라인이 원가 이하의 치킨게임을 지속하여 한진해운 등이 남미 노선 서비스를 포기하며 독과점 체제가 이루어졌다. 현재 운임은 2,000달러를 넘는데, 운임변동성이 10배가 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국적선사들(한국 해운업)이 중요한 것은 200달러 운임매출 때문이 아니라, 글로벌 정기선사들이 독과점 체제를 이뤄 2,000달러로 운임을 상승시키는 것에 대한 방패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전체 물동량 중 99.7%를 해상으로 수출입하는 세계 6위의 무역국이기 때문에, 해운업은 대한민국의 영업기반인 것이다. 고사전략으로 한국 해운업이 사라진다면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무역유통 생필품의 물가가 해상운임 상승의 직격탄을 맞아 폭등할 수밖에 없고, 대한민국으로서는 미래 국가경쟁력을 잃으며 메가 캐리어를 보유한 중국, 일본으로부터 경제주권마저 훼손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치킨게임에 대응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강점은 바로 풍부한 물동량이다. 그러나 국내 7대 2자물류 자회사들은 일감몰아주기와 덤핑으로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83%(2015년 기준)를 확보하여 대부분 외국선사에게 몰아주는 상황(세계 최하위의 국적선 적취율)이기 때문에 이러한 강점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고 수조원의 혈세가 들어가는 해운재건 정책이 공전을 거듭 중이다.

위 남미노선 사례에 빗대어 보면, 2자물류 자회사들이 수년간 40달러(200달러의 20%: 국적선사의 운임은 약 20% 높음)의 비용절감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수년 내 이루어질 독과점 시기가 오면 1,800달러의 운임폭등의 고통을, 국민들은 물가폭등의 고통을 맞게 될 우려가 큰 것이다.

기존의 국적선 적취율 제고 방안(선화주 상생정책)은 국내선사의 서비스 경쟁력 향상을 선행적으로 요구하는 시장경제원리에 기반 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담보되기 어려웠다.

필자는 최근 ‘대한민국 해운참사, 내일은 괜찮습니까?’를 출간하였다. 이에 2자물류 자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반영하여 통상마찰을 회피할 수 있는 국적선 적취율 제고방안으로서 2자물류 부담금 및 인센티브제의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였다.

골든아워가 지나가기 전에 해운업계, 더 나아가 전 국민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적선 적취율 제고방안을 논의하며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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