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광물자원 탐사에 박차를 가해야
해저 광물자원 탐사에 박차를 가해야
  • 김종욱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심해저광물자원연구센터 책임연구원
  • 승인 2018.12.06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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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욱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심해저광물자원연구센터 책임연구원
▲ 김종욱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심해저광물자원연구센터 책임연구원

[현대해양] 1869년에서 1870년에 걸쳐 출간된 쥘 베른의 유명한 탐험소설 ‘해저 2만리’는 네모 선장이 이끄는 잠수정 노틸러스호를 통해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등 전 대양을 아우르는 놀라운 심해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대양탐사의 효시라 불리우는 챌린저호 탐사(1872년-1876년)를 통해 심해는 상상 속의 세계에서 현실로 다가오게 되었다.

비록 잠수정을 통한 직접 탐사가 아니라 조사선을 이용한 탐사였지만 챌린저호는 처음으로 과학 장비를 탑재하여 전세계의 바다를 4년간 12만7,000 킬로미터(3만2,000리)를 누비며, 마리아나 해구와 대서양 중앙해령의 존재를 알리는 등 우리에게 깊은 바다 속의 모습을 알려주었다. 망간단괴라 불리는 다금속 해양광물자원이 전세계 대양에 분포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 역시 챌린저호 탐사의 성과이다.

 

해양광물자원 관심 고조

심해의 해양광물자원이 다시 관심을 받게 된 것은 그로부터 100년 가까이 지난 1960년대와 1970년대이다. 1960년대 말까지 천연자원의 가격이 매우 높게 상승했고, 특히 1973년의 오일쇼크로 인한 천연자원 시장의 긴장 고조는 사람들로 하여금 오랜 기간 잊혀져 있던 망간단괴를 떠올리게 한 것이다.

주요 광업회사까지 뛰어든 망간단괴 탐사와 연구활동을 통해 상당한 기술적 진보가 이 시기에 이루어졌다. 그러나 80년대 이후들어 금속 가격의 하락과 공해상 자원에 대한 소유권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하여 심해는 우리에게서 다시 멀어졌다.

산업발전에 따른 자원 수급의 불균형과 자원무기화 움직임은 우리의 시선을 다시 한 번 깊은 바다 속으로 돌리게 하였다. 이번에는 해저열수광상이 주인공이었다. 육지에서 가깝고 더 얕은 수심에 존재하며, 무엇보다 이미 개발 중인 육상의 금속자원과도 유사하여 보다 친숙한 해저열수광상의 광범위한 발견은 본격적인 해양자원개발의 시대를 예고하는 것이었다.

1994년 발효된 유엔해양법에 따라 공해상 해양광물자원 관리를 위해 설립된 국제해저기구를 통해 등록된 탐사광구는 2007년까지는 1개 광종(망간단괴)에 대해 8개 지역에 불과하였다. 하지만, 이후 불과 10년 사이에 공해상 탐사광구는 3개 광종(망간단괴, 해저열수광상, 망간각) 30개 지역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해저열수광상이 분포하는 도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에도 대부분 탐사권이 발급되어 있다. 이른바 ‘심해전쟁’이라 불릴 만 하다.

심해개발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인 나라 중 하나는 중국이다. 중국은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공해상 망간단괴, 해저열수광상, 망간각 3개 광구를 확보하였을 뿐만 아니라 민간을 통해 망간단괴 광구를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 게다가 시진핑 체제 출범 후 2012년 18차 당대회보고에서 “해양강국건설”을 국가발전전략목표로 제시하고 이를 계기로 심해탐사, 과학 전반에 걸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세계 최초의 7000미터급 유인잠수정 자오룽호의 개발이나 칭따오에 설립된 심해기지는 이러한 움직임의 성과 중 하나이다.

 

실질적 경쟁력 확보 시급

우리나라는 지난 1994년 망간단괴 광구 등록 이후 꾸준히 탐사와 기술개발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태평양 공해상의 망간단괴 탐사는 우리나라가 처음 수행한 본격적인 대양연구이기도 하다. 심해, 대양연구의 후발주자였던 우리나라는 어느덧 세계에서 세 번째로 공해상 3개 광종 탐사광구를 모두 보유한 선도국으로 발돋움하였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세 개 광종의 개발가치는 2016년 기준 연간 4조원이 넘을 것으로 평가된 바 있다. 이렇듯 해양광물자원이 미래에 우리가 필요로 하는 자원의 공급처가 되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언제 시작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 무엇보다 심해 생태계와 환경의 훼손에 대한 우려 해소와 육상자원과의 실질적 경쟁력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는 결국 해양광물자원과 심해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필요로 한다. 자원평가와 심해환경연구를 위한 탐사와 연구개발이 지속되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를 통해 보다 경쟁력 있고 접근가능한 자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해양광물자원 역시 아는 만큼 개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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