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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물류, 갑질횡포에 고사枯死 위기일감 몰아주기 제재, 서비스 혁신해야
  • 최정훈 기자
  • 승인 2018.07.11 10:00
  • 호수 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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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최정훈 기자] 알뜰폰이 인기다. 통신비가 부담되던 소비자들은 월 3만원대로 11GB 데이터와 무제한 음성통화를 이용할 수 있는 알뜰폰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국내 40여개 알뜰폰 업체 중 통신3사 대기업 자회사들이 가장 많은 가입자를 유치했는데 지난해 기준 신규가입자 70%를 장악했다. 통신3사가 고가 요금제를 독점하면서도 모회사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는 자회사를 이용해 저가 요금제 시장도 잠식해 버렸다고 업계는 아우성이다.

알뜰폰 영세기업들은 고사직전의 자신들의 상황을 하소연 할 곳도 없이 영업을 접고 업계를 떠나고 있다.

이러한 불공정경쟁은 2자, 3자로 구분되는 물류업계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비대한 2자물류기업들이 화물을 독차지해 3자물류업계가 고사 위기에 쳐해 있다. 2자물류와 3자물류의 공정거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수면위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2자물류사의 비대화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하는 2자물류사들은 지난 정권의 비호 아래 존재감이 급격하게 커졌다. 정부는 2011년부터 ‘한국판 DHL’을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선포하고 물류기업들의 지원을 강화했다. 당시 국토해양부(장관 권도엽)의 목표는 2020년까지 글로벌 Top 10 물류기업 내 우리기업을 안착시키는 것이었다.

‘글로벌 물류기업의 선정 및 육성에 관한 규정’이 시행되면서 글로벌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선정된 물류기업은 모든 정책적 지원 혜택을 아낌없이 받게 됐다.

물류업계는 이런 정책에 힘입어 필요한 자금을 금융권에서 대출할 경우 금리를 우대받고, 해외화주에 대한 물류서비스 제공시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관련 보험의 요율 인하 혜택도 입었다. 정부는 물류기업이 현지법인·사무소개설, 물류센터 R&D, 글로벌 M&A 등을 추진하는 경우에 KOTRA 등 유관기관을 통해 컨설팅도 지원했다.

이러한 정부 지원은 거대 물류기업들을 괄목할 만하게 성장시키는데 주효했다. 당시 현대글로비스,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틱, 판토스, CJ대한통운 대기업 물류자회사 5곳이 수혜를 입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당시에도 규모가 상당했지만 현재 상태는 상전벽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133개 해외지사를 갖춘 범한판토스와, 10개 네트워크를 지녔던 대한통운은 각각 350개, 150개의 해외 네트워크로 확대됐다.

물류업체는 늘어난 반면 시장의 수요는 줄어든 현재 물류시장에서 화물을 쥐고 있는 플레이어가 갑의 위치가 된다. 자사물량을 앞세운 대기업의 물류자회사들이 이 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선사에 부당횡포 진행중

이달 1일부터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출범하면서 해운업계는 돛에 순풍을 받게 됐다. 업계는 한국해양진흥공사가 해운정책기금을 운용중인 금융기관들을 하나로 통합시키고 선사들의 자금조달에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내에서는 금융부분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시장에 공정한 게임 룰을 적용시키는 정부의 심판자 역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윤재 선주협회·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회장은 “국적선사의 글로벌 경쟁력 구축을 위해 국적선사 적취율 제고, 금융시스템 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2자물류업계의 횡포 방지가 필수적이다”고 꼬집었다.

플레이어들이 공정한 게임을 할 수 있는 판이 바뀌지 않고서는 고사 직전의 업계 상황이 가속화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는 상황을 단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대기업의 물량을 처리하는 2자물류사에 비협조적인 선사는 2~5년간 입찰참여가 제한된다. 또한 2자물류사는 체결 후도 빈번하게 재협상을 진행하는데 그 과정에서 타 외국 선사를 이용하겠다며 선사를 압박해 운임을 인하하고 있다.

또한, 보통 운임만 명시하고 물량, 운송기간 등 계약 내용은 수시로 변경하거나 할증료 전체를 운임에 포함시키는 총비용 입찰을 강요하는 사례도 대표적인 갑질횡포로 대두된다. 시황이 계속해서 안 좋은 상황을 고려할 때 선사들은 갑질횡포에서 단기간 내에는 탈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갑질에 이미 적응해버린 포워더(Forwarder)

화물을 수출입해야 하는 화주는 효율을 높이기 위해 국내부터 해외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일괄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포워딩업체를 이용한다. 화주와 선사 중간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 포워딩과 같은 영세한 3자물류업체는 갑질에 익숙하지 않고서는 일하기 곤란할 정도다.

“자신이 을의 위치에서 살기에 편하고 불평이 없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춘 사람이 아니고는 갑질이 넘처나는 포워딩 물류업계에서 버티고 일하기 힘들다.” 업계 직원의 분노섞인 목소리다. 중소물류회사에는 일자리가 많은 편이나, 처우부분에 애로사항이 끊이지 않는 포워더 직장에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도 적고 퇴사율도 높은 편이다.

갑질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특히 인간적인 모욕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한 업체 신입직원은 “포워딩업체에 취업한 이후로 너무 분노가 차서 잠이 안 올 지경이다”며,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말을 함부로 하는지… 기가 막히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 많다”고 분통했다. 또 다른 포워딩 업체 직원은 “타 업체들이 있는 곳에서 그쪽 업체를 이용할 이유가 어디 있냐”며 망신을 주는 사례도 있었다고 실토했다.

화주 실책을 떠넘기는 일도 있다. 모 포워딩 업체 부장은 “한진해운 사태가 발생하고 화주로부터 한진해운에 선적됐다는 이유로 화물 배송지연·소실에 따른 책임을 떠안았다”며 “제품에 하자가 생겨 입증책임이 불분명할 때 을인 포워딩측이 배상하는 것이 업계에서는 일상적인 일이다”고 밝혔다. 보통 하자로 인해 포워딩업체가 떠안게 된물건들은 직원들이 구입해야하는 상황으로 까지 치닿는다.


갑질횡포 대안이 존재하나

조 전무가 던진 물컵의 파장이 끝을 모르고 번지면서 대한항공 재벌 총수 일가가가 그동안 저지른 범죄와 만행이 까발라졌다. 재벌 총수 경영진이 사퇴하는 변곡점을 마련할 것인지 이목이 쏠리면서 갑질타파운동도 힘이 실리고 있다. 조금만 유리하면 갑질부터 분출하는 특권의식을 바로 고쳐 세워야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갑질 대응은 피해자의 내부고발에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자신이 피해자라는 적극적인 표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은 “자신이 내부고발자로 찍히고 나니 즉시 사내에서 왕따가 됐다”며 ”갑이 만든 질서를 수호하는 철저한 ‘을’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개인적인 표출은 벽에 대고 고함치는 격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현 상황을 토로했다.

박 사무장은 “미국에서 만났던 전 한인회장이 ‘만약 당신이 미국에서 그런 대우를 받았다면 당신을 영웅이 됐을 것이다’고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미국 사회에서 부당횡포가 발생했다면 주위 사람들이 주도적으로 해결책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발하고 미디어를 이용해 이슈화시킨다고 한다. 박 사무장이 개인 혼자서 자신을 지원해줄 겨우 1명의 변호사를 찾기까지 국내 100대 로펌에 연락해야 했고 사건 초기에 시민단체로부터도 소극적인 도움을 받은 것과는 확연히 다른 문화다.

특히, 갑질횡포를 고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미국의 안전장치는 강한 처벌과 징벌적 손해배상이다. 한쪽으로 힘이 쏠린 상태에서 경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갑질횡포가 발생되므로 경기판을 구조적으로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규칙이 뒷받침돼야 한다.

최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물류시장 경기장에서 휘슬을 불었다. 지난달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대기업 총수 일가가 보유한 물류와 같은 비핵심 계열사나 비상장사 지분을 팔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팔지않으면) 공정위 조사·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엄포를 놓았다. 공정위가 자산 10조원 이상 그룹 27곳의 내부 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물류업종의 비중이 33.7%에 달했다.

지난해 한국선주협회의 제안으로 일감 몰아주기 방지를 위해 발의된 ‘해운법 개정안’도 아직 국회 계류중인데 3자물류업들이 가뭄에 봄비 오는 대목이였다.

 

3자물류의 혁신과 조정 시급

3자물류는 전문성, 네트워크를 앞세운 전문 아웃소싱으로 앞으로도 발전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세계적인 물류회사들은 3자물류기업으로 성장했다. DHL, UPS, Fedex 등은 태생부터 3자물류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규모를 확대했다.

황진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실장은 “우리나라는 내부거래 확대로 2자물류가 거대하게 발전된 기형적 물류 형태이지만 3자물류는 생산성, 전문성 및 효율성이 높아 2자물류보다 바람직한 물류 구조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3자물류 활성화 정책을 위한 새로운 육성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포워딩업체수가 너무 난발한다는 점도 해결돼야 할 문제이다. 2015년 기준 국내에 약 3,000개 포워딩업체가 있는 것으로 예측되는데 약250개 포워더가 존재하는 일본과 현저히 비교가 된다. 거품경제붕괴, 경영환경의 악화로 인해 일본기업들은 하주기업의 본업회귀의 필요성을 체감했다.

여전히 일본은 50개그룹이 자체 포워더를 거느리고 있지만 화주 의견을 절대 존중해 2자 물류기업의 폐단이 없고 갑질 논란이 적다는 점도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대한 신경전이 시작됐다. 정부가 공정한 판을 짜도록 분투하는 만큼이나 3자물류기업들의 혁신도 요구되는 상황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최정훈 기자  paraclituss@hdh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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