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한반도 바다를 누비는 작은 해상왕국, 크루즈산업 육성하자
통일한반도 바다를 누비는 작은 해상왕국, 크루즈산업 육성하자
  • 김창수 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 교수
  • 승인 2018.11.0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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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김창수 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 여행항공크루즈경영 교수
▲ 김창수 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 여행항공크루즈경영 교수

[현대해양] 상상해 본적이 있다. 해상왕 장보고가 환생한다면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바다 위를 누비는 작은 해상왕국, 즉 꿈과 낭만, 사랑이 넘치는 해상낙원을 만들어 세계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들의 꿈과 소망을 실현 시켜 주지는 않았을까.

우리 인류는 지금도 하트피아(heartpia)의 세계인 유토
피아, 파라다이스, 지상낙원을 꿈꾸고 있다. 이러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땅에는 테마파크, 복합리조트 등을 개발하고 있고, 바다에서는 대형 호화 크루즈가 꿈의 세계를 구현하고 있다. 호화 크루즈는 드넓은 바다를 항해 하는 특급호텔, 다양한 레저스포츠 시설과 엔터테인먼트, 기항지 여행 등으로 융복합된 떠다니는 작은 해상리조트 도시이다.

크루즈는 조선산업과 크루즈관광산업으로 대별된다.

지금까지 조선산업은 우리나라의 핵심산업으로서 대한민국 발전의 핵심 원동력이었으나, 조선산업은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크루즈 전문정보지인 ‘Cruise Industry News’에 따르면 2017년 365척의 크루즈선이 2027년에는 434척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크루즈 선박의 90% 수주는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독일의 마이어 베르프트, 프랑스의 샹티에 드 라틀란티크 등 세계 3대 크루즈 조선사가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는 크루즈 활성화에 박차

최근 중국은 2020년 크루즈관광객 500만명 수요에 맞는 크루즈관광시대를 대비하고 세계 조선산업의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기술 지원으로 크루즈선 건조에 착수 한다고 하였다. 중국 최대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집단(CSSC)은 세계최대 크루즈 운영업체인 카니발사와 합작벤처 설립에 합의하고 초대형 크루즈 제작에 나서기로 하였다.

이러한 세계 크루즈관광 환경변화와 수요전망, 중국의 크루즈산업 선점전략에 대응하여 우리나라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조선부문에서 엔지니어링과 설계실력이 최고수준이며, 선반건조기술의 90∼95% 국산화를 이룬 한국에서 부가가치와 경제적 파급효과가 높은 크루즈 선박을 왜 만들지 못할까.

지금부터라도 우리 정부는 어려운 조선산업과 크루즈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중장기 지원정책을 수립하여 한국 조선업계 ‘빅 3’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함께 합작법인을 만들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크루즈관광 시대에 대비하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한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한국은행권 500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으로 선박을 수주했던 ‘개척정신’의 사고가 절실한 때다.

세계크루즈선주협회(CLIA)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 크루즈관광객은 연평균 성장률이 5.0%씩 증가함에 따라 2017년도에는 2,516만명의 시장규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시아 크루즈 시장은 연평균 약41% 성장으로 2016년 기준 크루즈 관광객이 310만명으로 나타났다. 2016년 방한 크루즈 관광객수는 745회 기항에 198만명을 넘어섰고, 해양수산부는 2020년에는 300만명의 유치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크루즈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하여 중국, 일본, 싱가폴 등은 자국을 모항으로 하는 대형 크루즈항의 지속개발, 크루즈 국적선사의 육성, 글로벌 선사의 진출 지원, 외국 크루즈선의 기항 횟수 증가를 위한 다양한 크루즈관광정책과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적 크루선 운항은 언제쯤...

우리나라도 2015년 8월 ‘크루즈산업 육성과 지원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서 크루즈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제도적, 정책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해양수산부는 정부합동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국적 선사를 출범시켜 한·중·일 노선에 시범운항 한다고 밝혔으나, 2018년 현재도 국적 크루즈선의 취항은 언제 가능할지 가늠조차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해양수산부는 크루즈와 크루즈관광의 이해부족, 관련 부처간의 이기주의와 관심부족, 조정능력의 한계를 보이고 있어 크루즈관광 산업의 숙원인 국적선사 출현은 쉽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정부의 크루즈산업 육성 의지와 관심이 부족한 현실에 비추어 볼 때, 크루즈회사들이 재무적 투자자와 전략적 투자자를 모집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는 크루즈관광 산업을 남북화해 시대에 발맞춰 3면이 바다인 한반도와 중국-대만-일본-러시아를 연결하는 평화크루즈를 구상할 필요성이 있다.

이 구상은 최근에 펼치지고 있는 남북화해 무드에 편승해 북한을 기항지로 추가하여 금강산 관광과도 연계시킨다면 폭발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크루즈관광산업이 민간투자사업이 아니라 미래 통일한 반도의 동력산업이면서 고용창출 산업이라는 사고전환을 통하여 범정부적으로 크루즈관광산업의 육성과 지원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정부는 산업은행의 ‘기업투자촉진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여 크루즈산업을 신성장 산업이면서 투자리스크가 큰 대형 프로젝트 사업관점으로 이해하여 조선산업, 크루즈항. 크루즈관광을 복합적으로 디자인하는 자세를 가지고 과감한 위험감수자(risk taker)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부산, 여수, 제주, 인천 등 육상 해양도시의 수용태세와 콘텐츠의 재정비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항지에서 체류할 때를 맞추어 축제와 쇼핑, 음식을 연계시킨 고객맞춤형 관광 코스의 개발이 필요하며, 시장 다변화를 통해서 중국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도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해상왕 장보고의 꿈인 해상왕국을 건설하여 통일한반도 평화크루즈여행을 시작으로 전 세계를 여행하는 꿈을 향해 크고 담대한 크루즈 항해를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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