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이지만 스물여섯, 해양경찰 VTS
다섯 살이지만 스물여섯, 해양경찰 VTS
  • 류춘열 해양경찰청 차장
  • 승인 2018.12.06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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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춘열 해양경찰청 차장
▲ 류춘열 해양경찰청 차장

[현대해양] 지난 9월 종영한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라는 드라마 제목처럼 해양경찰에도 다섯 살이지만 스물여섯인 가족이 하나 있다. 바로 공항의 관제탑과 같이 선박들이 안전한 바닷길로 목적지까지 편안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관제사들이 선박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항해사들과 통신하는 해상교통관제(VTS : Vessel Traffic Service) 센터가 그 주인공이다.

과거 항만 VTS(항구를 출입하는 선박 관제)는 해양수산부에서, 연안 VTS(항만 밖 연안을 항해하는 선박 관제)는 해양경찰에서 관할해 왔으나, 2014년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VTS가 해양경찰로 일원화됐다. 해양경찰로 일원화된 VTS는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다섯 살이지만, 국가해상무역 항로의 지킴이로서 VTS는 장성한 청년인 스물여섯 살이다.

VTS의 역사를 살펴보면 1948년 영국 리버풀항에 항만 운영의 효율성과 선박안전을 위해 레이더 기지국 설치를 시초로, 우리나라에는 1993년 포항항에 현대적 의미의 VTS가 도입됐다. 1993년부터 스물여섯 해가 지난 올해까지 부산, 인천 등 15개 주요 무역항과 경인, 태안 등 5개 연안해역에 VTS 센터를 설치했고, 117명이었던 인력은 460명으로 증원됐으며, 20억대 예산은 200억대로 증액되는 양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VTS가 해양경찰로 일원화되기 전까지는 관제사가 해상안전을 저해하는 위법행위를 발견하더라도 신속히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았다. 하지만 해양경찰로서의 VTS는 음주운항, 출항금지 선박 도주와 같은 불법행위를 발견하는 즉시 해경함정으로 하여금 현장 단속을 할 수 있다. 실제로 VTS가 해양경찰로 일원화된 이후 VTS가 관할하는 해역, 이른바 관제구역 내에서 30여 건의 음주운항 선박을 적발했으며, 신속한 사고전파를 통한 수색구조 지원률은 193%, 항해사 등 VTS 이용자의 만족도 조사결과는 4.3%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9월 1일 통영 앞바다에서 화물선과 어선이 충돌하여 어선이 침몰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VTS가 사고 사실을 바로 발견하고 해경 상황실과 주변 선박에 그 상황을 신속히 전파해 승선원 6명 전원을 구조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이러한 성과는 1993년부터 VTS와 함께 한 모든 이들의 노력으로 이룩한 튼실한 기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하지만 해양경찰 VTS는 안전한 바닷길이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더욱 발전해야 한다. 아직까지 VTS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군산·목포·제주·동해 연안해역에 관제구역을 확대해 국가 해양안전망에서 소외되는 국민이 없도록 하는 것은 물론, 선박사고 위험을 신속·정확히 발견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해상교통관제사의 역량과 VTS 장비의 기능도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

해양경찰은 모든 국민이 VTS를 통해 안전하게 바닷길을 이용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정진할 것이다. 앞으로 든든한 바다지킴이로서 성장해나갈 VTS를 위해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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