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 백미리영어조합법인, 돈 되는 어촌마을 ‘견인차’
경기 화성 백미리영어조합법인, 돈 되는 어촌마을 ‘견인차’
  • 최정훈 기자
  • 승인 2019.02.11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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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소득 증대 모범사례

 

[현대해양] 어촌마을 주민들이 직접 만든 상품이 전국의 편의점에 입고되자 마자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 경기 화성 백미리어촌공동체가 수산가공식품의 절대강자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영어조합으로 어촌소득 증진

‘영어조합법인’이란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16조에 의거 수산물의 공동 출하 및 가공 따위를 통해 어가 공동체 소득을 증대하기 위해 수산물의 출하 유통, 가공, 수출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협업적 경영조직이다. 지난 2016년 기준 영어조합법인은 전국에 1,400여개소가 있다.

지속적인 어업인구의 감소와 노령화로 인해 노동력 부족과 공동화 현상이 어촌마을에 팽배해지고 있다. 이러한 저생산성 구조 속에서 어업인들의 소득 개선을 위한 현대식 장비 도입, 도시와의 유통구조 개선 등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어업인 개인이 해결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버거운 실정이다.

이러한 영세한 어민들의 개별적인 생산방식으로는 지금과 같은 위기의 어촌 경제가 활성되기가 힘들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어촌 생산자 단체를 육성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어업인 5인 이상이면 법인세 면제, 조합원당 1,200만원 한도로 소득세 감면을 받을 수 있는 영어조합법인이 추진된 것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영어조합법인 등에 대한 소득세 감면은 24억원으로 추산된다.

▲ 지난 2017년 4월 백미리영어조합법인은 식품안전관리 인증기준 적용업소(HACCP)로 인증받았다.
▲ 지난 2017년 4월 백미리영어조합법인은 식품안전관리 인증기준 적용업소(HACCP)로 인증받았다.

 

작지만 뚝심 있는 공동체

영어조합법인이 어촌공동체의 견인차라는 것은 경기도 화성시 백미리마을의 ‘백미리영어조합법인’이 그것을 반증한다.

백미리는 드넓게 펼쳐진 천혜의 갯벌을 바탕으로 한 어촌체험마을로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세가 자자한 곳이다. 지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해양수산부는 대부분 어촌계원이 갯벌을 생계터전으로 삼고 있는 백미리어촌마을을 자율관리어업분야 모범공동체로 선정했다.

이러한 갯벌 자원을 중심으로 김정배 백미리영어조합법인 대표는 지역주민들과 영어조합법인 구축에 나섰다. 서울가락시장과 노량진수산시장 등에 수산물을 유통하던 부모님 일을 돕던 김 대표는 자연스럽게 유통업과 인연을 맺어왔다. 부모님이 하시던 도소매업체를 물려받은 김 대표는 초창기 경기 서부지역 대부도, 송산면, 궁평항 외 백미리지역 생산품 바지락 및 수산물을 납품했다.

김 대표는 “수산물이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걱정이다”며, “현재 활어 판매 방식위주에서 가공, 소포장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판로를 개척해야 했다”며 소신을 밝혔다.

김 대표는 주민들과 함께 해양수산부와 화성시의 지원으로 지난 2014년 7월 ‘자율관리어업육성사업’ 사업자 승인 통보를 받고 2015년 7월부터 공장착공을 시작해 2016년 7월 서신면 백미길 210-6에 ‘백미리자율공동체영어조합법인’을 설립했다.

유투브 자료화면
▲ 유투브 자료화면

 

2017년 2월 조합 설립 반년 만에 경기남부수협에 간장꽃게장, 간장새우장, 간장돌게장 선물용 제품을 납품했다. 이후 4월에 화성시 로컬푸드 매장 전제품에 백미리영어조합법인 상품들이 입점, 화성시 전곡항 뱃놀이 축제기간 제품군에 선정되는 등 사업은 순픙을 달았다. 5월에는 네이버푸드 온라인 쇼핑몰에 당당히 입점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게 됐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밥통형 간편식을 납품하기 시작했으며 후반기 현대백화점에도 간편식을 납품했다.

백미리영어조합법인은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납품을 시작하면서 단순한 정크푸드로 대변되던 편의점이 건강한 수산물도 제공할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시켰다. 이와 관련해 갑론을박이 있겠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투브, SNS상에서 3,900원 치고는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설립 1여년 만에 상품들이 편의점, 백화점 등 곳곳에 납품되는 쾌거를 이룬 백미리영어조합법인은 20명의 지역주민들이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16억 원에 이르렀다.

▲ 짬뽕게장
▲ 짬뽕게장

 

소득증대와 일자리 상승 견인

백미리영어조합법인은 ‘더 싸고, 더 신선한 수산물 제공’이라는 목표를 필두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유통단계를 최대한 줄여 어업인들에게는 소득증대와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이루고 소비자에게는 신선하고 저렴한 수산물을 제공하고 있다.

영어조합법인의 가장 큰 장점은 일자리 창출로 주민들이 혜택을 누린다는 것. 이창미 백미리 어촌체험마을 사무장은 “수산물을 어업인이 생산하면 판로가 문제인데 영어조합법인은 판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며, “또한, 우리 주민들을 고용해서 지역 일자리 문제도 해소된다”고 말했다.

지역주민들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어촌체험관광과 연계한 식품사업도 추진중이다.

김 대표는 “체험객들이 많이 방문해 마을이 널리 알려지면 수산식품의 상품 사업성도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말했다.

한 해 20만명이 다녀가는 백미리어촌체험마을의 갯벌 조성을 위해 어촌계원들이 한 달에 한두 번 체험객들을 위해 수산물을 잡아와 살포한다. 그런데 살포하지 않고 채취해 오는 수산물은 대부분 김 대표가 판매를 맡고 있다.


전국 입맛 사로잡다

백미리영어조합법인은 최근 1인 가구와 여성 경제활동인구 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혼족’들을 겨냥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새우·게장 등의 특산물 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급랭시킨 뒤 신선한 수산물을 한 번에 뜯어서 먹기 좋게 소포장된 꽃게장과 양념 꽃게장, 돌게장 등은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까지 진출했다. 특히, 양념게장의 달콤한 맛, 돌게의 담백한 맛, 새우의 감칠맛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상품도 출시했으며, 이색적인 짬뽕게장, 낚지장, 전복장, 연어장, 꼬막장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 김정배 대표
▲ 김정배 대표

 

위생적인 유통과정

지난 2017년 4월 백미리영어조합법인은 식품안전관리 인증기준 적용업소(HACCP)로 인증받았다.

백미리영어조합법인은 현지에서 바로 수매된 바지락과 냉동된 게와 새우를 침수 해동 또는 자연 해동해 엄격한 세척, 관리, 선별 과정을 거친다. 특히, HACCP냉장, 자동공조시설, HACCP기준 위생시설류 외 규격생산품 포장기 등 설비들도 도입했다.

뿐만아니라 백미리영어조합법인은 로터리 자동 Packing 포장기, 액상 자동충전기, 금속검출기, 자동세척 콘베어, 수산물 세척기, 선별계근작업대, 반자동 용기 포장기, 급랭·냉동(-40도·20도)장치도 자동화시켰다.

김호연 백미리어촌계장은 “차별화 된 수산물 상품 공급지로 자리잡아 어업인 소득을 높이면서 어촌 6차산업화의 모범적인 마을로서 어촌마을에 활력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백미리어촌마을은 경기도 유일 올해 ‘ 어촌뉴딜300’ 사업대상지로 선정돼 또 한 차례 전국을 술렁케할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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