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수협, 연속 흑자…“복지수협 향해 가고 있다”
기장수협, 연속 흑자…“복지수협 향해 가고 있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9.01.11 0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9년은 경영 정상화의 해

 

[현대해양]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위치한 기장수협(조합장 박주안)은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저력있는 수협이다.

기장수협은 1913년 설립된 서생어업협동조합에서 시작됐다. 기장수협은 행정구역 개편으로 명칭이 자주 바뀌었다. 1972년에는 동래군어협, 1977년에는 양산군수협으로 이름이 불리다가 1995년에는 기장군이 부활하면서 기장군수협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1998년에는 기장군이 가진 협소한 지역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지역 명칭인 ‘기장’을 빼고 부산동부수협으로 조합 명칭을 변경했다. 그러다 다시 기장 명칭을 되찾은 건 2013년, 현 조합장 당선 이후다.

기장수협은 현재의 ‘기장’ 지역 명칭을 되찾음으로써 이미지 업그레이드에 성공했다. 105년 역사의 기장수협은 기장미역, 기장다시마, 기장멸치, 기장멸치액젓 등 지역 특산물과 ‘기장멸치축제’ 등 지역 수산물 축제의 인지도가 전국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기장멸치축제추진위원회에서 주최하고 기장수협이 후원하는 기장멸치축제는 매년 멸치 시식회, 깜짝 경매, 맨손활어잡이, 초청가수 축하공연 등 다양한 내용으로 펼쳐지는 유명 수산물축제가 됐다. 이 축제를 통해 기장멸치가 맛은 물론 영양까지 풍부하다는 평이 널리 알려지면서 수산물 소비촉진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삼국사기에도 맛과 질이 좋은 기장 미역과 어패류 등의 수산물이 수라상에 진상됐다는 기록이 있다. 2007년에는 기장은 미역, 다시마 특구지역으로 선정됐다.

 

재무구조 튼튼해져

기장수협 관할구역은 부산 기장군과 경남 양산시 일원이며, 18개 어촌계 1,600여 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됐다. 기장수협은 본점, 5개의 상호금융 영업점과 냉동냉장사업소 및 수산물가공공장, 멸치젓갈가공공장, 직영주유소 등을 운영하며 직원이 한 때 100여 명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직원은 절반 규모인 50여 명으로 줄었다. 이유는 과거 방대했던 사업을 현 조합장 취임 이후 과감히 구조조정했기 때문이다.

기장수협은 몇 년 전부터 경제성 없고 조합원들에게 득이 되지 않는 사업은 정리한다는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냉동·가공공장. 기장수협은 전임 조합장 시절 설립돼 적자를 면치 못하던 냉동·가공공장을 2016년 민간 기업에 매각했다. 이에 대해 기장수협 관계자는 “냉동·가공 공장에서 연 10억 원 가량 적자가 났는데 공장 매각 이후 재무구조가 튼튼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급식도 마찬가지다. 학교급식은 타산이 맞지 않을 정도의 저가 납품으로 지목돼왔었다. 급식은 낮은 단가로 입찰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좋은 제품을 납품하고도 제가격을 받지 못하는 비합리적 상황을 수용해 왔다는 것이 기장수협 측의 입장이다.

▲ 기장수협은 전임 조합장 시절 설립돼 적자를 면치 못하던 냉동·가공공장을 매각하는 등 과감한 경영혁신으로 재무구조가 튼튼해졌다. 사진은 매각 전 냉동·가공공장.
▲ 기장수협은 전임 조합장 시절 설립돼 적자를 면치 못하던 냉동·가공공장을 매각하는 등 과감한 경영혁신으로 재무구조가 튼튼해졌다. 사진은 매각 전 냉동·가공공장.

 

위판 활성화에 노력

기장수협은 지역 협소로 상호금융 활성화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환경에 따라 영업점별 책임경영제를 도입해 성과에 대한 상여금을 차등 지급함으로써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2018년 상반기에 비록 비신용사업에서는 2억 6,000만 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신용사업에서는 3억 8,412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어 하반기에 더욱 분발해 2018년 통산 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임 조합장 시절 적기시정 조치 이후 2017년 처음으로 5억 원의 흑자를 기록한 뒤 2년 연속 흑자를 낸 것. 이는 전 임직원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노력한 결과다.

또 기장수협은 2010년부터 노후한 점포를 리모델링하는 등 환경개선사업에 주력했다. 또 상호금융 점포 가운데 2년 연속 적자 점포는 과감히 폐쇄하거나 상대적으로 고객 유치가 용이한 신도시로 이전해 고객편의 도모와 이미지 상승을 꾀해 상호금융 사업을 활성화 했다.

기장수협은 위판장 활성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국가어항 대변항에 늘 필요성이 대두됐던 활·선어 위판장과 사무실을 신축했다. 대변위판장은 5,622㎡ 물 양장 부지에 급유시설, 위판장·직매장, 냉동·냉장시설을 갖췄다. 이 곳에 멸치, 오징어, 붕장어, 가자미, 대구, 복어 등어획물이 상장, 위판되고 있다. 대변위판장을 비롯해 칠암, 학리 등의 위판장 위판고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기장수협은 수산물 수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미역, 다시마 등 지역 특산품인 해조류의 미국, 유럽 등지 수출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권과 달리 해조류 섭취가 적은 서구에서도 해조류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오징어, 멸치 등을 이미 지난 2008년부터 조금씩 수출을 해왔기에 무모한 도전은 아니다. 여기에 해조류 수출까지 더해지면 기장 특산물은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수산물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금융사고 없어

이런 꾸준한 노력에 힘입어 기장수협은 2019년 새해에는 적기시정조치(適期是正措置)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명재 기장수협 상임이사는 “조합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열심히 뛰어준 덕분에 2019년엔 우리 조합이 적기시정조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장수협은 2017~2018년 2년 연속 금융사고가 없었으며, 금융 관련 민원도 없었다는 것. 연체비율도 0.89%로 1%미만이다(2018년 12월 기준). 전국 회원조합 중에서도 기장수협은 상호금융에 관한한 상위권에 포진해있다. 예전에 7~8%에 달하던 연체대출비율이 1%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조직이 안정됐다는 근거라는 것이 기장수협의 설명이다.

기장수협의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6%이며, 미처리결손금은 약 67억 원에 이른다. 미처리결손금을 새해에 정리하고 경영 정상화를 앞당긴다는 것이 기장수협의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재무구조가 튼튼해져야 한다는 것.

이 때문에 과거 과다투자로 문제가 된 것들을 구조조정하고 조합장, 상임이사 등 임원이 솔선수범해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고. 실제로 임원들은 법인차량 대신 자가용을 이용하고 법인카드 사용을 자제하고 개인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임원 급여도 삭감했다(현대해양 2015년 10월 3일자 인터넷 기사 참조).


2년 연속 흑자 기록

기장수협이 적기시정조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로 ‘자율성’을 꼽을 수 있다.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고 간섭을 많이 하면 그만큼 임원의 일이 많아지는데 임원의 일이 많다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박 상임이사는 “임원은 경영방침을 정하고 방향만 잡아 잡아주면 된다”며 “조합장이나 상임이사가 이래라 저래라 대출 등에 불필요한 관여를 하게 되면 금융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고 충고했다. 또 그는 “기장수협은 공통의 목표를 위해 자율적으로 일하고 시스템으로 운영되니까 곧 복지수협이 될 것”이라며 “기장수협은 가장 어려웠지만 가장 좋은 수협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드디어 ‘긍정의 열매’ 열려

기장수협 임원들은 관여나 간섭 대신 경험으로 쌓인 노하우를 직원들에게 전해준다. 기장수협의 장점은 정직한 경영 즉 ‘투명경영’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서로 의논해서 일하면 마음 상할 일 없고 목표 설정, 합심도 잘 된다”고 주장했다.

그 외 기장수협의 특징이라면 초긍정적(超肯定的) 마인드로 뭉쳐있다는 것. 기장수협 임직원들은 매주 직원회의가 끝나면 구호를 외친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복이 많다.즐겁게 일하자’가 그것.

기장수협 임직원들은 ‘긍정의 씨앗을 뿌려야 긍정의 열매가 열린다’는 자세로 복지수협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