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해운물류 플랫폼 시대
다가오는 해운물류 플랫폼 시대
  • 최정훈 기자
  • 승인 2018.12.1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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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신축적 고객 맞춤 서비스 제공 기대

[현대해양] ‘플랫폼을 지배하는 자가 업계를 지배한다’는 말이 다양한 산업분야에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해운 분야에서도 플랫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부는 일찍 진입해 변화의 흐름에 적응하려는가 하면 한발
물러서 관망세를 유지하는 기업도 있다. 해운이 직면한 플랫폼화 양상을 진단해본다.

 

해운 플랫폼화 추세

수출입을 원하는 보통의 화주들은 통관서류 작성, 창고보관, 검사 등과 같은 물류 경험과 정보가 적어 복잡한 물류 과정을 대행하는 포워더(Forwarder)에게 운송을 맡겨왔다. 그런데 포워딩업체에 전화해서 운송견적 받는데 통상 3일에서 7일이 걸린다.

더욱이 받은 견적은 제각각이여서 비교가 쉽지않고 견적이 합리적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나아가 업체를 선정하고 나면 그제서야 보다 저렴한 비용과 나은 서비스의 업체를 찾는 경우도 생긴다.

한편, 지금까지 포워더가 선정한 선사가 안전한 운송을 책임질지 화주는 알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포워더의 물류경력과 규모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믿을만하고 판단되던 포워더도 세계 7위의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하루 아침에 사라짐으로 인한 기업의 존폐 문제까지는 책임지지 못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기존의 포워딩 업체를 통한 선복 구매·예약서비스는 수년 내 막을 내릴 분위기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해운업은 대규모로 조직화 된 운송능력을 갖춤과 동시에 소규모 생산방식에 민첩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위해 플랫폼이 해운을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6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주최로 열린 ‘2019 해운전망 국제세미나’에서 쯘홍(眞虹, Zhen Hong) 상해해사대학 교수는 “화주들의 요구사항이 복잡해지고 다양하며 그때그때 바뀌기 때문에 운송도 거기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며,“해운 플랫폼이 제공하는 한계비용은 제로에 가깝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모델은 미래 해운 교역의 필연적인 추세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현재 화주와 선사, 선사와 운송사, 선사와 포워더, 포워더와 화주, 터미널과 운송사, 터미널과 항구, 항구와 세관……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힌 해운 과정이 플랫폼을 통해 간편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요구사항을 가진 화주들은 선복확보, 화물예약, 화물 이동경로 추적 등 해운 과정의 다방면의 개성화된 운송서비스를 정확하고 편리하게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플랫폼 선점 각축전

1990년대부터 등장한 ‘디지털 물류 플랫폼’은 사용자 인터페이스 발달, 스마트 알고리즘, 실시간 데이터 통합 기능과 함께 진보했다. 수많은 물류 플랫폼들이 사라지고 생성되는 과정을 지금도 반복하고 있다. 구글 창에 ‘Digital freight platform’을 입력하면 Fleet, Xeneta, iContainer, Feighthub, uShip 등 크고 작은 플랫폼들이 검색된다.

글로벌 선사들은 자체 물량과 전문성을 앞세워 플랫폼 선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Maersk line, CMA-CGM, Hamburg Sud, Hapag-Lloyd, MSC, UASC가 참여해 지난 2001년부터 운영되는 인트라(INTTRA, www.inttra.com)는 177개국에 걸쳐 3만5,000여 화주와 60개가 넘는 운송회사 등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전 세계 정기선 선사 4개 중 1개가 인트라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규모를 갖췄다. 최근 공급사슬(supply chain) 기능을 하는 E2open 기업이 인트라를 인수해 독보적인 해운 플랫폼을 창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Maersk와 IBM에 의해 공동 개발된 블록체인 플랫폼 트레이드렌스(TradeLens, www.tradelens.com)는 연말께 출시할 예정이다. 네델란드 로테르담, 싱가포르 PSA, ICTSI(International Container Terminal Services Inc) 등의 주요 항만업체를 포함하여 총 94개의 단체가 이미 가입해 있다. 글로벌 해운 비즈니스 네트워크(GSBN, Global Shipping Business Network)는 지난달 6일 CMA CGM, COSCO SHIPPING Lines, Evergreen Marine, OOCL, Yang Ming 등 최대 정기선 화주 5개사가 합류해 진정한 개방형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국내도 해상운송 플랫폼이 등장했다.

중소화주 대상의 트레드링스(Tradlinx, www.tradlinx.com), 밸류링크유(Valuelinku, valuelinku.com)와 대기업 물류 플랫폼인 삼성SDS의 첼로(Cello, www.cellologistics.com)가 그것이다. 2015년부터 운영중인 트레드링스는 국내 최초 수출입 물류 플랫폼으로 해상스케줄, 화물추적서비스, 수출입물류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벨류링크유는 수출입 물동량 등 해운지식정보를 제공하고 이용자들이 쉽게 플랫폼을 활용해 운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One-touch ordering 서비스를 제공하는 강점이 있다.

또한 첼로는 대기업 화물과 그동안 글로벌 물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접목시킨 해운물류뿐만 아니라 B2C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완벽한 해운 플랫폼 언제 등장하나

화주는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 모든 선박 리스트가 나열된 모니터화면에서 선박, 물류업체를 선정하고 내 화물이 어디쯤 도착한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으며 인공지능(AI)를 이용해 화물 도착 예측도 가능해 진다. 또한 블록체인(Block chain)기술이 접목된 플랫폼에서 물류대금 정산도 가능해진 수준이 궁극적인 해운 플랫폼의 모습일 것이다.

아직까지 이 단계까지의 해운 플랫폼은 없지만 전문가들은 2025년께 완벽한 성과물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처음부터 급격하게 플랫폼화되지 않겠지만 점진적으로 웅집화 과정을 겪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해운업계는 전통적인 대규모 운송방식에서 신축적인 고객 맞춤형 운송방식으로의 전환점에서 플랫폼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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