넙치 바이러스성 출혈성 패혈증 백신 개발
넙치 바이러스성 출혈성 패혈증 백신 개발
  • 현대해양
  • 승인 2012.07.0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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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산과학원 병리연구과 황지연 박사


 백신 개발의 목적
 최근 어류양식 규모의 대형화에 의한 가격 하락, 사료 과다 투여에 따른 어장의 오염과 이로 인한 생산성 감소 및 질병 발생 증가 등으로 양식 산업이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양식생물의 질병발생은 사육수인 물을 매개로하여 병원균이 빠르게 확산되어 양식어가에 경제적인 손실을 끼칠 뿐만 아니라 수서생태계에 치명적인 피해도 미칠 수 있다.

 국가차원에서 양식생물의 질병에 의한 피해를 예방하고자, 1990년대부터 국립수산과학원 병리연구과가 주도하여 어류질병 예방백신 개발을 추진하여 왔다. 2006년에야 비로서 ‘수산동물질병 예방백신 공급 사업’이 시행되었으며, 이 지원사업은 출발 당시 5억원이었으나 2011년 35억으로 점차 확대되었다.

 따라서 근래에는 민간 기업에서도 연구개발에 참여하여 신상품 출시가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에는 백신개발 초기인 2003년에 수산용 백신 생산업체가 1개에 불과하였으나, 2012년 현재 생산 또는 수입 업체가 9개로 증가하였다. 이들 업체에서 17개의 수산용 백신에 대한 품목허가를 받아서 2011년 총 38백만 마리분을 공급하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상품화된 백신은 대부분 세균성 질병에 대응하는 세균성 질병 백신으로 넙치의 바이러스성 질병의 예방백신은 제품으로 상용화된 것은 없다.

 이에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넙치에서 발생하는 주요 질병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양식 넙치의 병원체 감염 현황을 조사하여, 이중에서 높은 감염율과 폐사율을 보이는 ‘바이러스성 출혈성 패혈증’ 바이러스의 백신을 개발하게 되었다.

※백신이란?
백신은 사람이든 동물이든 병원체에 한번 감염된 후 다시 같은 종류의 병원체의 침입을 받았을 때 일정 기간은 감염이 되지 않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인위적으로 병원성을 제거하고 항원성만을 가지게 하여 세균과 바이러스가 감염 시 항원을 기억하여 생체에서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백신은 방어적인 면역반응으로 기억세포에 의해 오랜 시간동안 면역반응이 지속되는 것이므로 치료의 수단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예방의 수단이기 때문에 반드시 건강한 어류에 접종해야한다.


 바이러스성 출혈성 패혈증이란?
 바이러스성 출혈성 패혈증(Viral Hemorrhagic Septicemia, 줄여서 ‘VHS’)은 2001년 우리나라 넙치에서 처음 보고되었고, 현재는 넙치에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 중 가장 치명적인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질병에 감염되면 몸 색깔이 검어지고 복부팽만과 탈장 증세를 보이며, 병어를 해부해 보면 복강에 맑은 복수가 차 있고 간의 충혈현상 및 비장비대 등을 관찰할 수 있다.

 VHS를 일으키는 요인으로는 어종, 어체의 크기, 영양상태, 양식 밀도, 수온, 수질 등의 여러 인자가 작용하지만 이 중에서도 수온이 가장 중요한 환경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넙치에 있어서 VHS와 수온에 대한 연관성을 살펴보면, 수온이 9~13℃에서 주로 발생하며, 12℃ 전후에서는 폐사율이 높고 진행속도도 빠른 반면에 수온이 15℃만 되어도 폐사울이 급격히 떨어지고 18℃로 수온이 상승하면 질병의 발생 현상이 관찰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우리나라의 육상 수조식 양식방법에서는 11월말부터 4~5월에 VHS의 감염 증상이 나타난다.

 VHS는 수산생물질병관리법 제2조에서 규정하는 수산생물전염병으로 전염속도가 빠르고 대량폐사를 일으켜 지속적인 감시와 집중 관리가 필요한 제3종 법정 질병이며, 방역조치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에 일단 감염 및 질병발생이 확인되면 이동제한과 소독 조치가 이루어지는 심각한 질병이다. 실질적으로 국내 VHS에 의한 피해액은 연간 약 70억원으로 추정되며, VHS의 감염에 따른 방역조치 비율은 2010년과 2011년에 전체 방역조치의 각각 25%와 30%를 차지하였다.

 실험 경과 및 결과
 VHS 백신은 세포주를 이용하여 대량배양한 후에 화학적 물리적 방법을 이용하여 면역원성은 잃지않고 병원성을 불활화 시킨 불활화백신이다.
평균 17cm 정도의 넙치에 불활화시킨 백신을 복강주사하고 나서 6주 후 VHS 바이러스(줄여서 ‘VHSV’)의 감염실험 결과, 백신을 주사하지 않은 대조구는 10%의 생존율을 보였지만 백신을 주사한 실험구에서는 80%의 생존율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넙치의 바이러스성 질병을 예방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넙치의 바이러스 출혈성 패혈증 백신’으로 2012년 5월에 특허출원을 실시하였다.

 추후 연구계획
 이번에 개발된 VHS 백신은 생산업체에 기술이전을 통하여 조기에 상용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국립수산과학원은 안전하고 건강한 양식 넙치를 생산하기 위하여 VHS 백신 뿐 아니라 처리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백신처리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백신 접종효능을 높이고자 아쥬반트(면역보강제)가 첨가된 혼합백신 등 질병을 예방하는 고효능 백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더불어 병원체의 병인학적 연구를 통해 백신 후보균주의 확보, 성장단계별 면역체계 조사에 의한 최적 접종시기 설정 및 어류질병 예방백신의 프로그램 개발 등 기초 연구에도 힘쓸 계획이다. 이와 같은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통하여 양식산업보호 및 질병으로 인한 양식어업인의 경제적 피해 감소, 수산생물 건강관리와 수산생물전염병 확산방지로 수서생태계 보호 및 국민에게 안전한 수산식품의 공급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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