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족류 양식의 현황과 전망
두족류 양식의 현황과 전망
  • 박광재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해양수산연구관
  • 승인 2018.12.0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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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광재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해양수산연구관 박사
▲ 박광재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해양수산연구관 박사

[현대해양] 두족류는 눈이 있는 가운데에 머리가 있으며, 위쪽으로 몸통이 붙어 있고 아래쪽으로 다리가 달린 연체동물을 말한다. 두족류는 분류체계에서 두족강에 속하는 동물을 일컫는데, 두족강에는 다리가 8개 달린 팔완목과 10개 달린 십완목으로 나눌 수 있다. 팔완목에는 문어, 낙지, 주꾸미가 있으며, 십완목에는 살오징어, 갑오징어, 한치, 무늬오징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두족류는 해산물 중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최근 어획량이 급격하게 감소해 양식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두족류 양식의 현황과 전망에 대하여 짚어보고자 한다.

 

국내외 두족류 양식 선호

두족류는 빠른 성장(일간 성장률 3%), 높은 생식력(암컷 1마리 알 10만∼50만개), 높은 사료효율(먹이의 40~60%), 높은 단백질 함량(건중량의 70~90%), 높은 시장 단가뿐만 아니라 약 30%에 달하는 먹을 수 없는 부분은 어류의 먹이 또는 미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에 따라 국내외적으로 양식 산업에서 선호하는 종이나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많아 답보상태에 있는 실정이다.

세계의 두족류 어획 및 소비 현황을 살펴보면, 두족류 중에서 가장 많은 어종은 오징어로 전 세계 어획량의 73%를 차지하며, 갑오징어류가 두 번째로 15%, 문어류가 세 번째로 8.8%를 차지한다. 두족류 전체 어획량은 2000년에 360만톤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지역별 문어 어획량에서 모로코가 전체 생산량의 35%를 차지해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 일본, 태국, 스페인과 멕시코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문어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는 일본, 한국, 아르헨티나, 대만, 중국이며, 다음 그룹으로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그리스, 이탈리아 등이다.

두족류 연구 현황을 살펴보면, 스페인, 일본, 포르투갈, 프랑스 등에서 연구를 하고 있으나 소비량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자원관리 차원의 연구만 일부 이루어져 있을 뿐 양식에 대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국내의 두족류에서 경제적 양식이 가능한 품종은 참갑오징어와 문어류가 있으며, 이들의 인공종자 및 양식 시험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겠다.

 

참갑오징어

참갑오징어(Sepia esculenta, 이하 갑오징어)는 일반적으로 갑오징어, 참오징어, 오징어로 불리운다. 갑오징어는 “오징어 중의 갑”이라고 불릴 정도로 맛도 좋고, 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 주로 봄철 산란기인 4~6월과 9월~11월까지가 주 어획시기인데, 봄철에는 1kg 정도의 성어들이 주로 어획되고, 가을에는 500g 전후 크기의 갑오징어가 어획된다.  

▲ 양성 중인 어린 갑오징어
▲ 양성 중인 어린 갑오징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갑오징어 어획량은 1983년 5만9,487톤이 어획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03년에는 872톤으로 천 톤 아래로 급격히 감소하였다. 이후 조금씩 어획량이 증가하여 2017년에는 4,870톤이 어획되었다. 고급 횟감으로 인기 있는 갑오징어의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반대로 생산금액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감소원인으로는 산란장 연안의 환경변화와 남획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갑오징어의 자원회복을 위해 일부 지자체에서는 자체적으로 갑오징어 종자를 생산하여 방류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나, 양식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에서는 지난 4월과 5월에 전남 강진과 경남 통영에서 어미 40마리를 확보하여 본격적인 인공종자 생산 연구를 시작하였다. 어미를 실내에서 장기간 사육하며 산란시키기 위해 냉동 생선, 새우 등을 공급하였으나 죽은 먹이에는 관심을 잘 보이지 않고 거의 섭취하지 않았다. 그래서 방파제, 갯바위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늬발게를 넣어 주자 바로 포획해서 먹이를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후부터는 냉동새우도 받아 먹으며 냉동 먹이로 전환도 가능하였다. 갑오징어의 산란장은 수심 10m 전후의 연안으로 해초나 해조류에 포도알 모양(약 1cm크기)의 알을 부착시킨다. 이러한 습성을 고려하여 통발 그물을 넣어 주어 산란기질을 만들어 주었으며, 그물에 알을 붙이기 시작하였다. 산란은 약 한달간 계속되었으며, 약 3,500개의 알을 확보하였고 산란 후 40일만에 부화를 시작하였으며 1,200마리가 부화하였다.

연구진은 산란용 갑오징어 어미를 확보하기 전부터 부화한 어린 갑오징어의 먹이를 찾기 시작하였고, 죽은 먹이를 잘 먹지 않는다는 습성을 고려하여 먹이생물의 배양도 시작하였다. 알에서 부화한 어린 갑오징어는 연구진이 미리 배양해 놓은 먹이를 공급하자 어미와 같은 방식으로 두 개의 긴 촉완을 내밀어 먹이를 잡아먹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먹이로 공급한 것은 바로 알테미아라고 하는 동물성플랑크톤이다. 알테미아는 일반적인 어류, 갑각류 등 종자생산 시 사용하는 먹이생물인데, 성체가 되면 영양가가 떨어지기 때문에 주로 갓 부화한 노플리우스 유생기(0.5mm 크기)의 것을 사용한다.

하지만 갑오징어는 이러한 작은 크기의 노플리우스 유생은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알테미아를 성체(10mm 이상)로 배양하여 영양을 강화하여 먹이로 공급한 결과 먹이 붙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알에서 갓 부화한 갑오징어는 전장 8mm 전후였지만, 부화 후 47일이 지나 약 2cm까지 성장하였으며 160일이 경과한 후에 11cm로 성장하였다. 현재는 알테미아 이후에 살아 있는 곤쟁이, 새우류로 대체 먹이를 개발하였으며, 성장함에 따라 냉동 새우류로 전환하여 사육 중이며, 배합사료도 개발 중이다.

갑오징어 유생의 인공종자 과정에서 초기에 살아 있는 알테미아와 곤쟁이, 새우류 등 먹이가 풍부하게 공급하였다면 생존율과 성장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였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므로 살아 있는 먹이인 곤쟁이와 새우류가 풍부한 축제식 양식장에서 양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문어류

▲ 참문어 부유 유생
▲ 참문어 부유 유생

문어류는 남해안에 서식하는 참문어(Octopus vulgaris)와 동해안에 서식하는 대문어(Octopus dolfleini)로 구분할 수 있으며, 참문어의 생산량이 많다. 문어류는 쫄깃한 식감과 감칠 맛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내륙인 영주와 안동에서도 즐겨먹는 수산물로 연중 어획되며 주로 7월부터 11월까지 어획량이 많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문어류 어획량은 1981년 5,323톤이 어획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지난 2009년에는 1만5,386톤으로 최고를 기록하였다. 이후 조금씩 어획량이 감소하여 2017년에는 1만82톤이 어획되었다. 고급 수산물로 인기 있는 문어류의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반대로 생산금액은 증가하여 2017년에는 1,600억원으로 나타났다.

문어류의 감소원인으로는 갑오징어와 마찬가지로 산란장 연안의 환경변화와 남획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문어류의 자원회복을 위해 경북과 강원도에서는 자체적으로 대문어 인공종자를 생산하여 방류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참문어는 제주에서 인공종자 방류와 경남에서 가두리 양식시험을 실시하였으나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에서는 2018년 9월 6일에 경남 통영에서 참문어 어미 8마리를 확보하여 본격적인 인공종자 생산 연구를 시작하였다. 어미는 크기에 비하여 머리가 큰 암컷 개체를 선택하였으며, 자연수온으로 유수식으로 관리하였다. 산란을 위하여 항아리와 T자형 PVC 관을 넣어 주고 냉동 새우를 먹이로 공급하였다.

▲ 대문어 부착난 관리
▲ 대문어 부착난 관리

참문어는 은신처에 들어가 있다가 먹이를 공급하면 발을 뻗어 먹이를 섭취하였다. 하루가 지난 9월 7일부터 한마리가 산란이 이루어졌으며, 마지막으로 9월 17일에 산란하였다. 참문어는 줄기에 쌀알 모양(약 4mm 크기)의 알을 주렁주렁 매달아 줄기를 항아리와 PVC 관의 안쪽에 부착시켰다.

알을 낳은 어미는 먹이를 먹지 않고 다리를 이용하여 알을 어루만져 주며 관리하였다. 부화는 한달 후인 10월 7일부터 시작되었으며, 이후에는 수온이 내려가 부화기간이 길어져 10월 29일에 종료되어 어미는 제거하였다.

연구진은 산란용 참문어 어미를 확보하기 전부터 부화한 참문어 부유유생의 먹이를 찾기 시작하였고, 알테미아 노플리우스 유생기(0.5mm 크기)의 것을 1주일 정도 사육하여 1mm 크기로 성장시켜 먹이로 공급한 결과 참문어 부유유생은 다리로 알테미아를 잡고 먹었다. 

알에서 갓 부화한 참문어는 전장 3.2mm 전후였지만, 부화 후 40일이 지나 약 6.2mm까지 성장하여 바닥에 착저하였으나 생존율이 낮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현재는 영양강화한 알테미아 성체를 공급하여 사육 중이다.

동해안 특산품종인 대문어는 2018년 4월부터 6월까지 강원도 양양에서 20kg 내외의 암컷 어미 4마리를 확보하여 본격적인 인공종자 생산 연구를 시작하였다. 어미는 냉각기를 이용하여 10℃를 유지하여 유수식으로 관리하였다. 산란을 위하여 은신처를 넣어 주고 냉동 새우를 먹이로 공급하였다. 대문어는 은신처에 들어가 있다가 먹이를 공급하면 발을 뻗어 먹이를 섭취하였다. 산란은 6월 21일부터 8월 1일까지 4마리가 모두 산란하였다.

대문어는 참문어와 같이 줄기에 쌀알 모양(약 1cm 크기)의 알을 주렁주렁 매달아 줄기를 유리와 수조 벽면에 부착시켰다. 알을 낳은 어미는 먹이를 먹지 않고 다리를 이용하여 알을 어루만져 주며 관리하고 있다. 부화는 산란 5개월 후인 12월에 부화할 것으로 예정이며, 어미는 죽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행 연구결과에서 대문어 부유유생을 90일까지는 사육하였으나 착저유생까지는 성공하지 못 하였다. 연구진은 산란용 대문어 어미를 확보하기 전부터 부화한 대문어 부유유생의 먹이를 찾기 시작하였고, 알테미아 노플리우스 유생기(0.5mm 크기)의 것을 1달 정도 사육하여 1cm 크기의 성체로 성장시켜 먹이로 공급할 계획이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에서는 갑오징어, 참문어와 대문어의 인공종자 생산 기술을 확립하여 지자체 및 어업인에게 전수하여 대량 인공종자 생산을 유도하고자 한다. 또한  갑오징어, 문어류의 성장 속도가 빨라 1년 만에 출하가 가능하다는 장점과 갑오징어 한 마리 2만원, 문어류 kg당 3만원이라는 고단가를 감안하여 어린 갑오징어와 문어류를 지속적으로 사육하여 양식에 대한 가능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자원량이 감소하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살오징어(Todarodes pacificus)는 인공수정을 통하면 수정란은 수온 20℃에서 92시간 만에 부화를 하며, 부화 후 일주일이면 난황을 거의 소실하여 부화 10일 정도면 폐사가 발생한다. 몇몇 연구자들이 살오징어의 초기먹이를 밝히려고 노력하였지만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부화 직후의 살오징어
▲ 부화 직후의 살오징어

어미와 같은 모습이 아닌 다른 형태로 부화하는 살오징어 유생은 아직까지 비밀이 많다. 따라서 우리 연구진들은 이 비밀을 풀기 위한 연구를 계속해서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두족류의 양식을 위하여 대량의 인공종자가 필요하며, 인공종자를 빠르게 사육할 수 있는 먹이와 사육시스템이 개발된다면 투자로 이어질 것이며, 그로 인하여 양식생산량이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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