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수산시장,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노량진수산시장,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 공노성 수협중앙회 대표이사
  • 승인 2018.10.04 15: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희생 치르더라도 법대로 처리해 나갈 것

 

공노성 수협중앙회 대표이사

[현대해양]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에 위치한 노량진수산시장은 서울역 인근 의주로에 있던 서울수산을 1971년에 이전, 개장한 국내 유일의 수산물 전문 중앙도매시장으로 수산물유통의 관점에서 볼 때 그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설립근거를 두고 있으며, 2002년에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의거 어민의 대표기관인 수협중앙회가 인수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시장의 노후화와 도심환경개선, 낙후된 동작구·노량진 일대 재개발과의 연계, 식품위생수준 제고를 위한 시장의 현대화가 정부를 중심으로 논의되기 시작해 2005년 ’수도권발전종합대책'의 일환으로 ‘노량진수산시장현대화지원계획’이 수립되고 그 후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기본계획수립을 거쳐 국내 최고의 설계회사와 시공사를 선정해 2012년말 착공식을 가질 수 있었다. 공사기간중 기존의 상권 축소 방지를 위해 영업을 계속하면서 현대화를 진행해야 하는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고, 착공 전 소매상인, 중도매인들이 기본계획의 일부내용에 반대해 시위 등의 형태로 의사를 표시했지만 수십 차례의 설명회, 협의절차를 거쳐 양해각서, 합의서 체결로 그들의 의사를 반영시켜 나갔다. 기본계획을 변경하기 위해 도시계획은 서울시와, 부지문제는 농림부와 인근 농산물 비축공사의 김포물류기지 이전을 위한 수많은 협의절차를 거치는 등 우여곡절의 과정이 있었다.

 

2015년 완공된 노량진수산시장 신시장

드디어 2015년말 계획대로 시장이 완공되었다. 대한민국 수도 중심부 올림픽대로변에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 노량진수산시장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규모와 시설을 갖추고 있는 수산물 전문시장인 것이다. 영업을 지속하면서 확장이 불가한 부지의 한계 등을 극복하고 구시장 부지 일부와 비축기지 부지 위에 이러한 대건축물을 완성시킨 것이다.

신시장은 일단 ‘가사용승인’을 얻은 후 서울시로부터 구시장은 폐쇄하고 신시장을 새로운 수산물도매시장으로 지정 받았다. 그리고 2016년 3월부터 도매 업무를 시작으로 소매업, 식당, 얼음공급, 창고보관, 기타 부대업무 등이 본격 운영하고 있다. 데크시스템을 적용한 위생적이고 원활한 물류흐름이 장점인 경매장, 일반소비자들의 차량동선을 고려한 빠른 접근 및 냉난방이 쾌적한 소매공간, 훨씬 다양하고 깨끗해진 횟집들로 인해 빠르게 사정은 정상화 되었고 고객들도 차츰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870개에 달하는 소매상 중 일부(약 270여 명)가 수협 측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전을 거부한 채 2년반 이상이나 이미 ‘폐쇄된 시장인 수협의 사유지’에서 ‘무단점유’를 통해 ‘불법 상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그간 그들은 노량진수산시장 직원들을 횟칼로 난도질한 바 있고, 강제집행을 진행하는 법원 집달관들의 공무를 극렬 방해해 공권력을 비웃고 있다. 대한민국 서울 중심부에서 아무런 안전, 위생시설도 없이 무허가 난전을 벌이고 있는 이들의 목적은 과연 무엇일까.

구시장은 지어진지 벌써 48년이 지난 낡을 대로 낡은 건물로 현재는 관리주체도 없이 상인들이 수협 측의 접근을 막고 스스로 관리하고 있다 하나 낙석, 붕괴의 위험은 물론 화재, 치안, 식품위생사고등 대형사고의 개연성이 다분히 높은 곳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관할 지자체, 경찰, 소방, 위생당국은 수수방관 손을 놓고 있을 뿐이다. 대형 안전사고가 터져 우왕좌왕하며 서로 책임공방만 일삼는 여타 사고현장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지경인 것이다.

 

구시장은 치외법권?

‘무법천지 해방구’를 누리고 있는 저들은 법외 존재들인가? 막대한 국민혈세와 수협 자체자금을 투입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고, 구시장보다 훨씬 쾌적하고 훌륭한 시설에서 영업할 수 있어 이미 많은 소매점포가 이전해 영업을 잘 하고 있다. 생활터전이 없어진 것도 아니고, 가게가 없어진 것도 아닌데 그간 피땀 흘려 모은 수협, 즉 어민의 자산인 구시장 부지를 마냥 내어 놓으라고 생떼를 쓰는 것이 대체 가당키나 한 일인가?

‘노량진수산시장’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훼손당하고 있는 미리 입주한 다른 상인들의 피해는 어찌할 것인가. 수협은 이곳 불법상인들을 하루 빨리 이전시키고 구시장 건물을 완전 해체하고 순환도로를 만든 후 완전한 준공검사를 필해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을 완결해야 한다. 이후 지하철 1, 9호선과 연결하는 지하 환승통로를 완성하고 노량진시장과 같이 관광벨트를 이뤄 집객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도록 지역특성에 부합한 복합상업시설로 개발해, 타지역에 비해 현저히 낙후된 동작, 노량진 일대 개발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여기서 창출된 수익으로 어려움에 처한 우리 어민을 항구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어민지도사업의 수익기지화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따라서 수협은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마지막까지 원칙에 입각해 어민조합원의 재산을 보호하고 그들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법대로 처리해 나갈 것이다.

시장 개설자의 지위로 구시장을 정식으로 폐쇄조치한 서울시는 물론 관할 지자체, 경찰, 보건, 소방, 식품위생 당국은 단순히 수협과 상인 사이의 갈등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노량진수산시장현대화’ 국책사업을 완성해 원 주인인 어민에게 돌려주고 아울러 서울시민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