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수산기술연구소, 돈 되는 전북바다 구현
전라북도 수산기술연구소, 돈 되는 전북바다 구현
  • 최정훈 기자
  • 승인 2018.07.0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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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품종 육성, 수산경영인 양성에 박차
▲ 전라북도 수산기술연구소 전경

[현대해양 최정훈 기자] 수산자원 고갈로 비상이다.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는 앞으로 갈치, 조기도 총허용어획량(TAC) 제도에 적용시키기로 결정했다. 수산자원이 감소하면서 어업인의 생활도 불안해지고 있다.

특히, 새만금 해역 간척으로 인해 광활한 어장이 축소되고 최근부안, 고창 해역에서 수순을 밟고 있는 대규모 해상풍력단지사업을 지켜보는 전라북도 어민들의 낯빛이 가장 어두워 보인다. 수산업을 이어가기에 불리한 여건이지만 전북도는 굵직한 수산분야 결과물들을 쏟아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전북 고창군 해리면 바다와 맞닿은 곳에 위치한 전라북도 수산자원기술연구소는 수산전략품종 생산·방류 및 시험연구를 통해 전북 연안을 돈 되는 바다로 끌어올리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는 곳이다.

지난 2000년 8월 전북수산시험연구소로 출범한 이후 도내 타 수산관련연구소와 통합되면서 지난 2010년 전북수산기술연구소로 직제 개편돼 지금까지 수산자원 증대를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본소인 고창의 자원조성과 완주의 민물고기시험장, 군산의 수산질병센터, 부안의 어업기술센터로 구성된 4개의 부서가 서로 유기적으로 제 역할을 해나가면서 전북 어민들의 숨통을 터주고 있다.


어민 소득증대가 최우선 목표

전북 수산기술연구소의 핵심목표는 우량 수산종묘를 대량생산·방류해 연안어장 수산자원을 증대시키고 나아가 어민 소득증대를 도모하는 것이다. 지난달 25일 연구소는 전북 해역에 어린 주꾸미 35만 마리 무상 방류를 완료했다.

서해 특산종인 주꾸미는 자연환경의 변화, 자원 남획 등으로 급격한 감소세에 있어 올해부터 금어기에 돌입했다. 방류에 참여했던 한 연구사는 “수산자원 증강 및 어업인 소득증대를 위해 2006년부터 고부가가치 수산물인 주꾸미를 무상 방류 중이다”며 “주꾸미는 잦은 이동 없이 1년 만에 성장하기에 지속적인 방류와 수산자원보호를 통해 단기간에 자원회복이 가능한 품종이다”라고 기대했다. 연구소는 현재까지 주꾸미 총 370만 마리를 무상 방류했다.

주꾸미를 비롯한 방류 희망품종 및 수요조사 이후 연구소는 해역·품종별 방류물량 배정을 지난 3월까지 끝마쳤다. 이후 품종별 친어를 구입하고 종자를 생산·관리해 지난달부터 대하, 넙치, 주꾸미를 방류하기 시작했다. 문재학 자원조성과장은 “우리 연구소에 대한 전북 어민들의 기대치가 높다”며, “현장의 의견을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직원들이 어촌계를 방문하거나 어민분들이 연구소에 오셔서 종자생산 과정을 참관하는 일이 일상이 됐다"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연구소의 노력은 주효했다. 연구소는 지난2016년 군산, 고창, 부안 어업인 1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산종묘 방류 효과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수산자원 증강 효과가 87%, 소득증가는 83%로 나타났다. 문 과장은 “설문조사를 통해 수산자원증가 및 소득증대효과를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어민들의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여 어민들이 잘 살도록 조력 하겠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달부터 계획에 따라 꽃게, 바지락, 해삼종자가 군산, 고창, 부안에 고루 방류될 예정이다. 올해 계획수량은 총 3,000만 마리로 지금까지 연구소는 수산종자 4억8,000만 마리를 전북 연안에 방류했다.

다만, 수산직 행정원들과 7명의 연구사들이 연구, 생산, 방류를 아우르는 중책을 맡고 있어 부담이 큰 것이 우려스런 대목이다. 황갑성 기술지원팀장은 “종자 생산은 24시간 감시해야하는 작업이므로 직원들이 당직근무를 하면서 업무를 하고 있지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진행해야하는 사업이 많은 만큼 전문인력 확충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며 안타까워했다.

▲ 주꾸미 종자


전략품종 대량생산에 주목

연구소는 전략수산물에 역량을 집중하고 고부가가치 수산물 대량 생산으로 수순을 밝을 전략이다. 고품종 어종인 참담치는 우이도, 왕등도, 어청도에서 많이 잡히는 특산품으로 전북의 주 어획자원이었다. 그런데 참담치는 11cm이상 성장하면 암컷으로 성전환 하는 특징이 있어 어민들이 큰 것들만 잡다보니 결국 수컷들만 남게 돼 최근에 참담치가 급격하게 줄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구소는 참담치 대량생산 방법을 개발했다. 문 과장은 “참담치를 인공생산해서 방류한 실적은 지난 3년간 가장 큰 공로”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현재 종자 생산 테스트가 완료됐고 인력이 갖춰지는 대로 대량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새로운 소득원 개발을 위한 신품종 종자생산방식 중의 하나인 박대 양식기술 개발도 모습을 드러내기 직전이다. 박대는 얇다(薄)하여 박대라고 하는데 소의 혀를 닮은 서대와 비슷하다.

서해안과 중국 동해안에 분포하며 최대 70cm까지 성장해 크고 맛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2004년에 박대 양식기술개발에 성공했지만 우리나라는 최근까지도 가장 기초단계인 종묘생산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 와중에 연구소는 지난해 어렵사리 중간어를 입수하고 올해부터 대량 생산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문 과장은 “박대의 수정란 채란 및 종자생산 기초시험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오는 가을을 목표로 생산량을 궤도에 올리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부터 대량종자생산을 시작하고 완전양식화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연구소는 ‘미꾸라지류 대량인공종묘생산방법’ 양식기술을 특허 등록하는 쾌거를 이뤘다. 미꾸라지를인공채란해 수정란을 부화시키는 기술을 연구소가 전국 최초로 개발하면서 현재는 국내 각지에서 기술지도가 진행중이다. 문 과장은 “지난해 6월부터 도내 주요하천에 119만 마리를 방류해 내년께 2억원 상당의 소득창출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리더를 양성하는 수산업사관학교

연구소는 수산업에 관심있고 의욕 넘치는 청·장년을 발굴·지도해 경영자로서 육성하고 있다. 연구소는 어업인후계자, 전업경영인, 선도우수경영인으로 경영자의 능력에 맞게 체계적으로 구분해 업계 리더로 정착하도록 컨설팅 및 융자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 1981년 이후 연구소가 배출한 리더들이 지금까지 1,760명에 이르는데 사망, 전업, 이주 등으로 제외된 201명 이외 1,559명은 여전히 전북 연안지역에서 어선어업, 증·양식업, 수산물 가공유통, 염제조업, 수산업에 몸담으며 지역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3월 연구소는 어업인후계자 72명, 전업경영인 28명, 선도경영인 6명을 선정해 순차적으로 융자금 신청 및 사업추진에 돌입했다.

금리는 2%, 3년 거치 7년 균분 상환이 가능하다. 또한 연구소는 선박 등 유지 비용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수용하고 도서 벽지 취약 어촌에 디젤엔진, 점화플러그, 무전기, 레이더시스템 등을 무상으로 수리·점검하는 이동수리소를 운용해, 어업인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비용을 경감시키고 궁극적으로 안전한 조업을 도모하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 문재학 자원조성과장


수산물 유해 질병 방지 첨병

연구소는 수산생물의 질병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전염병 검사와 방역 예찰을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특히, 찾아가는 어류 이동병원을 운영해 양식어장 920개소를 대상으로 양식어장 예찰·지도와 수산생물전염병 발생여부 시료채취 및 병성감정을 수행함으로써 유해질병 유출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그동안 수산질병센터는 독립된 청사가 없이 군산지방해양수산청 청사 일부를 이용해 운영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연구소는 사업비 22억원을 확보해 내년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군산 나운동에 지상 2층 규모 건물을 신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부터 예산 20억원을 들여 항생물질, 중금속, 방사능, 위해물질 등 안전성 검사에 필요한 장비를 구축하는 사업도 병행해 추진되고 있어 사업진행이 원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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