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의 수중로봇과 그 역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수중로봇과 그 역할
  • 서주노 한국해양대학교 초빙교수
  • 승인 2018.10.01 22: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서주노 한국해양대 초빙교수

[현대해양]

해양은 자원의 보고

최근 육지 자원이 고갈되어감에 따라 인류는 다양한 생물·에너지·광물 자원의 보고(寶庫)인 바다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구 표면의 71%가 해양이고, 세계인구 44%가 바다로부터 150Km 이내에 살고 있으며, 국제무역의 90%가 바다를 활용하고, 연간 100만 톤의 바닷물고기를 인류가 소비하고 또한 잠재적 22조 달러의 해양 에너지 등을 보유하고 있는 바다는 무한한 경제적 가능성의 공간임과 동시에 심해의 경우 인간이 접근하기 매우 어려운 미지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에 따라 세계적으로 이러한 미지의 해양 공간을 연구하고 탐색하기 위한 수중로봇 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비전게인(Visiongain)의 보고서에 따르면, 바다의 자원을 개발 활용하기 위한 세계 수중로봇 시장규모는 오는 2021년 34억7,900만 달러(약 3조9,66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미국·유럽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우리 이웃인 일본과 중국 등도 수중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수중로봇

우리가 흔히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대표적 사례로 인공지능을 이용한 육상로봇, 공중드론과 미래형 자율 자동차를 언급하고 있다. 육상로봇, 공중드론과 자율 자동차는 컴퓨터와 인터넷기술의 산물인 지식정보화 시대를 거쳐 4차 산업혁명 기술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Big Data, 그리고 사물인터넷(Thing of Internet) 기술 발전을 통하여 미래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 시킬 것으로 많은 학자들이 이야기 하고 있다.

▲ 다관절 해저로봇 크랩스터

4차 산업혁명 기술은 이러한 로봇을 비롯한 적용분야를 인간이 기대하는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도달 할 수 있으나 인간 기대치 보다 크게 발전하지 못하고 그 영향력 또한 크지 않을 것으로 필자는 생각한다.

그러나 인간이 활동하기에 많은 제약과 한계를 가지고 있는 수중환경을 고려하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한 수중로봇의 발전은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

수중환경(Underwater Environment)은 공기보다 약 1,000배가 높은 밀도를 가지고 있는 공간으로 인간은 자체적으로 3분 이상을 머무를 수 없고 수심이 10m 증가할 때마다 1Bar의 압력이 증가되므로 인간 활동 또한 크게 제약을 받는다. 또한 지상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정보전달의 통신 수단인 전파를 사용할 없다는 기술적 큰 한계를 갖는 공간이다.

이와 같이 전파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제약으로 수중에서 수중로봇의 항법, 통신, 장애물 인지, 주어진 임무 수행을 위하여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인공지능 기술이 요구된다.

수중로봇 중 자율무인잠수정(AUV, Autonomous Underwater Vehicle)은 해양환경 조사, 해저탐사, 자원채취, 해양 플랜트 유지 및 보수, 수중건설 등에 참여해 자율적으로 이동하여 부여받은 임무를 절차에 따라서 수행한다. AUV는 수중에서 이동하는 과정에서 장애물을 회피하거나 조류를 극복 또는 활용하고 비상시 스스로 조치하며 제한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됐다.

AUV는 수상의 외부와 어떠한 통신을 이용하여 장기간 정보를 공유할 수 없으므로 탑재된 각종 센서로부터 얻어지는 정보를 활용하여 AUV의 행동을 결정하고 수행한다.

AUV의 활용에서 매우 중요한 기술 중의 하나가 수중로봇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수중에서 정확한 위치 파악은 획득한 정보의 가치를 결정하고 정확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한다. 이러한 수중 위치 산출 방법에는 주로 복합항법, Map-based Navigation,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등이 사용되고 있다.

Big Data 기술을 수중항법에 적용하면 실시간으로 많은 소나 센서 정보를 가공하여 위치파악에 활용할 수 있어 정확한 위치를 산출할 수 있다. 또한 수중에서 소나로 스캔되는 정보를 이용하여 수중로봇이 인식되는 물체를 판단할 수 있어 임무 수행에 획기적으로 기여 할 수 있다.

수중공간에서 감시 및 정찰, 수중환경 정보획득 임무 수행은 동종의 수중로봇 또는 이종의 수중로봇이 다양한 형태의 진형을 구성하여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경우에 수중로봇간의 통신은 획득한 정보전달 뿐만 아니라 수중로봇의 위치 등을 교환할 수 있는 수중네트워크 구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지상의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 기술과 매우 유사하게 구성된다.

물론 수중에서는 음향통신기술이 기본이 될 수 있으나 이 기술은 아직 충분히 개발되었고 볼 수 없으며 특히, 해양환경의 특성에 따라서 성능이 크게 달라지는 경향을 알 수가 있다.

이와 같이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수중로봇의 발전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오히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야기하기 전부터 수중로봇은 이러한 기술 분야를 개발하여 오고 있었다. 미래 수중개발을 위한 수중로봇의 개발 성공여부는 4차 산업혁명 기술에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다.

▲OOI 프로젝트 구상도

국내 수중로봇 기술 수준

현재 로봇기술의 개발이나 연구 투자비를 고려하면 육상로봇이 과반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수중로봇은 10% 남짓 비중 밖에 안 될 정도로 편중된 연구구조를 가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에서 민수분야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군사용 수중로봇은 방위사업청에서 기뢰처리기, 기뢰탐색 등에 활용된 극소수 수중로봇에 연구가 진행된바 있다.

이러한 연구 환경으로 인하여 국내에서는 어떤 수중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중로봇이 상업화된 실적은 전무한 상태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KRISO를 중심으로 개발된 KROV, SAUV(Semi-Autonomous Underwater Vehicle), 심해 6,000급 해미래, 이심이 AUV는 연구용으로 개발되어 운용되어왔으며, 2014년부터 연구개발하고 있는 수중건설용 로봇은 시험단계에 있다. 한국해양대학교, KAIST, 서울대 등에서 수중로봇을 연구하였고 지금도 수행하고 있으나 연구 수준에 머물고 있음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특히, 군사용 수중로봇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잠수함을 대신할 수 있는 무인잠수함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무인잠수정은 군사적 활용에서 비용대비효과 측면에서 매우 우수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미 해군에서는 2030년까지 무인잠수함 사단을 건설하여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그리고 중국에서도 수중로봇을 활용하여 기뢰탐색 및 제거, 감시정찰, 대잠작전은 물론이고 핵무기 운반 및 공격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연구가 활발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매우 저조한 연구 수행실적과 무인잠수정의 군사적 활용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술의 무인잠수정을 활용하여 군사적 운용에 사용한 경험이 전무하다.

따라서 선진국 대비 기술 수준또한 매우 빈약하다고 할 수 있다. 2년 전부터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대형급 무인잠수정이 개발되고 몇몇 기술이 확보된다면 군사적 활용에 기대를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 수중로봇의 역할

미국은 NRI(National Robotics Initiative·국가 로보틱스 이니셔티브)를 통해서 로봇 분야 전체에 대한 기초·응용 연구를 지원함과 동시에 민간부문과 군(軍)이 협력해 다양한 형태의 수중로봇을 연구하고 있다.

민간은 메이저 석유회사를 중심으로 ROV(Remotely Operated Vehicle·원격무인잠수정), AUV를 활용한 석유·가스·광물 등 해저자원을 조사·탐사하면서 해양 플랜트 등 미래 수중 사업 모델을 계속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하는 수중네트워크를 구성하여 매우 정확한 해양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프로젝트 OOI(Ocean Observatories Initiative)를 진행하여 기후변화 등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였다.

▲ ROV 수리 중인 엔지니어들

유럽의 여러 나라들도 미국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율무인수중탐사로봇이 자기조직화(Self-Organisation)할 수 있는 지능형 센서를 개발하고, 수중 통신·네트워크·운항 등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해상 풍력·해저 케이블 설치 등에도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수중 작업을 위하여 SWARM(Smart Networking Underwater Robots in Cooperation Meshes)Project, Sunrise Project, AMOS(Autonomous Marine Operation System) Project 등을 수행하고 있어 향후 유럽의 일정한 해양 정보를 실시간으로 획득하고 필요한 부서에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미래 자율무인잠수정은 민수분야 활용도 다양하겠지만 군사용 목적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수중로봇에 적용하여 인명손실을 줄이고 국방예산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무인체계를 개발하여 대잠전 등 다양한 해군전투에 적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 해양수산부도 이와 같은 추세에 따라 MOVE(Marine Operational Vehicle and Equipments) 4.0를 계획하고 있으며 MOVE 4.0 Project가 계획대로 수행된다면 동해의 광범위한 해양 정보를 정확하게 실시간으로 획득할 수 있고 남해 양식장의 스마트한 관리로 풍부한 수산물을 공급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세월호와 같은 해양사고를 미리 예방하고 사고 시 구난 구조 활동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수중장비와 네트워크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Profile 서주노 한국해양대 교수

1981. 3. 해군사관학교 기계공학과 졸업

1987. 2.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졸업

1989. 10. 미 해군대학원 기계공학과 졸업(석사)

1997. 5. 미 캘리포니아대학교(UCSB) 기계공학과 졸업(박사)

1985. 3. ~ 2011. 7. 해군사관학교 기계조선공학과 교수 역임

2011. 8. ~ 2014. 7. 삼성탈레스 해양시스템연구소 상무 역임

2014. 10. ~ 현재 한국해양대학교 공과대학 해양군사기술센터장 /초빙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