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칼럼]세계최초 컨테이너선 북극항로 운항의 시사점
[편집국칼럼]세계최초 컨테이너선 북극항로 운항의 시사점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8.09.03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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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호 현대해양 편집국장

[현대해양 김영호 기자] 세계최대의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의 Maersk社가 세계 최초로 북극항로를 통한 컨테이너선 운송을 위해 지난달 28일 부산항을 출항해 해양수산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에 출항한 선박은 Maersk社의 3,600TEU급 내빙 선박 Venta Maersk호로 9월5일 베링해에 진입해 북극해 항로를 통항한 후, 9월22일께 독일 브레멘하벤항에 도착하게 된다. 이럴 경우 기존의 수에즈항로 대비 수송시간이 약 14일 정도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Maersk社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항해는 정기컨테이너선의 투입이 아니며, 북극항로 운항과정에서의 많은 운항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시험운항임을 강조하면서 아직 기존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항로의 대체항로로서 북극항로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히고 있다.

그동안 북극 지역은 얼음이 녹는 약 4개월(7~10월)만 운항이 가능하고 특수한 쇄빙선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컨테이너운송의 정시성 등을 감안할때 얼음이 완전히 녹는 오는 2030년쯤에나 아시아-유럽간 수송이 가능해져, 현재로선 북극항로상의 컨테이너선 화물 운송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세계최초의 컨테이너선 시범운항을 통해 만일 경제성과 안전성이 충분히 확인된다면 북극항로 운항 양상은 크게 달라져 현재 Maersk社가 보유한 7척의 내빙컨테이너선들은 앞으로 북극해 해빙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북극항로 운송에 투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로 북극항로를 경유한 아시아와 유럽간의 정기운송서비스는 이번 덴마크 Maersk社의 컨테이너운송에 앞서 중국이 국영선사인 COSCO社를 통해 풍력설비와 기계류를 비롯해 펄프·동물사료·일반화물 등을 이미 수송해 왔으며, 일본 MOL사도 북극항로를 통한 LNG 운송을 계속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도 수에즈항로의 대안으로서 북극항로 운항 가능성 및 주변국 동향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과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향후 북극항로 운항 선박들이 부산항에 기항하면서 선용품 및 유류 공급, 선원교대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만큼 북극항로 관문항 또는 컨테이너 환적항으로서 부산항이 지니는 중요성과 역할에 대해서 보다 심도있는 연구와 함께 정책적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30년간 북극의 결빙해역이 절반으로 감소하면서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른 폭염, 태풍, 한파 등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즈음에 풍부한 에너지 및 광물·수산자원의 보고이자 기회의 땅인 북극의 존재가치와 중요성은 굳이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이런 맥락에서 오는 2022년까지 북극항로 시범 운항 등 북극에 대한 향후 5년간의 추진전략을 담은 범정부 차원의 ‘新북극정책’이 극지선도국가라는 장기비전아래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차질없이 수행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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