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어의 참맛, 하동 참숭어
숭어의 참맛, 하동 참숭어
  • 현대해양
  • 승인 2008.12.3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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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민물과 바닷물을 오가는 숭어는 이름이 많기로 유명하다. 
모쟁이, 모치, 무글모치, 동어, 준거리 등 지방별로 100개가 훨씬 넘는다는 말까지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많이 잡힌다는 뜻이다. 경상남도 하동군 섬진강 하구는 숭어가 서식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키워내는 숭어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그 어느 지방의 숭어보다도 인기가 높다. 숭어의 참맛 하동 참숭어를 찾아 떠나본다.
                                                                                         

 

 

 하동 ‘섶김’ 사라지고 겨울 숭어에 관심 집중

 남해대교가 손에 잡힐 듯 바라다 보이고 은빛 바닷물이 출렁이는 섬진강 하류 동쪽바다 하동포구. 이곳은 ‘하동김’으로 한때 유명했던 곳이다. 광양제철이 들어오기 전 하동 앞바다에서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섶김’ 양식장이 펼쳐져 있었고, 그 맛이 일품이어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쳤었다. 하지만 제철소로 인해 김 양식이 중단 되면서 그냥 조용한 어촌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터였다. 그런 하동포구가 매년 겨울이면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겨울의 진미 ‘참숭어’가 이곳 하동포구에서 양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규모 또한 우리나라 양식 숭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자연산에 버금가는 하동 참숭어

 봄 도다리, 가을 전어. 여기에 ‘겨울 참숭어’란 말을 더해도 이에 반대할 사람은 거의 없다.
생선은 계절에 따라 지방함량이 변동되는데 겨울 참숭어는 전어와 비슷한 함량의 지방을 가지고 있다.
또한 EPA와 DHA, 단백질, 지방, 불포화지방산 등 기능성 성분들은 전어보다 많고, 회를 먹을때 느껴지는 씹힘성은 넙치의 1.76배, 우럭의 1.66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이러한 맛과 영양 때문일까 겨울 참숭어를 예찬하는 식도락가들이 늘고 있다.

 “하동 참숭어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참숭어 축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6회째를 맞은 ‘하동참숭어축제’ 등 그동안 하동 참숭어에 대한 홍보노력에 힘입어 소비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또한 숭어하면 ‘하동 참숭어’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하동군수협 이홍희 과장의 자랑이 대단하다.

 하동숭어는 현재 전남과 경남 일대에 전량 출하되고 있으며 타지방에서 축제식으로 양식되고 있는 숭어와는 그 맛과 씹힘성에서 많은 차이를 나타낸다고 한다. 여기서 하동 참숭어가 우수한 이유를 알아보면,

 첫째 노량해협의 빠른 조류에서 길러져 운동량이 많아 자연산과 같이 쫄깃쫄깃 하다.  둘째 자연산 숭어는 뻘에 함유된 영양분과 미세한 플랑크톤, 작은 새우류, 갯지렁이를 주로 섭취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뻘 섭취로 인해 갯흙 냄새가 나는데 하동 참숭어는 바다 위 가두리 양식장에서 100% 배합사료로 키우기 때문에 뻘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셋째 생명력이 강해 수족관에서 타 어종 보다 장기간 산다. 하동참숭어는 강한 조류 때문에 활동량이 많아 생명력이 강하다. 넷째 대부분의 어종은 겨울이 되면 먼 바다로 이동해 연안에서는 자연산 횟감용 고급어종이 거의 잡히지 않는다. 자연산 참숭어 또한 10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 먼 바다로 나가 산란하고 겨울을 보내는데 이를 시험 양식하는 동안 양식기술로 극복해냈다. 또한 수온이 15℃이하로 내려가면 육질이 더욱 단단해져 씹힘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자연이 만들어 준 천혜의 양식조건
 하동군수협의 참숭어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난 뒤 참숭어가 양식되고 있는 가두리 양식장을 찾았다.
1톤급의 작은 어선은 잔잔한 바다 위를 쏜살같이 달려 5분 만에 가두리양식장에 도착했다. 때마침 성어가 된 참숭어를 출하하기 위해 작업 중이던 어업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업인들은 한손에 카메라를 움켜쥔 기자를 반갑게 맞이하며 “사진 잘 찍어 주세요”란 한마디 부탁과 함께 부지런한 손놀림으로 양식장의 그물망을 좁혀 숭어를 한쪽으로 몰기 시작했다.

놀란 숭어들이 하얀 배를 보이며 마치 극한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듯 펄떡거렸다. 그 펄떡거림에서 숭어의 힘이 느껴진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기자에게 한 어업인은 “바다가 보기에는 이렇게 잔잔해 보이지만 이곳 노량해협의 물살은 그 어느 곳 보다 빨라 이곳의 숭어들은 다들 운동으로 단련되어 있다”며 환한 웃음과 함께 한마디 건낸다.

그랬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은 이곳의 빠른 물살을 이용해 일본수군을 격퇴한 역사가 있다. 많은 섬이 태풍과 큰 파도를 막아주는 대신 좁은 해협은 빠른 물살을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가두리양식의 천혜의 조건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한쪽으로 몰아진 숭어는 중량을 재고난 뒤 대기하고 있던 어선으로 옮겨지는데 그 와중에도 힘이 넘치는 녀석들은 펄떡 뛰어올라 가두리양식장 밖의 바다로 탈출을 감행한다. “지금 배로 옮기고 있는 숭어는 약 1년 6개월 정도 양식된 것입니다. 550 ~ 600g정도의 무게가 나갑니다.” 중량을 재고 있던 수협 직원의 말이다. 숭어 성어의 크기는 30cm정도다.

배로 옮겨진 숭어는 바로 포구로 이동해 대기하고 있던 물차로 옮겨져 판매지로 직송된다. 하동군수협 이홍희 과장은 “하동군수협의 양식어가중 약 85%정도가 숭어양식을 하고 있으며 약 2,500톤,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현재 하동의 녹차를 이용해 숭어를 양식하는 방법이 시험단계에 있는 만큼 내년이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하동 참숭어를 특화시켜 생산성 향상과 소비촉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7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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