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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어귀촌 1순위' 서천군 송석어촌마을이 뜬다파격적인 진입장벽 완화, 이웃과의 유대감, 안정적 소득원 등으로 인기 높아
  • 최정훈 기자
  • 승인 2018.06.2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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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석 어촌계원들이 겹망 작업하는 모습

[현대해양 최정훈 기자] 도시민들이 어촌에서 제 2의 인생을 준비하는 귀어귀촌의 인기가 뜨겁다.

어촌생활은 설계단계부터 생각 이상으로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해양수산부(장관 김영춘)는 귀어귀촌 관련 종합정보를 제공하는 ‘귀어귀촌종합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에만 의존해서는 귀어귀촌이라는 마라톤을 완주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져야 하고 달라진 생활패턴에 적응해야 한다. 자연환경과 생활환경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할 이웃들이 아닐까.

 

수려한 자연경관, 정돈된 마을환경

파격적인 어촌계 진입장벽 완화와 이웃 간의 끈끈한 유대로 귀어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마을로 꼽히는 곳이 있다. 바로 충남 서천군 송석 어촌마을이다. 이곳에 정착한 귀어인은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일도 없고, 기존 마을 사람과의 분쟁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송석 어촌마을을 찾아 귀어인을 직접 만나보고 사례를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서천군 시내에서 10분정도 서쪽으로 달려 송석 어촌마을에 도착했다. 세계적인 생태지역답게 한눈에 들어온 것은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과 깔끔한 바다 경관이다. 태초의 푸른 빛깔을 그대로 간직해온 것 같은 바다와 맞은편에 드리워진 녹음은 방문객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송석 어촌회관 앞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주민들이 모여 분주한 손길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보통 가을인 9월 말에서 10월에 인공적으로 김 포자를 망에 붙여서 바다에 살포하는데 이때 사용되는 망을 겹겹이 겹쳐 놓는 것을 겹망작업이라고 한다. 망을 바다에 설치하면 11월말에서 다음해 2월에 걸쳐 시기에 맞게 김 원료를 채취해 육상에서 말리고 제품화하는 과정을 여러 번 진행할 수 있다.

김은 송석 어촌계의 주력 생산품이다. 우리나라 김은 지난 2010년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한 이래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수출 5억 달러를 돌파했다. 김이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의 1위 품목으로 도약해 대표 수산물 입지를 굳히는데 서천군 김 생산량이 큰 몫을 담당했다.

“서천군 물김 위판은 서천군수협 주관으로 우리 송석 어촌계에서 진행됩니다. 11월부터 매일 최소 50톤에서 300톤까지 위판되고 있습니다.” 공무철 송석 어촌계장의 목소리에 자부심이 묻어났다.

▲ 김 수확 현장

가장 큰 정착요소는 좋은 이웃

이날 작업은 겹겹이 쌓은 어망을 10개씩 고정시키는 작업으로 박자에 맞춰 척척 줄로 어망을 묶었다. 작업인원은 십여명, 몇해전부터 정착한 귀어인들도 참여해 일손을 거들고 있었다. 귀어인들은 모자란 일손을 보태기도 하면서 부지런히 일을 배워 독립을 꿈꾸고 있다.

귀어귀촌 3년차인 구계자(54)씨는 남편과 경기도 안산에서 건설 사업을 하다가 도시생활에 대한 염증과 피로, 그리고 좋아하는 낚시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장점에 귀어귀촌을 결정하게 됐다.

“혼자서 이것저것 알아봤지만 막연한 현실 앞에서 암담했습니다. 이 와중에 실질적인 주거비용문제, 어촌계진입 등은 서천군 귀어귀촌센터의 도움을 받았고, 귀어 선배들과의 만남으로 용기를 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구 씨가 어촌에 계속 정착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좋은 이웃들 때문이라고 했다. “사사로운 것도 가족같이 챙기면서 이웃 간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우리 마을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어촌계 진입장벽 파격적 완화

도시에 살다가 귀어하면 누구나 쉽게 김 양식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면허어장에서 양식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해당 어촌계원, 수협조합원에 가입돼야 한다.

공무철 어촌계장은 “어촌계에 가입이 돼도 정관상 해당어장의 행사계약의 우선순위에 들어야하고 어업권 행사계약에 추가돼야 될 사항이므로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귀어를 위해서는 어느 어촌이든지 어촌계에 가입해 생활을 영위해야 하는데 관행적인 배타성과 마을어장 공유 등의 문제로 어촌계 진입이 쉽지 않다. 설사 했다하더라도 가입비가 보통 500만원에서 최대 3000만원이 들고 최소 1~5년 최대 10년까지 의무적으로 거주해야 하는 조건이 있다. 이러한 것들이 어촌으로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송석 어촌계는 진입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우선 주소지가 확실하며 실거주가 확인된 지원자는 당장의 생계를 위해서라도 진입장벽을 풀어주는 게 맞다는 데 동의하고 준계원으로 받아들였다. 또, 대의원 간담회를 통해 정착의욕 등을 파악한 후 총회에서 가입여부를 결정하는 투명성도 확보했다. 그 결과 지난 2016년 충남도에서 개최한 어촌계 진입장벽 완화사업에서 우수 어촌계로 선정되기도 했다. 

귀어귀촌 희망자들이 더 많이 오게 되면 제한된 어장과 김 양식장을 공유해야 돼 기존 마을사람들 불만이 있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에 공 계장은 “귀어귀촌 희망자들이 더 많이 오셔서 어촌계 질을 한층 더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며, “다른 어촌계원의 생각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 겹망 작업 중인 구계자 씨

안정된 수입, 이웃과의 유대감…더 바랄게 없어

아침식사가 차려졌다. 메뉴는 장닭 수육이다. 닭다리가 손바닥만 한 것이 큼직했다. 계원들은 한명한명 서로를 챙기고 대화를 하며 즐겁게 식사를 나눴다.

겹망작업 부지 한편 창고에서는 래 모씨(40)가 질소 포대를 창고에 차곡차곡 쌓고 있었다. 김양식 최대의 적은 황백화 현상이다. 질소는 황백화 현상을 예방하는 물질이다.

귀어 전 그는 도시에서 택배 일을 7년 동안 했다. 퇴직 후 마땅한 직장을 구할 수 없었던 그는 결국 귀향을 결심했다. 어촌에서는 노력한 만큼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귀어인에게는 주택마련비용도 만만찮은 문제입니다. 서천군 그 중에서도 송석마을은 세가 저렴한 편이지요. 상대적으로 부담없이 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귀향 당시 귀어귀촌제도를 잘 알지 못했던 래 씨는 귀어귀촌센터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비싼 주거마련비용에 귀어를 포기할까도 생각했다가 친구의 소개로 송석마을에 정착할 수 있었다고.

래 씨는 “노년에 자기 생활을 자유롭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고 넉넉하지는 않지만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수입도 올릴 수 있어서 만족 한다”며, “어촌에 정착함으로써 자연을 배우며 순응하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지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최정훈 기자  paraclituss@hdh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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