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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선수만큼 해양수산부도 절실해야 한다"실용화, 상업화, 산업화를 위한 노력은 등한시한다"는 지적에 귀기울여야
  • 박종면
  • 승인 2018.07.01 23:26
  • 호수 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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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 ⓒ박종면

[현대해양 박종면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FIFA 랭킹 57위의 한국이 랭킹 1위 독일을 2:0으로 격퇴시키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런데 앞서 한국이 2연패를 하지 않았더라면 이 날의 대첩은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절벽 끝에서 마지막 경기마저 진다면 온갖 비난이 쏟아졌을 것은 당연한 일이었으니, 그만큼 1승이 절실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대표선수로 뛰었던 한 해설위원은 “욕먹기 전에 잘하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말은 한국 국가대표팀이 비난 받기 전에도 잘 할 수 있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6월말 국내 최초로 지속 가능한 어업을 증명하는 ASC(Aquaculture Stewardship Council) 인증에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됐던 완도의 전복 양식·가공업체가 위기에 봉착했다. 심사를 대행하는 국내 인증심사기관에서도 모든 심사절차를 마치고 해외 ASC협회에서 인증서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었다. 그런데 말 그대로 ‘증’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던 순간에 뜬금없이 추가 서류 제출을 요구해 왔다고 한다. A 혹은 B 중 하나의 입증서류만내면 된다고 해서 국가기관에서 해야 할 임에도 기업이 어렵게 준비해 제출했는데 이제와 둘 다 제출하라고 연락이 왔다는 거다. 그래서 포기하고 싶다고.

매번 이런 식이었다고 한다. 마치 한국에서 ASC 인증을 받는 것을 시기하는 심사위원이 있어 애써 방해하려고 한다는 느낌까지 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정부나 해양수산부에서 도와주는 게 없었다는 것. 일개 작은 기업에서 박사급 연구원을 채용하는 등 소기업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은 비용과 시간, 에너지를 쏟아부었는데 포기하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수년간 논문을 써도 몇 편을 쓸 정도로 준비를 많이 했고 제출한 서류도 많았다고. 물론 실사도 받았다. 워낙 준비를 잘 해서 좋은 결과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는 심사대행업체의 연락까지 있었다고 한다.

지난 6월 22일 통영 욕지도에서는 양식 참다랑어 출하 행사가 있었다. 해수부는 ‘양식’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실상은 ‘축양’이라는 표현이 정확했다. 출하도 이미 지난해부터 이뤄진 걸 1년 가까이 지난 지금 시점에 출하행사를 기획한 의도가 궁금했다. 이날 영어조합법인 대표가 몇 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참석한 장관과 해수부 관계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였다.

강원도 고성에서는 아시아 최초로 외해 연어 양식에 성공한 업체가 고군분투하고 있다. 매년 여름이면 고수온에 취약한 연어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해 부침식 가두리를 중층으로 내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여름나기, 판로 개척, 자연재해 대비 등 해야 할 과제가 무척 많다. 일개 어업회사법인이 감당하기에 너무 벅찬 일들이다. 

고성에는 명태 양식업체도 있다. 명태 대량생산, 산업화를 위해 애를 쓰고 있는 업체다. 다들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명태 종자 분양을 포기하는 가운데 이 업체는 정부 시책에 호응한다는 취지로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여 육상에서 명태 시험 양식을 하고 있다. 이 업체 또한 명태 폐사를 막기 위해,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적자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해수부를 비롯한 정부(지방정부 포함)의 지원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해수부는 어업인들만큼 간절해 보이지 않는다. ‘명태 완전양식 성공 발표’ 등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 발표에만 열을 올렸지 그보다 더 중요한 실용화, 상업화, 산업화를 위한 노력은 등한시한다는 지적을 종종 받는다. 그래서 늘 어업인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해수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 수산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텐데도 말이다. 어느 축구 해설위원의 말처럼 해수부도 욕 듣기 전에 잘하면 얼마나 좋을까.

박종면  frontie@hdh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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