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한 연안선망어업 분쟁
지난한 연안선망어업 분쟁
  • 변인수 기자
  • 승인 2018.08.31 21:23
  • 댓글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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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은 자체 고시 제정으로 해결

지난달 10일 여수시 국동항, 600여명의 전남 연안어업인들이 ‘어족자원 보호를 위한 근해어업 및 해양수산부 규탄, 연안 어업인 생존권사수’ 궐기대회를 열었다.

해양수산부와 전라남도가 연안어업인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근해 업종의 의견만 듣고 있다고 주장했다. 집회 후 어업인들은 어선 수십 척을 동원해 해상시위도 벌였다.

이들은 “어린 물고기들 싹쓸이 하는 혼획 반대”와 “기선권현망의 수산업법 위반 사항을 현행법대로 처리해 줄 것” 을 요구했다.

 

연근해 조업 갈등

“범법자 양산하는 어업정책”

이날 궐기대회를 주도한 전남 연안선망어업인들은 “지난 2010년 개정된 수산업법 때문에 사용하던 어구가 불법으로 규정돼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관련법 개정을 요구했다.

11년째 연안선망어업에 종사하며, 전남연안선망협회에 속한 한 어업인은 전과 40범의 범법자가 됐다.

그는 "벌금형만 해도 헤아릴 수 없고, 집행유예 2회, 어업면허 취소만 3회를 당했다”며, “7월부터 금어기가 해제됐음에도 출어하지 못하고 발이 묶여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준법조업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전남 연안선망어업인들이 법을 지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양수산부는 지난 2004년부터 연근해 어업별 유사업종을 기존 53개에서 41개로 통폐합하는 어구어법 표준화 정책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2010년 4월에는 ‘연근해 41개 어업 종류별 표준어구어법 기준’이 고시됐고,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1년 4월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이 최종 시행됐다.

유사 업종 통폐합 과정을 거치는 동안 해양수산부는 멸치를 주로 어획하는 연안어선인 (구) 건착망·양조망·석조망 등을 연안선망어업으로 일괄 통합·규정했고, 어구어법·조업모식도·어구겨냥도(양조망·건착 망)·표준어구구성도도 그림으로 만들어 공표했다.

연안선망어업에서 불법과 합법의 판별은 △유낭망(자루그물) 형성 유무 △물속에 투하된 어구를 어선이 끌고가는 것을 말하는 ‘인망(引網)’ 여부가 기준이 됐다.

쉽게 말하자면, 선망어업은 수건처럼 생긴 직사각형 모양의 그물을 둘러쳐서 고기를 잡되, 그물에 물고기가 모이는 자루를 따로 만들면 불법이 라는 것. 또, 둘러친 그물을 동력을 가해 이동하게 되면 인망이 되므로 불법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자리에 정지한 상태로 그물을 둘러쳐 물고기를 잡아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유속이 느린 경남지역에서 멸치를 잡을 때 주로 사용되는 방법으로, 상대적으로 조류가 센 전남, 충남 지역에서 행해 왔던 빠른 유속에 대응한 어구어법을 버리고 경남 방식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전남, 충남 어업인들은 즉각 반발했다.

어업인들은 “우리나라 서해와 전남해역은 경남지역과는 달리 물살이 세고, 조수간만의 차가 커 현행 조업방식이 아니고서는 조업이 불가능하다”며, “법 개정 전부터 영위해 왔던 어업 방식이 있는데도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막무가내로 시행해 불법이라 치부하는 정부의 행태는 납득하기 어렵 다”고 반발했다.

 

충남, 도 차원의 강력한 행정개입으로 합법화

한편, 충남 연안선망어업인들은 지자체의 적극적 행정개입으로 조업을 합법화 할 수 있게 됐다. 

진행과정은 이렇다. 

법 개정 전 근해 안강망과 (구)연안 양조망 양측은 멸치자원 선점을 놓고 상대 측 업종의 어구·어업이 서로 불법이라고 고소고발하며 갈등관계에 놓여있었다. 갈등이 정점에 이른 시점에서 마침 정부가 법을 개정하며 경남 식 어구사용을 규정하자, 이를 예의주시하던 충청남도가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해 ‘충청남도 연안선망 멸치잡이 어구규모 등에 관한 고시’를 공표했다.

충청남도는 기존 수산업법시행령 [별표1-2] 내용을 기반으로 어구의 형태 및 구성에 약간의 변형을 통해 포획하는 조업방법을 채택했다. 고기받이 부분에 여자망(세목망)을 제한적으로 부착해 포획된 멸치가 쉽게 모일 수 있게 했다. 강한 조류에 맞서기 위해 주·부선이 역류에 버티는 것이 인망이 아니라는 부분도 인정받았다.

즉, 충청남도는 기존 자루그물 대신 신축성 있는 그물을 이용, 조류에 의해 팽창한 부분으로 멸치를 모을 수 있게 했고, 인망문제는 조업 시 거센 역류를 이겨내는 선체 고정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이 일에 참여한 국립수산과학원 한 관계자는 “충청남도 어구는 평면그물인데 조류를 받으면 뒤로 팽창하는 ‘움쌀’ 부분이 있다. 형태가 자루모양으로 고정된 권현망 식의 자루그물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물론, 법 시행 전부터 충청남도의 고시에 대해 근해안강망·개량안강망 등 타업종의 격렬한 반대와 분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 자료에 의하면, 결과적으로 2011년 8월 충청남도 고시로 인한 타 업종 생산량 변화는 크게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오히려 연안선망 생산량이 소폭 감소했다.

반면,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웠던 근해안강망의 경우 2011년 이후부터 멸치생산량이 연평균 6,246톤 이상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고시 전 연평균 생산량의 2배가 훌쩍 넘는 양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전라남도 연안선망의 불법화에 대해 “연안어업은 지자체 관할이다. 전라남도가 주변 어업인들의 반대로 고시가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전라남도가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주변 어업인들을 설득하고, 어업인들이 충청남도와 같이 어구를 변경하면 국립수산과학원은 어구의 적법성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멸치잡이 권현망 어구(좌)와 전남 연안선망 고시 제안 어구(우). 포획된 멸치를 모을 수 있는 자루그물의 유무가 불법과 합법의 기준이다. 제안 어구에는 신축성있는 그물로 움쌀이라는 부분을 만들어 멸치가 모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오락가락 행정으로 혼란 가중

전남 어업인들이 수차례에 걸쳐 해양수산부에도 의견을 전달하고, 법 개정 및 적법한 어구를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해왔으나 매번 돌아오는 대답은 지자체와 상의해 보라는 것이었다.

정부는 관련법(수산업법 제64조2의 ②항, 수산업법시행 령 제45조3)에 의거, 해역특성에 따른 제도적 미비사항은 지자체(전라남도)와 별도로 협의하라고 권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라남도도 외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 2012년 6월 전라남도는 어업인들의 ‘연안선망 멸치잡이 어구고시안 건의’에 대해 내부검토를 거처 (법의 취지가) 규모의 제한을 위한 내용이고, 상위법에서 정한 어구 이외의 어구를 확대한 다는 것은 상위법 위반행위이며, 관련 업종에 큰 타격이 있을 것이란 이유로 ‘고시불가’ 답변을 통보했다. 

2013년·2014년에도 유사한 이유로 거절됐다. 아울러 타 업종의 반발이 거세다는 이유도 덧붙여졌다.

수산업법 제64조의2 ③항에는 시·도지사가 어구의 규모 등을 정하여 고시하려는 경우에는 △어구가 자원대상의 번식·보호에 지장이 있는지 △다른 어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국립수산과학원의 의견을 들은 후 동법 제 88조에 따른 시·도 수산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절차가 있다.

지난 2015년에도 연안선망어업인들의 어구개선 고시 요청이 있었고, 이에 전라남도는 국립수산과학원에 질의요청을 하게 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멸치의 보호번식에는 지장이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우며, 타 어업에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고, 추가적인 조사연구가 더 필요할 것으로 답변했다.

이후 전라남도는 연안선망어업인에 대한 답변에서 타업종의 반대와 국립수산과학원의 멸치어획량 감소를 우려한 의견을 인용, 고시제정은 불가하며 법령 위반행위를 더욱 강력 단속하겠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절차상 규정된 시·도 수산조정위원회의 심의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전남연안선망협회 측 법률 검토인은 “전라남도 법 준용 의견에 따르면 국립수산과학원 의견 청취 후, 법 88조에 의거해 시·도수산조정위원회 안건 상정 후 심의를 거쳐야 함에도 타 어업 의견청취(공청회)를 들어 일련의 행정절차를 일방적으로 처리했다. 이는 명백한 수산업법 위반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같이 핑퐁 게임의 탁구공이 돼버린 전남 연안선망 어업인들은 “정부나 지자체가 일할 의지가 없거나, 합법화를 고의적으로 막고 있다고 밖에 판단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런데 2년 뒤 2017년, 어업인들은 해양수산부와 공문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국립수산과학원의 의견을 청취하거나 수산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협회는 전라남도가 의도적으로 고시 제정을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보고,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후문이다.

 

무리한 법개정이 혼란의 씨앗

전남연안선망협회의 행정적 행정 자문 역할을 맡은 ARA 기술행정 이정훈 행정사는 “현실과 맞지 않는 행정 규제는 빠른 시일내에 개선되어야 하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공무원들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멸치도 다양한 어구어법이 있다. 양조망 또는 람파라망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이 어법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아니다. 두릿그물어업의 한 종류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멸치는 작기 때문에 세목망을 쓰는데 둘러싸도 아래로 탈출 해버린다. 그래서 전남·충남지역에서는 주머니 모양의 낭을 만들게 됐다. 2010년 개정한 법은 동서남해 어법이 모두 다름에도 통합을 추구하고 있어 그 자체가 무리수다. 세부 적인 부분은 광역단체장이 지역의 특성에 맞게 고시하도록 하면서도 표준어구도면까지 그려 넣었다. 이 과정에서 불법이 돼버린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불법으로 규정된 인망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세목망은 유체저항이 너무 커서 그물을 끌고 다니면 찢어져 버리기 때문에 인망이 어렵다. 그런데도 중앙공무원이든 전남공무원이든 조업방식에 있어서 소형 기선권현망 쯤으로 여기고 있다.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발로 뛰는 사람이 없는 소극적 행정이기 때문이다.”

 

위기의 어선어업, 정부 정책 지지부진

김병호 부경대 해양수산경영학과 교수는 전라남도가 고시를 하지 못하는 근본적 이유가 해양수산부에 있다고 했다.

“전라남도 해역에는 다양한 업종이 존재하는데, 타업종의 반발이 있기 때문에 고시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다. 전라남도도 소신을 가지고 반대어업인을 설득해 나서줘야 한다. 그런데 연안어업은 지자체 관할이라 하면서도 실제 법은 해양수산부에서 만드는 상황이다. 해양수산부가 용단을 내려줘야 지자체가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김교수는 “그런데 해양수산부 행정은 기본적으로 책임감이란 눈꼽만큼도 없는 행정이라 본다. 해양수산부는 문제가 발생 했을 때 책임을 회피하고, 어민들끼리 문제만 없으면 용인해 주는 업무 행태를 일삼아왔다”고 해양수산부의 행정행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해양수산부 내부에서도 어선어업의 위기와 해당 부서의 무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한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연안어업이 100만톤 이하로 떨어진 시점에서 종합 대책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어선어업에서 정책이 없다. 생산량 100만톤이 무너진 지가 2년이 넘었는데, 재건 계획은 커녕 움직일 기미도 보이는 않는다. 2년째 아무런 대안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다. 윗선에서도 답답해 할 정도다. 정책이 없으니 보도자료도 나오지 않는다. 국가적 차원에서 근본적으로 어업구조개선을 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해운은 재건계획이 나왔다.”

한편, 해양수산부 해당과는 지난해 어업인들과의 협상과정에서도 연안어업인들에게 합의를 강행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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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2018-09-20 21:31:09
공무원이 넘 무식하네요 발로 뛰는 행정 정책
어만생계 대책 신속히 처리하라

백두산 2018-09-20 21:28:51
기득권.적폐청산.봐주기식은 안되요 안되
좀 약한 서민 어민들 살게하주면 좋겠습니다

산골에서온편지 2018-09-20 21:25:58
합법적 어구고시로 연안어민들
생계을 보장해주십시요

눈동자 2018-09-20 21:19:58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힘없는 어민들만 개고생하는군 속히 올비른 정책으로 살게하시오

강해지자 2018-09-18 21:59:01
힘 없고. 돈 없고 약한 사람들도 살 수 있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