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cruise)와 시푸드(seafood) 고메(gourmet)
크루즈(cruise)와 시푸드(seafood) 고메(gourmet)
  • 손재학 부경대학교 교수, 전 해수부 차관
  • 승인 2018.12.06 0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손재학 부경대학교 교수, 전 해수부 차관
▲ 손재학 부경대학교 교수, 전 해수부 차관

[현대해양] 호기롭게 출발했던 무술년 어느덧 마지막 한 장의 달력을 남기고 지난 11월 8일 출범한 한국크루즈포럼의 의미를 되새겨보며, 근래 지속적인 수출 증가 경향을 보이는 우리나라 수산식품이 크루즈 시푸드 고메(cruise seafood gourmet)로 이어져 전 세계인이 바다를 통하여 우리나라를 찾고 우리는 수산물 요리로 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으면 한다.

 

신성장 동력으로 각광받는 크루즈 산업

해양산업과 관광산업의 복합체인 크루즈산업은 화려한 크루즈선 선상에 꿈의 여행이란 테마를 실고 떠나는 많은 사람들의 로망인 동시에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산업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크루즈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6% 이상 지속 성장 중이며, 특히 최근 중국은 연 40%대의 급성장을 보이는 등 동북아 지역의 크루즈 산업은 전 세계 크루즈 선사들이 앞다투어 진출하는 새로운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 단순한 해양관광산업을 넘어서 조선, 선용품, 선박관리, 인력양성, IT 금융, 여행업 등 각종 연관산업의 발전이라는 경제유발 효과를 지닌 산업이다.

우리나라 크루즈산업의 발전을 견인할 목적으로 출범한 한국크루즈포럼은 ‘크루즈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에 따라 그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며, 지난 몇 년간 수차례 국제 세미나와 전문가 포럼을 거치면서 논의가 활발해졌고, 특히 최근 환황해 및 환동해 지역을 중심으로 한 크루즈 노선의 개발 및 모항 유치와 남북한 평화크루즈라는 새로운 화두의 등장 등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발맞춰서 전국적 조직으로 발족하게 됐다. 그러나 각 지자체가 희망하는 크루즈 모항이 되려면 단순히 항구의 서비스 기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중심에 수산물 요리가 자리하고 있다.

 

해외 입맛 사로잡는 우리나라 수산물

비록 우리나라 수산물과 수산식품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출 지역이 일본·중국·미국 3개국에 60% 이상 집중되어 있어 크루즈 선진국인 유럽 사람들의 입맛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할 시점이다.

특히 세계 제 7위 수산물 수입국인 독일의 연간 수산물수입은 약 60억 달러 수준으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수출은 연간 1,000만 달러 이하로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 따라서 유럽인들의 입맛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독일 국민의 수산물 소비 행태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독일인들은 우리나라 수산물에 대해 잘 알지 못하여 특별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수산물을 먹어본 경험이 있는 독일 소비자들은 우리나라 수산물에 대하여 대체로 만족(75.9%)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한국산 수산물·수산식품 구매 및 섭취한 이유에 대해서 ‘품질(위생·신선도)이 우수해서’(24.5%)가 가장 높게 나왔는데, 이를 보면 독일 소비자들은 우리나라 수산물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노르웨이, 베트남, 프랑스, 태국 등 8개 국가의 수산물·수산식품을 비교할 경우, ‘전반적 느낌’은 한국산이 61.3점으로 4위로 나타났으며, 타 국가 가운데는 노르웨이가 1위, 일본이 2위로 평가되었다. ‘가격’적 측면에서는 한국산이 59.6점으로 6위로 나타났으며, 타 국가 가운데는 노르웨이가 1위, 태국이 2위로 평가되었다. ‘품질’에서는 한국산이 61.8점으로 4위로 나타났으며, 타 국가 가운데는 노르웨이가 1위, 프랑스가 2위로 평가되었으며, ‘위생·안전성’의 경우 한국산은 60.1점으로 5위로 나타났으며, 타 국가 가운데는 노르웨이가 1위, 일본이 2위로 평가되었다.

이번 조사결과만 놓고 보자면, 전반적으로 우리나라가 다른 경쟁국들과 비교해 모든 부문에서 중위권 정도로 평가되고 있고, 중국이나 태국 등에 비해서는 우위를 보이지만 수산 선진국인 노르웨이, 일본 등에 비해서는 열위를 보이고 있다.

 

크루즈 코리아, 시푸드 고메

물론 이번 조사는 독일 소비자를 대상으로 수산물·수산식품 소비 행태를 파악하여 향후 우리나라 수산물의 경쟁력 강화와 수출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데 그 목적이 있었지만, 우리가 유럽 크루즈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무엇에 중점을 둬야하는지를 잘 지적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국내시장에서 연어와 고등어로 시장점유율을 계속 높이고 있는 노르웨이가 한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이유가 독일 시장조사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볼 때(모든 부문에서 1위), 우선 꾸준한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우리나라 수산물과 수산식품에 대한 인지도를 제고시킬 필요가 있으며, 아울러 최상의 위생적 처리가 된안전하고 고급화된 품질의 식품이라는 이미지를 함께 심어줄 필요가 있다.

고메(gourmet)라는 단어는 프랑스어 기원으로 와인 판매업자가 고용한 와인 브로커(감정가)를 말하는데, 현재는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음식에 밝은 사람, 미식가라는 뜻으로 통용되며, 고메 푸드(gourmet food)는 고급식료품으로 번역되고 있다.

위키피디아(Wikipedia)에 의하면 고메는 훌륭한 음식과 음료, 또는 고급 요리와 관련된 문화적·이상적이며 미적으로도 균형 잡힌 식사를 정교하고 치밀하게 준비하고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또한 지역과 종교의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고메와 관련하여 새로운 성분, 재료 및 관행을 도입할 때 문화 간 상호 작용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고메라는 용어와 그 관련 관행은 보통 세련된 취향과 열정을 가진 사람들을 묘사하기 위해 긍정적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한국이 국제크루즈의 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우수한 자원을 총동원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시푸드 고메(seafood gourmet)를 통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있 어야 한다. 한국크루즈포럼이 많은 분들의 관심 속에서출범한 만큼 기대에 부응하는 산·학 협력의 모델이 되어 우리나라 크루즈 산업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고,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해양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일조하도록 해야 할것이다.

새해(기해년; 황금 돼지의 해)에는 떠오르는 해를 보며 이렇게 외쳐보고 싶다.

“크루즈 코리아(Cruise Korea), 시푸드 고메(Seafood Gourm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