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과학 데이터 저장소, JOISS
해양과학 데이터 저장소, JOISS
  • 최정훈 기자
  • 승인 2018.11.0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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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활용 가능한 국가대표급 플랫폼 기대

[현대해양] 최근 과학계에는 연구데이터를 개방하는 오픈 사이언스(Open Science)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오픈 사이언스란 연구결과 및 데이터 개방·공유를 통해 새로운 결과물이 도출되고 기존의 과학적 난제들의 해결을 도모하는 연구 경향을 말한다.

국내 해양과학 분야에서도 산재·축적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활용하는 해양수산 대표급 플랫폼이 만들어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양연구자, 비지니스, 정책결정자를 포함해 일반인은 ‘관할해역 해양정보 공동활용 시스템(JOISS)’를 활용해 보다 생생하고 객관적인 바다를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세계는 오픈 사이언스로 전환 중

과거에는 과학분야 연구자들이 피나는 노력으로 얻어낸 결과물을 선뜻 공개하는 사례는 드물었고 내놓는다 해도 처리된 데이터만 공개됐지 원본 데이터나 메타데이터들은 감춰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연구자 개개인 능력에만 의존하면서 연구결과의 질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돼도 활용이 미진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데 최근 과학분야가 복잡해지면서 집단지성에 대한 과학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디지털 기술의 확산과 함께 연구성과와 활용된 데이터들이 점차 개방되는 추세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과학 연구결과 및 데이터가 개방·공유되면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오픈 사이언스를 통해 인류의 기아, 질병, 재해 등 과학적 난제들이 해결되고 연구 시간·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Research Data: A Funder’s Perspective 논문에 따르면 연구데이터 관리를 통해 연구 시간을 1% 절약하면 연간 1,000만 유로(150여억 원)을 줄일 수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기존의 폐쇄적인 과학 데이터 관리방식을 탈피하여 적극적으로 오픈 사이언스 도입에 나서고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공적 자금이 투입된 연구성과를 공개하는 경향이 확산되는 것을 착안하여 올해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 연구데이터 공유 활용 활성화’ 전략을 발표하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주도로 국가 R&D사업에서 나오는 연구데이터의 체계적 관리와 연구자 간 데이터 공유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메타자료 표준화 연구과정
▲ 메타자료 표준화 연구과정

해양과학 난제 해결사로 JOISS ‘주목’

육상 과학분야에서 오픈 사이언스가 활성화되는 만큼 육지의 4배에 이르는 광대한 해양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의 체계적인 관리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사회적 현안 해결과 산업화 등 민간활용도가 높은 지능형·융합형 데이터의 개방 확대를 위해 ‘해양 디지털 리포지토리(Repository, 각종 정보나 응용시스템의 개발과 관련된 정보를 모아 놓고, 서로 공유할 수 있게 한 저장소)’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의 지원으로 해양정보 전문기업인 ㈜환경과학기술이 해양과학 데이터 리포지토리인 ‘관할해역 해양정보 공동활용 시스템(JOISS, http://joiss.kr)’ 베타버전을 출시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환경과학기술(대표 이윤균)은 주로 해양 관련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주력해 왔다. 국가해양관측망 , 해안선조사측량, 연안해역 해저정보 등 전반적인 해양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하였고, 각종 자료의 시각적 표현기법 개발, 웹 포털을 통한 정보제공, 지리정보시스템 활용 등에 대한 다수의 연구 및 용역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관할해역 해양정보 공동활용 체계 구축’ 연구를 통해 ㈜환경과학기술이 구축한 JOISS는 그동안 KIMST를 통해 도출된 연구과제자료를 필두로 △기온, 기압, 풍속, 풍향 등 해양기상 정보, 수온, 염분 등 해양물리 정보 △용존산소, 인산염인 등 해양화학 정보 △조류, 생체량 등 해양생물 정보 △총자력값, 입도 등 해양지질·지구물리 관련 정보를 아우르는 다양하고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이루고 있다. JOISS는 관측자료 2억2,000여건, 모델·재분석자료 2,959TB, 위성자료 5,504TB 등 국내 최다 해양과학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JOISS는 국립해양조사원이 산업화를 주목적으로 해양수산관련 정보 제공하는 국가해양정보마켓센터(KOMC)에 메타데이터 52건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JOISS를 활용해 해양과학조사 기술개발에 대한 연구성과 소개 및 관할 해역 내 해양과학 조사자료의 현황분석, 자료제공을 통해 연구자, 업체 관계자, 정책 결정자들의 정보 공유가 가능해져 해양과학 분야 경쟁력 증진을 통한 국가해양 이익 창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체계적인 자료 집합소, 사용 편리성 도모

시범운영 중인 JOISS 회원 수는 1,000여명을 넘어섰다.

JOISS는 각계 분야의 해양수산인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해양과학 데이터는 자료를 생산하는 기관이나 연구자에 따라 형태와 포맷이 다르게 생성되어, 자료 이용자가 자료 접근·활용하는데 불편을 배제하지 못했다. 이에 JOISS는 사용자의 편의성을 위해 자료의 수집-처리-저장-품질관리 방법으로 큐레이션(Curation)을 진행하고 있다.

JOISS는 연구자가 자료를 생산하기 전, 계획단계를 체계화·문서화 할 수 있도록 연구자의 연구특성 및 생산되는 연구데이터에 특화된 데이터 관리 계획(DMP, Data Management Plan) 서식을 개발하고 연구자에게 제공한다. 오픈사이언스 추세로 해외 선진국들이 데이터 정책에 DMP 작성을 의무화하는 가운데 JOISS 또한 DMP를 통해 자료 생산자의 데이터관리를 용이하게하고, 자료 이용자의 이해를 증진시킨다.

또한 다양한 기관과 연구자에 의해 생성된 데이터셋과 메타데이터를 여러 연구자에게 공유하고 이용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 관측항목, 해역, 플랫폼 등에 대해 표준화를 수행하고 있다. 표준화를 통해 혼용되는 용어를 체계화 및 코드화하고, 이를 ISO19115 기반으로 메타데이터를 정리하여 JOISS 자료는 지리정보 검색방식과 메타데이터 브라우징 방식으로 검색이 가능하다.

한편, JOISS는 자료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자체 데이터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날짜·시간 테스트, 위경도, 위치, 전 지구적 범위, 지역적 품질 테스트로 결과로 ‘QC(원문) 플래그’를 부여하고, 이를 종합하여 데이터셋리포트 자료를 이용자에게 전달한다. 습득한 해양자료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자료의 신뢰성이 핵심이므로 ㈜환경과학기술은 수준 높은 품질관리를 지원하기 위한 각종 품질관리 알고리즘을 JOISS에 지속적으로 적용시키고 있다.

아울러 해양분야 최초로 데이터셋에 DOI(Digital Object Identifier,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부여되는 고유 식별번호) 서비스를 실시해 데이터 주소나 위치가 바뀌어도 데이터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이에 온라인상에서 연구 관심이 동일한 연구자들 간 연구데이터를 공개·공유하는 협업플랫폼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연구자가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및 소설 네트워크(SNS)을 통해 자신의 연구실적 정보나 연구 결과물을 공개·공유하면서, 출판 이전 사전 공개, 발표자료, 홍보 등도 가능해진다.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해양정보 저장소, JOISS

해양연구자들은 우리나라 주변 해역에 대한 종합적인 해양과학 데이터를 수집하고 결과를 분석 및 비교해 장기 시계열 연구의 보조자료로 JOISS를 활용할 수 있다. 또한, 필요한 해양과학 데이터가 손쉽게 산포도, 수직단면도, 수평분포도 등 다양한 그래프로 변환될 수 있는 것도 JOISS의 강점이다.

해양관련 교육기관 및 초·중·고등학교 교육자들은 수업에 JOISS 내 자료를 채택할 수 있다. 지난해 인천광역시교육청 지구과학교과연구회의 중·고등학교 교사는 중·고등학교의 지구과학 수업 또는 동아리 활동에 적용할 수 있는 31개 주제를 JOISS를 통해 자료를 수집했다.

▲ 인천광역시교육청 지구과학교과연구회의 중고등학교 교사는 JOISS를통해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 인천광역시교육청 지구과학교과연구회의 중고등학교 교사는 JOISS를통해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 해양과학기초연구, 해양영토관리, 해양환경관리, 수산자원관리, 해양공간계획 등 해양정책 의사결정을 위한 기초자료로 JOISS가 이용될 수 있다.

기온변화로 인한 극심한 고수온·저수온 현상, 바다모래 채취로 인한 수산자원고갈, 해상풍력발전의 수산업과 상생문제 등과 같은 이슈들에 있어 기존에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자료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해관계자 간의 불협화음이 발생했다. 가령 미생물수, 수산물 개체수, 동물플랑크톤 총개수 등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어업인들이 바다모래 채취 금지를 주장한다면 정책결정자들에게 보다 설득력 있는 호소가 될 것이다.

JOISS는 아울러 산업계에도 활발히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풍력발전, 원유·가스시추선, 해양과학기지, 수중로봇 운용, 해저케이블 구축과 같은 해양 개발시 수온, 파고, 파주기, 풍향, 풍속, 지질 탁도 등 데이터들이 환경영향평가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면 개발과정에서 안전을 담보하고 비용 및 시간을 감축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개발과정에서 수행되는 기상 및 해양관측자료를 이용한 해양모델링의 경계조건 설정 및 검보정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JOISS 활용을 통해 기존 연구자료 현황을 파악해 중복연구를 피할 수 있는 점도 과학계의 괄목할 만한 성과이다. JOISS는 앞으로 국가대표급 해양과학 자료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여 해양수산 경쟁력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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