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에 수산업 성패 갈린다!
기후변화 대응에 수산업 성패 갈린다!
  • 서장우 국립수산과학원장
  • 승인 2018.09.1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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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 서장우 국립수산과학원장

[현대해양] 올해 여름은 기록에도 남을 만큼 더위가 맹위를 떨쳤다. 특히 여름철 장마가 짧게 지나가고 동시에 폭염이 일찍 시작되면서 장기간 지속된 탓에 온열환자 증가, 전력 수급 문제, 국민생활 문제 등 사회 전반적으로 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폭염은 수산물의 생산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으며, 물가 상승 등 생활경제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극심한 폭염의 원인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에 의한 열돔(Heat dome) 현상이 가장 큰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과 북미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폭염, 북태평양·티베트 고기압 의한 열돔현상이 주원인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기후변화에 따른 문제들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특이한 형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후변화를 이야기할 때 과거에는 장기적으로 변화하는 온도 혹은 그에 따른 다양한 사회·문화·산업적 분야 등의 단편적인 문제로 인식돼 왔으나 최근에는 극한 환경변화로 이어져 여름철은 더 덥고, 겨울철은 더 추운 양극화 현상으로 논의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여름철 폭염 원인은 티베트 고원의 적설량 감소, 아시아 중앙부의 사막화, 제트기류의 변화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겨울철 한파는 북극 온난화에 의한 음의 북극진동 가속화, 블록킹 현상, 제트기류의 변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바다라고 해서 이러한 기후변화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올 여름 우리나라는 폭염에 의한 극심한 고수온 현상을 겪고 있다. 지난 7월 17일 고수온 관심단계가 발령된 이후, 7월 24일 남해안, 제주, 서해남부 연안을 중심으로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됐다.

8월초에는 일부 해역을 제외한 전 연안에 고수온 특보가 발령됐다. 8월 6~9일 대부분의 해역에 고수온 주의보에서 심각단계인 고수온 경보로 대체되는 등 한 달 이상 고수온이 유지됐다.

이러한 고수온 현상은 최근 3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더 큰 문제는 고수온의 발생시기가 점점 앞당겨지고 있으며 기간이 길어진다는 점이다.

남해연안을 기준으로 볼 때, 2016년 8월 10일, 2017년 8월4일, 올해는 7월 24일 고수온이 시작돼 지난 3년 동안에 고수온 발생시기가 약 20일 정도 앞당겨졌고, 그만큼 양식생물들이 고수온에 노출되는 기간도 길어졌다는 뜻이다.


여름 폭염, 겨울 한파 더욱 증가 전망

수산분야에서 고수온에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업계는 양식어업이다. 해상가두리나 육상수조 양식장의 경우, 고수온이 발생하면 액화산소를 공급하거나, 차광막 설치, 먹이공급 중단과 같은 방법을 통해 양식생물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대응하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

뿐만 아니라 여름이 지나가면 겨울철에 닥칠 한파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올해 초, 1~3월에는 저수온에 의한 피해가 충남, 전남, 전북 해역에 집중적으로 나타나 돔류를 비롯한 양식어류의 대량 폐사가 발생, 100억 원 이상의 재산손실이 일어났다.

고수온과 저수온 현상은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이벤트식 현상이 아니라 해마다 여름철과 겨울철에 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이처럼 심화되는 기후변화에 의해 여름철의 폭염과 겨울철의 한파는 더욱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수온·저수온 현상에 대응한 다양한 연구

전 세계 해양학자와 기후학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해양폭염(Marine Heat wave)이다. 또 세계 각 국에서는 해양폭염에 따른 생태계와 수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우리 연안에서 매년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 고수온과 저수온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연근해에서 수온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해양환경 측정부이 54개를 통해 관련 정보를 국민들에게 실시간 제공하고 있다.

또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연근해 수온상승에 따라 아열대성 어류들의 출현에 대해 제주도 및 남해안 해역을 중심으로 연중 생물조사를 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아열대성 유독성 생물 연구에도 집중하고 있다.

또한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고수온 혹은 저수온에도 사육이 가능한 온도 내성 양식품종과 일반 양식생물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속성장 품종 개발을 통해 1년 안에 키워 출하가 가능하도록 하는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물을 교환하지 않고도 오랜 기간 양식이 가능한 첨단 순환여과식 양식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이처럼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에서에서는 해양폭염에 따른 수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왜냐하면 기후변화는 인간의 힘으로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기후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고 적응하는 일이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수산업의 성패가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처럼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면 수산업은 다시 한 번 더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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