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의 패러다임 전환과 혁신
수협의 패러다임 전환과 혁신
  • 정만화 수협중앙회 상무
  • 승인 2019.03.09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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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만화 수협중앙회 상무
▲ 정만화 수협중앙회 상무

[현대해양] 모든 것의 새로운 출발은 패러다임의 전환에서 찾아야 한다. 패러다임이란 ‘세상을 보는 관점’이요, ‘사고의 틀’이며 ‘나 자신만의 생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토마스 쿤은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과학사의 획기적 발견은 기존의 사고 방식이나 낡은 패러다임을 파괴하는 데서 시작되었다고 했다. 다시말해, 과학의 역사는 연구자들의 객관적 연구에 의한 진리의 축적에 따른 점진적 진보가 아니라 혁명에 의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을 통해서 과학이 발전해 왔다는 것이다.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은 경험에서 생긴다.


과거에 머문 패러다임의 현주소

지금은 인터넷 모바일 시대인데 우리는 주판시대의 사고에 집착하고 있지는 않을까?

주판시대에는 전년 대비 10~20% 성장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인터넷 모바일 시대인 지금은 일하는 방법만 개선해도 10배 성장하는 게 더 쉬운 경우가 많다. 인터넷 모바일 시대는 소비자 곁으로 다가가서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혀 소비자 스스로 제품의 개발에 참여하면서 제품 향상의 주체가 되도록 유능한 인적자원의 확보가 필요한 시대다. 패러다임의 변화가 없으면 모든 기준이 내가 되기 때문이다.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면서 아 참 기둥이 크구나 라고 외칠 때 우리는 웃지 않았던가? 그동안 자신만만하던 우리는 상자 안 사고에 매몰되지는 않았을까? 외부에서 우리 조직을 어리석은 자들의 합창단이라고 부르지는 않았을까?


패러다임을 바꾸려면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우리의 패러다임을 바꾸려면, 첫째, 나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타인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나 자신도 모르게 내면으로부터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감지할 것이다. 둘째는 이왕이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이러면 걸림돌이 디딤돌로 바뀔 것이다. 패러다임의 획기적 전환으로 모든 것이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혁신 사례

혁신은 무수한 실험과 실패를 먹고 산다.

인류 최초의 혁신은 물고기에 소금을 뿌린 것이라고 한다. 누가 먼저 하필이면 소금을 뿌렸을까?

이로써 부패성이 강한 수산물의 공급이 바다에서 멀리떨어진 내륙지까지 자연스럽게 이동되는 공간의 확장으로 인류는 유익한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로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다.

또한 냉기(冷器)의 역사에서도 혁신의 성과를 살펴볼 수 있다.

미국에서 처음에는 습도가 높아 종이에 인쇄된 잉크가 번지는 것을 막기위한 습도 조절용으로 사용되던 것이 점차 영화관에까지 도입되었다는 것이다. 당시 여름에는 무더위로 극장에서는 영화 상영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냉기로 인한 쾌적한 환경이 조성되자 관객 수가 비약적으로 증가되었던 것이다.

그 후 더운 사막지대에도 인구가 정착되고 결국은 민주, 공화 양당의 선거 구도까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에는 셀 수 없을 정도의 실패가 있었을 것이다. 1902년에 설립된 3M은 세계 500대 기업에 속하는 100년 기업이다. 7만종의 제품, 수억 명의 소비자를 가지고도 혁신을 지속적으로 한다. 그 비결은 실패를 허용하는 혁신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실패는 직원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이며 실패를 허용하는 자체가 혁신의 싹을 틔우는 보증수표라고 인정하기 때문이다.

실패의 경험을 조직 내에서 공유하면 다음번 혁신을 위한 기반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패는 결코 리스크가 아니다. 리스크는 ‘뱃심 좋게 도전한다’라는 의미의 이탈리아어 risicare에서 유래되었다고 본다면 운명이 아니라 선택인 셈이다.


혁신이 지속가능한 수협의 조건

수협은 왜 지속가능한 조직이 되어야 하나?

수협이 존속하지 않으면 어민을 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수협을 강하게 만드는 건 사명감과 능력을 가진 직원이다. 보람 있는 일이란 우수한 직원의 재능이 수협을 위해, 어민을 위해 쓰여지는 것이다.

아름다운 존재란 주어진 제 몫의 삶을 제대로 사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수협의 성장이 어민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의 날카로운 울음으로 꿩은 넓은 들판을 다 삼켜 버리지 않던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때는 용기를 가지고 바꿀 수 없는 것을 발견할 때는 침묵하면서 이 용기와 침묵을 구별할 줄 아는 지혜를 가지면 새로운 수협이 될 것이다.

이를 완성하려면 폭넓은 사고와 끊임없는 독서가 요구된다. 영화 “관상”에는 ‘바람을 보아야 하는데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만 본격이니 파도를 만드는 것은 바람인데 말이야’라는 대사가 나온다. 본질을 꿰뚫어 보고 통찰을 요구하는 물음이다.

지속가능한 수협의 조건은 수협의 본질을 인식하는 것은 물론 직원 스스로가 기존의 패러다임을 전환하여 혁신이 넘쳐나는 조직문화의 조성이 급선무이다. 수협의 근간은 어민이지만 그 조직을 지탱하는 기둥은 직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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