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지도사를 아시나요?
어촌지도사를 아시나요?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8.12.06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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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농촌에 가면 농촌지도사와 농촌지도관이 있다. 이들이 하는 일은 농업기술 지도·보급을 통한 농가 소득증대와 농업인 삶의 질 향상을 꾀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늘 농업인들과 가까이 있게 되고 누구 집에 숟가락이 몇 개가 있는지 까지 알게 된다.

마찬가지로 어촌에 가면 이들과 비슷한 일을 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어촌지도직이라 불리는 어촌지도사와 어촌지도관들이다. 이들의 주업무는 △어촌후계인력 육성 △귀어가(歸漁家) 정착지원 △양식어장 관리 및 수산업 경쟁력확보 △생산기반 조성 및 수산자원회복사업 지원 △수산물 안전·생산지도 및 어업인 지도 △수산질서 관리 및 수산시책 홍보 등으로 어업인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이들이다.

이들의 하루는 어업현장에서 시작해 어업현장에서 끝날정도로 늘 출장과 현장 업무가 이어진다. 현장지도 업무 위주로 이뤄지는 직업 특성상 지도직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이들이 잊히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에서는 어민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지도 기능을 갖춘어촌지도직 공무원을 특채 형식으로 매우 드물게 채용하고 있다.

어촌과 어업인들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어촌지도사, 어촌지도관 등 어촌지도직들은 수산기술사업소, 어업기술센터, 수산자원연구소 등 지자체마다 이름이 조금씩 다른 기관에서 일하고 있다.

애초에 어촌지도직은 해양수산부(국립수산과학원) 소속이었다가 2009년 정부 직제개편으로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됐다. 당시 인원은 311명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현재 임해지역 지자체를 통틀어도 어촌지도직은 전국에 9명만이 남아 관련 업무의 명맥을 잇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13년 해양수산부 재출범 당시 국가기관으로 재이관될 수도 있겠다는 실낱같은 기대를 갖기도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지도직의 고유업무인 기술 지도 보급 기능이 약화된 것은 지자체 고위직 공무원들의 인식부족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즉, 인사권을 쥔 고위직들의 어촌지도직에 대한 인식부족은 전문성을 배제한 행정직과의 인사교류로 이어지고, 지도직은 없어도 되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지도직의 고용불안으로까지 이어진다. 지도직 공무원들이 안정성을 되찾고 잘 사는 어촌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도직 확대가 매우 절실해 보인다.

실제로 자율관리어업 하나만 보더라도 어촌, 어업 전문가인 어촌지도직으로부터 컨설팅을 받는 공동체는 그렇지 않은 공동체보다 훨씬 모범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자율관리어업연합회 측은 밝힌다.

농업 분야의 경우 지도직이 지자체별로 배치돼, 선진 농업기술을 활발히 보급하고 있다고 한다. 반대로 수산 분야는 농업과 달리 사실상 어촌지도직이 어촌지도 기능을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는 자조가 흘러나온다.

어촌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직 어촌지도직 부활과 인원 증원이 속히 이뤄져야 한다, 이들이 잊히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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