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수협, “동해안 수산업 구심점 역할 톡톡히 해낼 것”
강릉시수협, “동해안 수산업 구심점 역할 톡톡히 해낼 것”
  • 변인수 기자
  • 승인 2018.11.22 17: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합탐방] 사상 최고 흑자경영…경제·신용사업 두루 일취월장

주문진항 전경

[현대해양] 여행길을 동해안으로 잡은 관광객들이 필수코스로 여기는 항구가 있다. 미항(美港) 주문진항.

청정해역과 풍부한 어족자원을 갖춘 동해안에서 주문진항은 그동안 ‘강릉 경제를 이끌어 왔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지역의 어업 중심지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주문진항에 위치하며 지역 수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강릉시수협은 1915년 주문진어업협동조합으로 설립, 100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가지고 강릉지역은 물론 동해안 수산업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사상 최고의 흑자 경영

강릉시수협은 1970년대 상호금융과 내국환업무를 시작으로, 1980년대 군납업무 개시, 어업인복지센터 및 수산물직매장 준공, 냉장시설 확장공사 등 굵직한 업적을 쌓으며 강릉지역 어업인의 주춧돌로 발돋움했다.

1990년대에는 강릉시 수산업협동조합으로 개칭하고 강릉지점도 개소하면서 본격적인 수협의 위상을 정립해 나갔다. 2000년대에는 들어 활·선어위판장 옥개시설 준공과 함께 직판팀을 개설했고, 지난해에는 수산물직매장 ‘바다마트’을 개점하며 발전해왔다.

지난해는 강릉시수협이 100여년의 역사를 다시 쓴 한해였다.

조합원과 임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사업에 동참해준 노력으로 출자금 53억4,200만원, 위판실적 357억1,500만원, 당기순이익 19억1,600만원의 경영성과를 냈다.

지난해까지 강릉시수협은 흑자를 이어오긴 했으나 이같이 괄목할만한 이익을 기록한 것은 강릉시수협 100여년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6월말 현재 수협은 23억의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다. 올해 목표는 30억 이상이다.

흑자경영의 원인으로 지난해 위판고는 크게 변동이 없었으나 수산물 가격이 좋았다는 설명이다. 이에 군납사업도 안정적으로 뒷받침해 줬다. 이 같은 호조세는 한 사업 분야에 집중된 것이 아닌, 여러 부서에서 골고루 이익을 창출해 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그렇지만 경제사업에 비해 상호금융은 본점과 지점, 단 두 곳으로 타 조합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그래서 내년 하반기 수도권 지역에 지점을 개설할 계획을 세웠다. 현재, 실태조사 및 사업계획을 수립 중이며, 서울 보다는 성남, 용인 등 역세권 지역이 더 실속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강릉시수협 본관 건물

“60대 중반이면 막내 어업인”

강릉시수협에는 소돌부터 심곡까지 어촌계가 13개, 조합원수는 1,016명, 동력선 530척이 소속돼 있다. 이중 선외기를 장착한 소형어선이 100여척에 이른다. 어촌이 고령화 되면서 이들을 운행하는 어업인들이 대부분 노인들이다.

강릉시수협 고병남 조합장은 수산업의 당면문제로 어업인들의 노령화를 꼽았다. 그는 10년 후 어업인 수가 현저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어업인이 보통 70, 80대들이지요. 60중반이면 막내 축에 속합니다. 용돈 벌이 삼아 출어하지만 얼마나 배를 타시겠습니까? 그렇다고 자식들이 어촌에 오기도 힘듭니다.”

이에 강릉시수협 조합장 및 직원들은 어촌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대안을 고심 중이다. 정부에서 시행하는 ‘어촌뉴딜300’ 사업도 관심을 가지고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2022년까지 총 300개소의 어촌·어항에 전체 3조원의 자본이 투입되는 어촌뉴딜300 사업은 어촌의 필수기반시설을 현대화하고,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어촌·어항 통합개발사업이다.

“강릉지역은 복 받은 곳입니다. 주말에는 관광객으로 차가 못 다닐 정도입니다. 수산업을 관광과 연계한 사업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주문진시장 현대화 사업

주문진시장 좌판 구역은 무허가 상업지대로 개인용 전기를 쓰게 되면서 전깃줄과 함께 해수 인입관 등이 얽혀 있었다. 화재 시 중앙 대피 통로가 협소해 대형 인명사고의 위험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강릉시수협은 강릉시로부터 보조금 8억원을 지원받고 자비를 충당해 지난 2014년부터 좌판 현대화사업을 추진해 나갔다. 2015년부터 현장방문 30회 이상을 거쳐 각종 설명회 및 협의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해왔다. 올해는 총 4회에 걸친 ‘좌판정비사업관련업협의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으로 정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문진시장이 좌판 현대화사업으로 품질관리 및 위생형 풍물시장으로의 개선을 통해 어업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함은 물론 소비자에게 위생적이고 안전한 수산물 판매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구체적 운영 방안으로 강릉시수협은 수산물 식품안전센터 운영 및 수산물 리콜제를 운영하고, 마케팅 차별화를 위해 위생과 안전성을 보장하는 수산물 제품을 판매하여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 오징어·복어 축제 및 지역 방송국과의 연계, 지역상품권 활성화 등 다양한 홍보 방안을 통해 수산물 풍물시장을 홍보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수협은 이 사업을 통해 연간 약 2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주문진항이 쾌적한 시설과 안전성을 확보해 강릉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서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 조감도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 조감도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 유치

강릉시수협은 소비자들께 안심먹거리를 제공하고자 수산물가공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750㎡ 지상 3층 규모의 가공공장에서는 기존의 구식 시설 및 설비를 현대화해 HACCP 기준에 맞는 현대식 공장에서 철저한 위생교육으로 반가공오징어 등 13개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심사결과 HACCP 관리기준, 선행요건관리기준 두 부분 모두 고득점으로 적합 판정을 받았다. 1일 생산량 약 3톤, 저장량 3,250톤에 달하는 물량은 일반 소비자는 물론 육군, 해군 등 장병들의 단백질 공급원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3월 강릉시수협은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 사업자로도 선정됐다.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는 산지에서 수산물 매입·위탁, 물량을 집적화해 유통단계를 단축하고 전처리·가공 등을 거친 뒤 신선한 수산물을 상품화하거나 대형소비처에 공급하는 거점 기지다.

강릉시수협 FPC는 콜드체인시스템을 갖춰 위생적인 위판환경을 조성하고 가공시설 등을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에 맞게 구축해 식품 안전성과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다.

강릉시수협 고병남 조합장

“어부(漁夫)가 아닌 어업인(漁業人)”

국내외 경제위기를 거치며 수많은 기업들이 줄줄이 쓰러졌다. 그러나 100여년이란 유구한 세월 속에 강릉시수협이 꿋꿋하게 살아남아 성장한 것은 바다를 개척하는 강인한 어업인들의 힘이 바탕이 된 것이리라.

강릉시수협은 어업인을 바라보는 남다른 철학이 있다.

“어부(漁夫)라는 말의 뜻을 풀어보면 ‘고기잡는 사내’라는 뜻입니다. 잘못 쓰이는 단어입니다. 사내만이 수산업에 종사하는 것이 아닐뿐더러 조선시대 때 천하게 여겼던 직업들에게 ‘부’라는 글자를 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부가 아닌 어업인(漁業人)으로 부릅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단백질 공급과 식량을 책임지는 중요한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수협은 이런 조그마한 부분부터 바르게 고쳐나가며 수산업을 지키는 뿌리 중 하나이고 싶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