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조합장 선거, ‘청렴 수협 확립’의 계기로 삼자
수협조합장 선거, ‘청렴 수협 확립’의 계기로 삼자
  • 박신철 수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
  • 승인 2019.02.0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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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 선거’는 ‘청렴 수협’의 초석

 

박신철   수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
박신철 수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

“부하를 통솔하는 방법은 위엄과 신뢰뿐이다. 위엄은 청렴에서 나오고 신뢰는 성실에서 나온다. 성실하고도 능히 청렴해야만 뭇사람을 복종시킬 수 있다.”

 

올해는 목민심서가 저술된 지 200주년하고 첫해가 되는 해다. 조선 최고의 실학자 다산 정약용이 목민심서에 남긴 이 글귀는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여전히 가슴 속에 새겨야할 대목으로 회자되고 있다.

지난 2016년 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도입되는 등 청렴한 문화 정착을 위해 우리 사회가 끝없이 노력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청렴은 기업, 사회, 국가 전반에 걸쳐 공정하고 투명한 문화를 정착시켜 최상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만드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리더의 으뜸 덕목, ‘청렴’

수협 역시 청렴한 조직 문화 구축을 바탕으로 어민과 수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오는 3월 13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는 이와 같은 ‘청렴 수협’을 구현하기 위한 리더들을 선출하는 계기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과거 조합별로 제각각 이던 비효율적인 선거 실시 시기의 문제점을 개선코자 2015년에 처음 실시한 동시조합장 선거가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한다.

조합은 어업인의 출자금으로 운영되는 협동자조조직으로 그 경영의 성과는 어민의 복리와 후생에 직결됨은 물론 지역사회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그만큼 조합을 대표하는 자리는 매우 중요하고 리더로서 충분한 자질을 갖춘 사람이 선출되어야 한다.

리더는 여러 가지 자질을 갖추어야 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목민심서에서 언급한 것처럼 ‘청렴’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동시조합장선거야 말로 우리수협이 그 동안 선거 때 마다 불거졌던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하고 ‘청렴한 수협상’을 바로 세우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 후보자는 물론 모든 조합 구성원들이 올바른 선거를 치르는데 모두 힘을 쏟음으로써 어업인들을 위한 청렴한 협동조합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야 할 것이다.

 

금품수수 줄었으나 흑색선전 증가해

‘청렴’이란 성품과 행실의 맑고 깨끗함을 이르는 말이다. 흔히 ‘청렴’하면 금품으로 부터의 깨끗함 만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금품수수 근절 못지않게 상대방에 대한 비방이나 비난을 삼가는 것도 지도자가 가져야 할 청렴의 덕목에 해당된다.

지난 2015년 대검찰청은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선거사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1,326개 조합에서 실시된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와 관련하여, 선거사범 공소시효 만료일인 2015년 9월 11일까지 총 1,334명을 입건하여 그중 당선자 157명을 포함, 총 847명을 기소하고 이 중 81명을 구속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수협도 44건의 고발, 수사의뢰, 이첩, 경고 등 위법행위 조치가 이뤄졌다.

선거범죄 유형별로는 금품선거사범이 748명(56.1%)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흑색선전사범 191명(14.3%), 사전선거운동사범 169명(12.7%), 기타 부정선거운동사범 226명(16.9%) 등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눈여겨볼 결과는 2009년부터 2010년 사이에 실시된 개별 조합장선거 결과와 비교해 볼 때, 금품선거사범이 차지하는 비중은 88.1%에서 56.1%로 감소한 반면, 흑색선전사범 비중이 2.6%에서 14.3%로 급증했다는 것이다. 흑색선전사범이 이토록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스마트폰과 SNS 사용 급증에 따라 발생 건수 및 점유율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몇 년간 스마트폰의 보급을 비롯한 온라인 통신 문화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도 흑색선전을 통한 비방과 비난이 난무하리란 조짐이 벌써부터 보이고 있다.

선거는 조합장만 치르는 행사가 아니다. 조합장을 위시한 조합원, 나아가 지역사회 모두가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깨끗하고 공정한 후보가 탄생할 수 있다. 조합장 선거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성숙한 인식이 지역에 뿌리내리지 못한다면 성숙한 조합장선거는 불가능하다.

 

‘청렴 선거’가 ‘청렴 수협’을 만든다

조합장은 조합의 재산을 보호하면서 조합원에게 헌신하고 봉사하는 수협의 대표자이자 조합의 경영 및 조합원의 권익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막중한 자리다. 특히 최근 주변국들과의 FTA체결에 따른 수산물 가격하락 및 어획량의 감소로 어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고 있는 현 실정을 고려한다면 조합장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조합원은 학연·혈연·지연이 아닌 우리 수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자를 조합장 선택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간 조합장 선거 때마다 크고 작은 잡음이 발생했고, 조합장 선출 이후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선거과정에서 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남으로써 불명예 퇴진하거나 부적절한 처신으로 직무정지 등의 제재조치를 받는 사례가 끊이지 않아 수협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흔들린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선거후유증은 부정으로 당선된 조합장 자신의 입지는 물론 조합의 수장으로서의 업무공백을 포함, 조합 경영을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는 주요인이 되어 왔다. 단 한 건의 불·탈법행위도 없이 오로지 후보자의 정견과 정책으로 조합원을 위한 진정한 리더가 선출되는 깨끗한 선거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절실한 이유다.

모쪼록 이번 동시조합장 선거가 깨끗하고 투명하게 치러져 ‘청렴 수협’의 이미지를 구축함은 물론 어업인과 수산업에 봉사하는 협동 자조조직으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지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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