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안전,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으로
해양안전,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으로
  • 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
  • 승인 2018.07.0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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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춘추전국시대 진나라의 사마위강이라는 신하는 자신이 모시는 도공에게 항상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라가 편안할 때일수록 위기가 닥쳐올 것을 대비하여 항상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미리 준비를 하고 있으면 걱정할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를 깊이 새겨들은 도공은 마침내 천하통일을 이루게 된다. 우리가 너무나 잘알고 있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고사성어의 탄생 배경이다. ‘유비무환’은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걱정할 일이 없다는 뜻의 고사성어이다. 

‘유비무환’의 정신은 안전 분야에서, 특히 안전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된다. 안전교육은 사고의 발생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도 신속한 대응으로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에 몸담고 있는 나로서도 안전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 안전교육을 더욱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찾아가는 해양안전체험교육 필요

최근 해상 안전교육에서는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전의 해상 안전교육은 먼 바다를 항해하는 선원 등을 위주로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일상에서 벗어나 바다를 찾는 국민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국민 생활안전 교육’의 필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교육 방식 또한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하는 게 아니라 직접 몸으로 체득하는 체험형 교육,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교육으로 바뀌는 추세이다.

특히, 안전사고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쉽고 재미있는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도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찾아가는 해양안전체험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7월 3일부터 7월 31일까지 워터파크 3곳에서 해상생존체험장을 운영한다.

여름철 어린이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물놀이 시설인 워터파크에 해상생존체험장, 해양안전전시관 및 해양안전 VR 체험장을 마련하고, 구명조끼착용방법, 구명뗏목 작동시연, 생존수영, 심폐소생술 등 해양안전을 직접 체험할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내년에는 해양안전체험교육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로부터 소외되는 지역이 없도록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1개씩 해상생존체험장을 설치해 전국 워터파크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가상현실 기반의 교육프로그램 실시

해양안전교육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내륙지역 학교를 대상으로는 ‘찾아가는 해양안전교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해양안전교육 자격이 있는 교사 및 해양소년단연맹 직원들이 해양사고 발생 시 비상탈출요령, 구명정 및 구명뗏목의 사용법 등을 집중 교육하고, 심폐소생술 및 구명조끼 착용실습 기회도 제공한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게임 형식으로 쉽고 재미있게 안전체험을 할 수 있도록 가상현실(VR) 기반의 교육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세종시에 위치한 선박안전기술공단 해양안전문화센터에 설치된 ‘VR 전용 해양안전 체험관’에서는 선박의 긴급상황 발생 시 탈출방법을 가상현실로 구현해 재미있게 해양안전을 체험할 수 있어 교육효과가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에는 스마트폰 기반 VR 콘텐츠를 개발하고 무료로 배포함으로써 장소 제한 없이 VR 해양안전교육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개발된 VR 콘텐츠는 ‘찾아가는 해양안전교실’ 교재로도 활용해 교육 효과를 한층 높일 계획이다.


생존수영교실 확대

아울러, 최근 중요성이 크게 강조되고 있는 생존수영에 대한 교육도 대폭 강화한다. 생존수영이란 물에 빠진 뒤 구조대 등이 도착할 때까지 일정시간 동안 물에서 버티는 생존기술로, 전문 강사로부터 2~4시간 교육 받으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교육도 평상복을 입고 실전처럼 진행되며, 물과 친해지기, 물에 뜨기, 호흡법, 체온유지법 등을 익히게 된다. 물에 빠진 다른 사람을 구조하기 위한 구명부환활용법, 심폐소생술 등도 함께 배운다.

해양수산부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어린이, 청소년, 일반인 등 3만3,378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등 그간 생존수영 확대 보급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올해에는 지난해(2만3,378명)보다 30% 가량 많은 3만452명의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 이를위해, 어린이 중심의 ‘찾아가는 생존수영교실’을 15개소로확대하고, 전국 강·바다 10개소에 실전형 체험장을 운영해 생존수영 교육의 효율성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안전’ 선행되는 바다

이달 4일부터 6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는 ‘제4회 대한민국 해양안전 엑스포’가 열릴 예정이다. 해양안전 엑스포는 해양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에 부응해 해양안전 정책・기술 등을 소개하여 해양안전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15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매년 1만5,000명 이상의 국민들이 방문하는 등 국내 최대 해양안전 전문 전시회로 자리 잡은 해양안전 엑스포가 해양안전에 대한 의식을 높이고, 나아가 관련 산업을 육성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바다는 우리에게 값진 혜택과 무궁한 가능성을 심어주는 존재이지만, ‘안전’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바다가 주는 그어떤 혜택도 순식간에 그 의미가 사라져버릴 수 있다. 안전한 바다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바다를 찾는 국민들 각자가 안전을 지켜야겠다는 의식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정부와 국민이 함께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생활 속 깊숙이 해양안전문화를 뿌리내려 안전한 바다를 만들어가기를 기대해 본다.

 

PROFILE 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

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은 함양고를 거쳐 부산수산대 수산경영학과, 헐(Hull) 대학원(석·박사)을 졸업했다. 기술고시22회 출신으로 수산과학원 수산사무관에서 공직에 입문한 뒤 해양수산부 원양어업담당관, 양식개발과장, 어업정책과장, 농림수산식품부 어업자원관, 수산정책관, 원양협력관,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 국립수산과학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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