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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인에 외면 받는 전복종자 양식재해보험이상조류·수산질병 피해 제외, 타 양식보험과 차별
  • 변인수 기자
  • 승인 2018.08.0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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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변인수 기자] 해양수산부(장관 김영춘)가 추진하는 전복종자 양식수산물재해보험(이하 전복종자보험)이 어업인들의 외면 속에 유명무실한 보험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5월부터 전복종자에 양식재해보험을 최초로 도입해 전복 주산지인 완도군 고금면 61개 어가를 대상으로 ‘전복종자 양식재해보험 시범사업’을 실시,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그런데 전복종자보험의 1차 가입시기인 5월~6월 중 보험에 가입한 어가수가 2곳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차 가입시기는 10월~12월이지만 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보상 특성상 가입 어가가 확대되기 힘들다는 예상이다.

먹이가 되는 파판과 그에 붙은 전복종자

이상조류 및 수산질병 보장

이 보험의 보장내용은 전복종자를 주계약으로 자연재해원인 전기적장치 위험보장 및 양식시설물 손해담보가 특약으로 설정됐다. 보상의 원인이 되는 자연재해는 태풍, 강풍, 해일, 대설 등이다.

쉽게 이해하자면, 자연재해로 인해 전복종자 및 양식시설물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만 보상을 받을 수 있고, 이상조류 및 수산질병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에서 제외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지난해까지 출시된 타 양식재해보험에서는 수산질병 및 이상조류(이상 수온, 이상 수질 포함)로 인한 피해가 보장되고 있다. 심지어 동종 품목인 해상가두리 전복양식과 육상수조식 전복양식에서도 이상조류 및 적조로 인한 피해가 보장되고 있다.

넙치, 조피볼락·참돔·돌돔·감성돔·농어·쥐치·기타볼락·숭어·능성어 등의 해상가두리 어류, 김, 강도다리, 육상수조식 돌돔, 터봇 등 양식보험은 주계약에 수산질병으로 인한 피해가 보장돼 있고, 나머지 대다수의 품목들도 이상조류 및 고수온, 조수로 인한 피해가 주계약 및 특약으로 보장되고 있다.

완도군 고금면에서 전복종자를 생산하는 한 어업인은 “정부가 전복종자 양식어업인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출시한 보험이 다른 양식보험과 차별적으로 적용된다면, 그 보험에는 가입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분개했다.

보험에 가입한 다른 어업인도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가입하기는 했지만, 질병보장이 없고, 자연재해만 보장하는 혜택인데 보험료가 비싸다”며, “미가입 양식어가들은 몇 년간 자연재해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가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고, 비싼 보험료도 부담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저조한 가입률에 대해 전복종자보험이 현장 어업인의 피부에 와 닿는 보장내용이 부족하다는 것을 꼽는다.

 

‘벽오름 현상’, 원인규명 절실

전복종자 양식어업인들이 원인규명을 요구하는 대표적 질병에는 ‘벽오름 현상’이 있다. 여름철 고수온이 지속되면 치패들이 벽을 타고 올라와 대량폐사에 이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현상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의견을 각기 달리하고 있다.

이 보험을 만들어 출시한 전문가 측은 기존에 원인을 규명한 연구결과도 없고, 고수온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도 부족하기 때문에 보장 항목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양식 전문가들은 “벽오름 현상은 이전부터 발생해 오다가 지난해에 가장 많이 두드러졌다. 수온이 20~22도에서 지속될 때 폐사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상 수온으로 인한 질병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오랫동안 현장 경험을 가진 전복종자 양식어업인의 의견과도 일치한다.

정부는 몇 년 전 완도군 금일읍 가두리 양식장에서 원인 모를 병해가 왔을 때 피해어업인들에게 ‘적조’ 명목으로 보상을 실시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질병과의 인과관계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 어업인들의 증언이다. 해상가두리 전복양식보험 주계약에는 적조가 보장항목으로 명시돼 있다.

양식 어업인들은 “벽오름 현상에 있어서도 미리 연구가 되었더라면 보장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연구를 실시해 이상 수온과 벽오름 현상의 인과관계를 규명해 보장을 실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복종자 사육관리 연구 시급하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현재 전복 분야는 가두리 양식 위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육종 쪽으로도 진행되고 있으나 육상양식장의 사육관리에 관한 연구과제는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해상가두리 전복양식만 해도 해결해야할 정책적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리나라 전복 해상가두리 양식장은 98%~99%가 전남권에 있고, 수산과학원에서 전복 연구를 담당하는 인원은 단 2명에 불과하다. 가두리양식에 현안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육상양식까지 연구를 진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해양수산부는 “어업인의 요청에 의해 만들어진 보험이고, 보험을 만드는 과정에서 보험개발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등 전문가들의 수요조사 및 결과예측을 거쳐서 출시한 보험이다. 그런데 가입률이 저조하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고, 원인을 찾고 다시 보완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태풍, 적조, 고수온 등 자연재해로 인한 양식어가의 피해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2008년 넙치를 시작으로 양식재해보험을 도입하였으며, 지난해 27개까지 대상품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이번 전복종자보험은 28번째 출시된 보험 상품이자 종자 분야에 처음으로 도입됐다는 것에서 많은 상징성을 가진다.

정부가 전복종자보험을 출시한 목적은 재해보상의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종자 생산어가의 경영 안정을 돕기 위함이다. 이러한 취지의 보험상품이 유명무실하다는 오명을 떨치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전복종자 사육관리에 관한 연구개발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일치된 의견이다.

 

변인수 기자  tomato0630@hdh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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