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조선업 1위' 숨은 공신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조선업 1위' 숨은 공신
  • 최정훈 기자
  • 승인 2019.02.0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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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양산업 구심점 마련할 것”
▲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영도 본원 전경
▲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영도 본원 전경

 

[현대해양] 올 초부터 조선업의 기류가 바뀌었다. 조선 3사의 잇따른 수주로 낭보가 울리면서 회복세에 돌아섰다는 청신호가 켜진 것.

지난해까지 중국은 저가 공세로 전 세계 신조시장을 잠식하는 기세를 보였으나 기술력이 달려 선주들의 불신만 조장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오히려 소신을 지키며 LNG선박을 중심으로 기술력을 키워온 우리나라 조선업이 재조명받게 됐다. 이를 가능하게 한 씽크탱크인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KOMERI)을 찾아 국내 조선 기술력의 현안과 방향에 대해 알아봤다.


조선업 1위 국가의 씽크탱크

지난 40년간 성장주의라는 시대적인 분위기를 타고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해 우리나라 조선업은 세계 최정상에 올랐지만 외형에만 초점이 맞춰졌지 소프트웨어 격인 기자재는 성장판이 가로막혔다는 문제의식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지난 1994년 1월 한국해양대학교 내에 석박사들이 중심이 돼 ‘조선해양기자재연구센터’가 설립됐다. 조선해양기자재연구센터는 지난 2001년 12월 정식으로 산업자원부 법인 설립 허가를 취득해 부산시 영도구 동삼동에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KOMERI)로 재출범했다.

 

이후 녹산연구원(2004.6.), 영도연구원(2004.12.), 선박용전자장비시험인증센터(2008.10.), 전남분원(2009.5.), 경남분원(2010.1.), 전북분원(2011.6.), 해양플랜트기자재시험인증센터(2012.3.), 울산분원(2012.12.), 성능고도화시험연구센터(2016.6.), 조선해양기자재장수명기술지원센터(2018.4.) 등 현재 251명 규모의 국내 최대의 조선기술관련 연구소로 성장했다.

KOMERI는 다양한 산업분야의 기술력을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KOLAS(Korea Laboratory Accreditation Scheme, 한국인정기구)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KOMERI는 지난 2003년 KOLAS 인정을 획득한 이래 현재 16개(중분류 571개) 인정규격을 획득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09년 6월 ‘2009 KOLAS 우수 시험 검사 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2011년 8월 조선에 대해 ‘KOLAS 국제공인 시험 기관’으로 격상되는 기염을 토했다.

 

▲ 공길영 KOMERI 원장
▲ 공길영 KOMERI 원장

 

LNG 선박 국산화 진력

미국을 필두로 전세계의 LNG 생산 및 수출입 증가가 뚜렷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45척 이상의 LNG선박 발주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NG선박 발주를 주도하면서 국내조선업 경기도 회복세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LNG선박의 핵심기술인 화물창 설계기술은 여전히 프랑스 GTT사가 80% 이상을 장악하는 등 핵심설계·기자재는 외국이 장악하고 있다. 이현철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본부장은 “컨테이너, 벌크선 등 일반상선은 90%이상 국산화가 완료됐지만 LNG선박은 50% 정도 이뤄냈다”며, “척당 100억원 이상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LNG선박이 조선업의 대반등을 견인할 중대차한 시기에 KOMERI는 이러한 중대차한 시기에 LNG 관련 연구 인프라 및 기술지원에 역량을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 공길영 KOMERI 원장은 “LNG선박 관련 성능평가 인프라가 구축되면 정부지원 R&D 뿐만 아니라, LNG관련 기자재 기업의 R&D를 통하여도 사업화 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KOMERI는 LNG 관련 연구 인프라 및 기술지원에 역량을 더욱 집중할 입장이다. KOMERI는 LNG 관련 시험설비를 구축하여 국내 LNG기자재 업체의 성능시험 진행과 어려움을 해소하고 국산 기자재의 국제적인 품질·신뢰성 인증을 확보함으로써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 LNG볼륨 측정용 시험평가 설비
▲ LNG볼륨 측정용 시험평가 설비

LNG연료추진체계 기술력 확보에 박차

IMO가 선박배출 대기오염원인 황산화물(SOx)을 감축하기 위해 오는 2020년 1월 1일부터 전 세계 선박들의 황산화물 배출량을 현행 3.5%에서 0.5%로 감소시키는 규제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자 저유황유 사용과 황산화물저감장치(Scrubber)구축 사이에서 모든 선사들이 저울질을 하고 있다.

글로벌 선가 감정 기관인 VesselValue의 박홍범 한국지사장은 “전 세계 선사들이 신조에서는 Scrubber를 설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나 선사들이 저유황유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KOMERI는 SOx Scrubber 선박 실증 연구를 진행하고 연료유 품질검증 체계를 구축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 나아가 KOMERI는 궁극적으로 연료체 계를 개선해 LNG연료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 LNG연료추진 조선기자재 지원 기반 구축 △ LNG벙커링 기자재 시험평가 설비 및 시험기술 개발 △ 기술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조선해양기자재 기업 기술지원을 통해 LNG연료추진체계의 기자재 개발 및 국산화가 다수 진행됐다.

특히, 국내 유일의 선박 관련 방폭시험 인증기관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LNG연료추진선박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폭발이다. 공 원장은 “국내 및 전 세계 국제인증 방폭에 대한 신뢰성이 필수인데 우리 연구소는 국내외 방폭시험 인증을 획득했다”고 자부심 섞인 목소리를 냈다.

이와 같이 LNG연료공급시스템 등 기술개발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개발제품의 시험 평가 시설 부재와 시스템을 구성하는 핵심 기자재의 국산화 적용은 쉽지 않은 실정이여서 KOMERI는 국내외 LNG 기술 수요 만족도 조사, 설계엔지니어링의 확보를 통해 해외자금 유출을 막겠다고 방침이다.

▲ 미음본부 전경
▲ 미음본부 전경

 

차세대 선박 개발의 첨병

친환경선박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LNG연료 또한 주성분이 메탄이므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피할 수 없는 화석연료이다.
IMO 회원국들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의지가 고착화되면서 조선업계도 탄소배출 0을 실현시킬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선박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해양분야는 육상과 달리 수소연료전지 적용을 위해서 △수소 저장 및 이송 기술개발 △내구성 확보 △대용량 연료전지 기술개발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르웨이 등 해외 기술 선진국은 수소연료전지에 대한 선행기술 확보와 실증프로젝트 추진 등으로 앞서가고 있는 반면, 국내 시장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공 원장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보급과 함께 수소경제 구축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표명했다.

KOMERI는 지난달 8일 중소형 선박에 적용을 위한 수소연료전지 기술 확보를 위하여 연료전지 전문기과 MOU를 맺었으며, 수소저장, 이송 등의 분야 기술선도를 위해 엔지니어링 기술 확보, 시험평가 환경을 구축하여 수소연료전지 관련 국제표준 및 협약에 대응할 전략이다.

 

앞으로 조선업계는 ‘친환경’, ‘자율운항선박’ 기술을 선점하는 자가 업계를 지배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에 발맞춰 KOMERI의 역할도 친환경·자율운항선박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에 KOMERI는 연료에 있어 친환경선박을 이뤄내는 동시에 무인자동화 선박 분야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KOMERI는 △자율운항 선박을 위한 운항관제 인공지능시스템 원천기술 개발 △국제표준(IEC61162-450) 기반선박안전운항지원 SW플랫폼 및 시스템 개발 등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신해양산업’ 구심점 될 것

공 원장은 “조선업을 기존의 인건비 경쟁과 같은 비용 절감이 주안점이던 패러다임을 전환해 고부가가치 기술력이 중심이 된 ‘신해양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은 KOMERI 및 중소조선연구원 등 국내조선해양관련 주요 연구소가 선도해 고부가가치 선박 기자재의 연구개발 및 성능시험, 시험인증 등 제품 성능 고도화에 특화된 이점을 갖췄으며 전문 인력이 밀집한 최적의 지역으로 신해양산업의 물꼬를 틀 최적의 기반이라는 것이 공 원장의 생각이다.

앞으로도 세계 조선 1위를 지켜내기 위해 전열을 갖춘 KOMERI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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