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호 KMI 원장 “세계 해운업계가 거는 기대에 부응할 것”
양창호 KMI 원장 “세계 해운업계가 거는 기대에 부응할 것”
  • 최정훈 기자
  • 승인 2018.06.2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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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 위기관리 대응역량 강화, 선화주상생 해외사례 귀감 삼아야

 

[현대해양 최정훈 기자] 한국해양진흥공사(사장 황호선)가 오는 7월 5일부터 출범한다. 동시에 긍정과 우려의 시선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해운재건이 궤도에 진입해 해운업계는 반색을 표하고 있다. 또 다른 청신호가 들려왔다. 지난 4일 전세계 해운산업 발전전략을 모색하는 ‘글로벌 해운 싱크탱크 얼라이언스’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양창호 원장을 차기 의장으로 선출한 것이다. 침체된 시장에 변곡점이 마련될지 국내외 해운업계가 거는 기대가 크다. <현대해양>이 양창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을 만나 해운업계의 현재와 방향에 대해 들었다.

 

'글로벌 싱크탱크 얼라이언스'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

지난 2016년 중국 상해에서 한국, 중국, 싱가포르, 영국, 독일, 미국, 일본, 이탈리아, 홍콩의 13개 해운, 항만, 물류분야 연구기관이 모여 출범한 글로벌 해운 싱크탱크 얼라이언스(Global Shipping Think Tank Alliance)는 급변하는 해운산업의 환경 하에서 글로벌 해운산업의 발전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교류하는 협력의 장이자 정책을 선도하는 플랫폼입니다.

2016년 중국 상해에서 KMI와 상해국제항운연구중심(SISI)의 공동주최로 제1차 연차총회가 개최된 이래, 작년 12월 한국 서울에서 KMI의 단독 주최로 제2차 연차총회가 개최되었고, 올해 6월 4일에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제3회 총회가 개최됐으며 이 과정에서 회원기관은 14개*로 확대되고 회원기관 간의 실질적인 협력은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해운 싱크탱크 얼라이언스는 글로벌 해운, 항만, 물류 분야의 싱크탱크로서 매년 연차총회에서 중요한 해운이슈를 선정하여 함께 논의하고 해운산업의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회원기관 간의 연구교류와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해왔습니다. 올해 KMI는 얼라이언스의 회원기관이자 지중해지역의 경제·산업연구와 해운관측사업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나폴리 은행 산하의 연구기관인 SRM과 MOU를 체결해 해운연구를 위한 해외 연구 네트워크를 확대했으며 SRM에서 매년 편찬하는 Maritime Economy Annual Report 2018의 집필에 참여했습니다.

글로벌 싱크탱크 얼라이언스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을 통해 KMI는 세계해운업계의 발전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의견을 개진하려 합니다. 특히 내년부터는 회원기관들의 해운경기전망을 수렴해서 단일화 된 주요항로별 수요‧공급을 발표하여 정기선사 등 해운회사들이 시황예측과 경영전략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14개 기관: Centre for Maritime studies of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Singapore), China Academy of Transportation Sciences of the Ministry of Transport(China), Drewry(UK), Hong Kong Polytechnic University,IMC-Frank Tsao Maritime Library and R&D Center, Institute of Shipping Economics and Logistics(Germany), IHS Markit(UK), KMI, Marsoft(U.S.), Port and Air Research Institute of Japan(Japan), Shanghai International Shipping Institute, Shipping Development Research Institute of Dalian Maritime University, SRM(Italy), World Maritime University Shanghai center

 

KMI는 국내 해양수산정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추진한 해운 관련 사업 성과와 관련해 중요한 한 가지에 대해 소개한다면?

KMI는 그동안 해운해사연구본부에서 수행하는 각종 연구와 사업을 통해 꾸준히 한국 해운산업의 발전을 위한 정책방향과 전략의 수립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지난 2016년 8월 한진해운 법정관리와 2017년 2월 한진해운의 파산을 겪으면서 무엇보다도 우리 해운업계에는 위기를 사전에 파악하고 관리하기 위한 위험 조기경보 및 대응관리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에 KMI는 해운산업에 관한 고용, 경영성과 등 주요 지표들을 계속해서 수집하고 분석하는 활동을 수행해왔으며 궁극적으로 해운산업의 위기관리와 대응을 위한 일환으로 올해 ‘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를 신설해 해운산업의 위기와 대응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는데 앞장서 나갈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KMI는 한국 해운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재건을 위해 선·화주 간의 상생과 협력을 모색하는 연구를 수행해왔습니다. 이해 상충관계에 있는 선사와 화주 간의 관계를 상생의 관계로 전환하고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선화주 상생펀드 설립, 장기화물운송계약 관행 개선 및 우수 선화주 인증제도의 시행·정착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선사와 화주 간의 실질적인 협력을 이끌어내고 한국 해운산업의 견실한 발전이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 양창호 KMI 원장은 "내년부터는 얼라이언스 회원기관들의 해운경기전망을 수렴해서 단일화 된 주요항로별 수요·공급을 발표하여 정기선사 등 해운회사들이 시황예측과 경영전략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해운업이 침체기를 탈출하기 위해 시급한 현안 문제는 무엇인가?

컨테이너선, 건화물선, 유조선, 특수선 모두 중요하지만, 특히 컨테이너선 해운업계의 어려움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지금까지는 그나마 물동량이 꾸준히 증가하여 왔지만,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고 있고 미국 금리인상으로 신흥국 경제의 혼란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과 마주하고 있어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요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선사들의 원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초대형선 발주 및 인도가 지속되어 선박 공급 압박도 우려스러운 상항입니다.

이 같은 대외 여건의 어려움 속에 우리 업계는 한국해운연합, 즉, KSP를 통해 선사 간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실제로 일부 성과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컨테이너선 업계가 다시 과거의 국가 수출입 인프라 산업으로서 재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원양 선사와 근해 선사의 역할 분담과 협력이 긴요합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와 국책 금융기관의 지원을 통해 원양 선사는 글로벌 메가 carrier와 경쟁할 수 있는 능력, 특히 향후 발주·인도될 대형 선대에 화물을 실을 수 있는 화물집화력, 즉, 마케팅 능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근해시장에서는 국적 선사 간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항로합리화, 공동운항 등을 활성화하여 효율과 운임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이러한 과제들을 업계의 중지를 모아 풀어나갈 수 있는 장치가 한국해운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업계의 자구노력이 매우 중요한 시점입니다. 또한 정부도 이 같은 업계의 자구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을 통해 협력 선사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의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검토·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운업계와 의사결정시스템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을 밝혔는데 구체적인 과정을 말씀해 주신다면?

KMI는 작년부터 인공지능을 활용한 시황예측모형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부산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중점연구실로 지정하여 협력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는 7월에 국내 선사들과 공동연구에 관한 MOU를 체결 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KMI는 해운기업의 현장정보, 대학의 전문지식을 연결하고 빅데이터연구센터를 중심으로 분석시스템을 운영해 의사결정시스템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생산된 정보는 향후 국내 해운시장 참여자에게 제공될 예정입니다.

 

기존에 업계는 경험치나 해외자료를 통해 시황분석을 했다는 평인데...어떻게 개선되야 한다고 보나?

전통적인 계량 분석 모형(ARIMA, VAR 등)을 통한 시황 예측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시계열 방법론은 추세가 있는 시장에는 성과가 있을 수 있으나 변동성이 높은 해운 운임 시장에서의 예측은 상당히 어렵습니다.(건화물 기준 운임 변동률(최고치/최저치)은 2015년 220.8%, 2016년 333.4%, 2017년 154.5%로 나타남)

이에 복잡한 사회환경을 분석할 수 있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반의 방법론을 도입하여 예측정확도를 향상시키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2017년 신규 방법론(빅데이터, 인공지능) 도입 가능성을 연구한데 이어 향후 ‘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를 통해 기존에 사용된 자료에 새로운 방법론(기계학습)을 적용하거나 기존에 이용하지 않았던 자동식별시스템(AIS: Auto Identification System)자료를 활용한 시황 예측모형도 개발 할 계획입니다.

 

해외 해운업계 사례를 국내에 적용할 것을 강조해 오셨는데 긍정적으로 보는 사례가 있다면?

미국의 우대운송계약(S/C ; Service Contract) 제도가 있습니다. 1984년 미국 신해운법에서 신설됐으며 선사와 화주간의 컨테이너 화물 장기 운송계약에 관한 내용을 법제화한 것입니다. 이후 1998년 개정해운법(OSRA)에서 일부 내용이 개정된 후 본격적으로 확대됐는데 개정 2년후인 2001년 당시 미해사위원회(FMC)가 우대우송계약에 관한 평가보고서를 낸 결과 선사들은 자사 화물의 80% 이상이 S/C 계약으로 운송하고 있는데 S/C 계약건수는 1999년 5월 대비 200% 이상 증가했고 해운동맹과의 S/C 계약은 2% 미만이며, 대부분 개별선사와 계약했으며 S/C 계약의 화주 구성은 개별화주 73%, NVOCC 25%, 화주연합 2%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계약기간은 90%가 11개월 이하였고(최단 수일, 최장 2년), 최소물량은 60%가 100TEU 미만(최소 1TEU, 최대 6만8,000TEU), 우대운임은 90% 이상이 Tariff 연동할인이며 상위 35%는 GRI 항목을 포함하고 있으며 all in rate는 10% 미만, 10% 미만이 추가 서비스 조건(품질기준, 필수장비, 볼륨인센티브 등)을 명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살펴볼 때 우대운송계약은 선사와 화주간의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고, 운임 안정에도 기여하는 바가 있어 현재 국내 선화주에 필요한 장기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형성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 협력관계 아래서만 수출입 화주의 최적 SCM 구축과 같은 부가가치 물류도 이루어 낼 수 있습니다.

다만 미국과 우리가 처한 산업구조, 해운 환경이 다르고 국내는 포워더 비중이 높아 우대운송계약 도입에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이미 해양수산부에서도 운임공표제를 시행하면서 3개월 이상 장기계약 건에 대하여서는 신고의무(공표의무 제외)만 부여하며 미국의 우대우송계약과 유사한 내용을 시행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화주와 포워더의 운임공표제에 대한 불만 등에 묻혀 활발하게 장기계약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과 같이 포워더의 운임공표제 포함도 제도화 하는데 실패한 경험이 있습니다. 향후 장기계약 제도를 도입하려고 해도 상당한 진통과 시행에 따른 관리비용이 상당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한진해운 사태 이후 구주 항로의 자국선사 적취율은 8%로 내려앉고, 미주는 34%에 머물고 있는 실정에서 컨테이너 화물 단기계약 중심(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70%로 업계 추정)의 시장 계약관행은 시급히 개선돼야한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자국의 수출입화물의 선사 유치를 독려하고 운임안정 및 장기적인 계약관계를 통한 서비스 강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조금 더 강화된 장기계약 형태인 우대운송계약을 제도화하여 수출입 SCM의 경쟁력에 일조하고자 하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 지난 18일 한독물류컨퍼런스에 참석한 양창호 KMI 원장이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해운산업 도입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무인선, 스마트항만 등 해운업의 중장기 발전전략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기술혁명을 바탕으로 산업 및 경제구조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등장에 따라 무인선, 스마트항만 등이 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와 국내 해운업계는 중점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과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2018년 중점 추진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운의 비전은「대한민국 강한 해양·수산업」을 만드는 것입니다. 동 추진계획에 대응하는 정책과제로 6가지 과제가 제시되고 있으며, 이 중 하나가「사람과 자본이 모이는 혁신형 해양·수산업 구축」입니다.

「혁신형 해양·수산업 구축」과제에는 대한민국 해운·물류 시스템을 혁신하기 위한 무인선 개발, 스마트 항만 구축, 해상 통신 네트워크 개발 등의 중장기 발전전략이 포함되어 있으며, 궁극적으로「대한민국 스마트 해상·물류의 구축」을 목표로 합니다.

이와 관련 2018년 상반기 중에 무인 자율운항선박을 해양수산부 지원 하에 건조하고 이와 관련된 연구개발도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입니다. 2018년 하반기부터는 부산항 신항에서 터미널 간 화물정보공유시스템을 시범운영하고, 터미널 하역 자동화를 추진하면서 지속적인 스마트 항만 실현을 도모할 계획입니다.

한편 우리나라 해상통신망의 경우 현재 연안 30㎞까지만 통신이 가능한데 올해 안에 해상 고속 무선 통신망을 100㎞까지 확장할 계획이며, 2020년까지 우리나라 전 해역을 대상으로 해상 초고속무선통신망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처럼 우리나라 해운산업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다각도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 미래 해운산업 성장동력 확보와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과 관련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가?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한진해운 파산 이후 원양해운 재건을 목표로 출범했습니다. 역사적으로 해운을 지원하기 위한 기구가 없던 상황에서 매우 큰 변화라 할 수 있습니다. 공사의 역할이 향후 어떻게 변화하던 기본적으로 원양해운 재건 목표를 잊지 말아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공사는 기대와 달리 한계도 존재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공사라는 조직 내에서 리스크를 직원들이 떠안는 형식이 되면, 선박금융에 있어 소극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내부적으로 효율적인 체제로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공사의 출범 초기 보증업무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즉, 자본금을 기반으로 하는 보증 규모는 일정 규모 키울 수 있겠으나 직접자금이 투여되는 자금은 매우 부족하다고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공사가 적극적인 사업 설계를 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사에 대한 해운업계의 기대가 매우 큽니다. 해운업계의 기대에 걸맞는 공사체제의 정비가 조속히 마련되기 바랍니다. 아울러 해운업계는 모든 것을 공사에 의존해서는 안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국 글로벌 해운시장에 있어 민간기업이 경쟁력을 갖추는데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선복량이 공급과잉 상태에서 원양업체의 2만TEU 신조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는가?

2016년 초대형선박 신조 발주는 1만3,000TEU급 5척으로 선사들이 초대형선박 발주를 자제하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2017년 하반기 CMA CGM이 2만2,000TEU급 9척, COSCO가 2만1,000TEU급 6척과 1만3,500TEU급 8척, MSC가 2만2,000TEU급 11척, Evergreen은 1만1,000TEU급 8척을 발주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기발주된 초대형선박 중 2만TEU급 이상은 26척, 2만TEU급 미만 18척으로 총 44척의 초대형선박이 발주됐습니다. 최근 현대상선은 2만2,000TEU급 이상 12척과 1만4,000TEU급 8척, 총 20척의 초대형선박을 발주하였습니다. 또한 COSCO는 2만 TEU급 이상 11척과 1만3,800 ~ 1만4,500TEU급 9척을 포함하는 20척의 초대형선박 추가 발주에 대한 자금조달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일본의 ONE은 2만TEU급 6척을 발주할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는 초대형선박은 2만TEU급 이상 37척, 2만TEU급 미만 17척으로 총 54척입니다. 다시 말해서 기발주된 선박과 발주가 예상되는 초대형선박은 98척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초대형선박의 발주가 지속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강자의 입장에서는 과점적 시장리더쉽을 유지하고 비용경쟁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방안으로 초대형선박 확보가 필요합니다.

더구나 상위권 선사들이 투자능력에 있어서도 중소선사 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에 초대형선박 대량 확보를 통한 시장지배력 확대가 더욱 용이합니다. 상위권 5대 선사들의 시장점유율이 2016년 45%에서 2018년 57%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이는 상위권 선사들이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초대형선박을 대량 확보하는 방안을 활용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반면 약자의 입장에서 초대형선박 확보는 상위권 선사들의 규모의 거대화에 따른 비용절감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는 강자의 비용우위 전략에 대응하여 약자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대안은 초대형선박을 확보하여 비용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입니다. 또한 초대형선박 확보는 얼라이언스 가입과 서비스의 질적 개선을 위한 중요한 대안입니다.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활동하는 강자들이 선대의 거대화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 시장경쟁을 주도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한, 그리고 약자들이 생존을 위해 초대형선박 확보에 나서기를 멈추지 않는 한 초대형선박의 발주는 계속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국적 원양선사의 2만TEU급 이상 초대형선박 발주는 얼라이언스 체제에서 살아남고 비용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다시 말하면 규모의 거대화를 통해 시장을 장악해 나가는 것이 핵심전략인 된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국적선사의 초대형선박 발주는 생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대안입니다.

 

2020년 황산화물 규제가 눈앞에 도달한 시점인데 선사들의 대응이 안이하다는 평이다. 선사에 어떻게 적극적으로 주문할 것인가?

IMO는 2020년 1월부터 전 세계 해역을 대상으로 선박용 연료유에 포함된 황함유량 규제를 현행 3.5% 이하에서 0.5% 이하로 강화하여 시행할 예정입니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에는 크게 세 가지 방안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고가의 저유황 연료유를 사용하거나, 두 번째는 탈황 장치인 스크러버(Scrubber) 장치를 설치하거나 세 번째 LNG를 연료유로 사용하는 LNG 추진선박으로 선대를 꾸리는 방안입니다.

세 가지 방법 모두 고려할 사항이 있습니다. 첫 번째 고가의 저유황 연료유를 사용에 따른 해운회사의 선박운영비의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며, 두 번째 스크러버 장치는 고가의 장비를 선박에 탑재하므로 설치공간이 확보되어야 하며 영구적인 대안은 아니라는 점이 있고, 세 번째 LNG 추진선박은 아직 벙커링시설 등 인프라 구축이 되어있지 않다는 점이 해결되어야 해운회사에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추가로 이 3가지에 대한 각 개별 선사별로 장단점과 비용을 고려한 정책적인 결정이 적어도 연말 전에는 결정이 되어야 대응이 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현재는 정유사나 해운회사가 결정을 하지 못하고 LNG 가격, 저유황연료유의 생산능력, 저가의 스크러버 장치의 개발 상황 등을 관망하고 있습니다. 어떤 방법이든 황함유량 규제에 따라 추가적인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선박평형수와 같이 현존선박에 대한 선박검사유예 같은 조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최근 스크러버장치의 탑재 없이 2020년 3월 1일 부터는 선박에 0.5%이상의 연료유의 운송을 금지하는 규정이 발의돼 올해 채택될 예정임에 따라 규제의 연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또한, 임기택 IMO 사무총장은 “There is no turning back”을 언급하면서 강력하게 협약에 대한 이행의지를 밝혔습니다.

지금 현재 시점에서는 가능한 연말이전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보유하고 있거나 용선선박 등에 대하여 세 가지 방안에 대한 효율성을 비교분석해 결정을 내릴 시점이라고 판단됩니다. 또한 이를 위하여 친환경선박으로 전환되는 것에 대한 정부의 지원정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 양창호 KMI 원장은 "세계 주요 국가들 보다 국내 해운이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금과 같이 선가가 낮은 적기에 과감한 선박투자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세계 경쟁국가들보다 국내 해운이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2016년 8월 현대상선 공적자금 투입, 2017년 2월 한진해운의 파산의 원인은 과도한 부채와 이에 따른 금융비용이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2013~2016년 주요 한국선사의 부채비율 평균은 743%, 주요 해외선사의 부채비율 평균은 204%로 해운 불황기에 감당할 수 없는 자본비용으로 인해 기업의 생존 능력이 상실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해운의 위기 재발을 방지하고 세계 주요 국가들 보다 국내 해운이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금과 같이 선가가 낮은 적기에 과감한 선박투자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호황기에는 용선을 하든 중고선을 매입하든 누구나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사의 진정한 경쟁력은 불황기에 나타납니다. 최근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통한 초대형선 확보는 선사가 저가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선박투자와 영업력 확대도 중요하지만, 리스크 관리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둘째, 선사의 수익구조를 다각화해야 합니다. 머스크와 같은 세계 1위 기업은 수익구조가 다각화 되어 있기 때문에 컨테이너 부문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다른 부문에서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남북교류의 전망이 밝은데 남북해운정책에 대한 구상이 있다면?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북미회담 등으로 남북관계가 급격히 변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남북간 교류가 늘어나고 해운을 비롯한 물류 서비스 수요도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현재 남북간에는 물류망이 모두 단절되어 있습니다. 철도는 상업적 활동을 하기에 매우 낡았고 차단구간도 있습니다. 도로망도 우리 수준의 고속도로와 4차로는 전무하고 무엇보다 북한 지역과 연결된 도로가 없습니다.

해운망도 단절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북한-나진, 인천-남포간 정기선 컨테이너 선박이 다니다가 중단됐습니다. 남북관계 전진으로 물류 수요가 늘어날 경우 당장 활용할 수 없는 물류 수단이 없습니다.

따라서 현재 단절된 남북 물류망을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남북간의 도로와 철도, 해운과 항공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칙과 방향을 견지해야 합니다.

첫째, 남북 물류망이 국제 물류망으로 연결되고 발전해야 합니다. 과거 남북 해상운송망이 정치적 요인도 있었지만 물동량 부족과 수익성 악화로 발전되지 못한 이유도 국제물류망으로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둘째, 남북 물류망이 효율성과 경제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부산항에서 러시아 TSR을 연결하거나 중국 TCR을 연결할 경우 북한을 경유하는 남북물류망이 다른 운송로보다 경제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셋째, 남북한 물류망이 친환경 물류망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도로중심의 남한 운송체제를 북한까지 확대해서는 환경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KMI는 이와 같은 방향을 갖고 남북 해운정책이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즉, 남북 해상운송망이 국제물류망으로 발전하고, 남북해상운송망이 경제성과 효율성을 갖도록 하고, 친환경 선박을 투입하여 친환경 운송망이 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민간기업의 참가가 지속되도록 물동량을 확보하고 채선성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중에 있습니다. 남북 공동 합작선사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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