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환경·에너지 환경·에너지 포토뉴스
수산인과 상생하는 해상풍력발전 존재하나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vs 실효성·경제성 없다
  • 최정훈 기자
  • 승인 2018.05.16 08:30
  • 호수 577
  • 댓글 0

[현대해양 최정훈 기자] “전북어민 다 죽는다.” 지난 3월 20일 전북도청 앞 고창, 군산, 부안 등 어업인 500여명이 모여 이와 같이 한 목소리를 냈다. 국내 최대 서남해 해상풍력발전단지 구축 사업이 본격화되면 지역어업인들은 생업이 위협받을 것을 예상해 이를 저지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 것. 원자력발전 온배수 문제와 바다모래채취 폐해가 수산업에 치명타를 남기고 간 상황에서, 어업인들은 해상풍력발전소 건립이 또 다른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슬로건과 친환경·지속가능 발전이라는 명분을 등에 업고 서남해 해상풍력발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기존 10만KW 이하 용량의 소규모 풍력발전시설이 건설됐는데, 정부가 주도해 총용량 2.5GW의 서남해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시작으로 풍력발전을 확대시킨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사실상 탈원전 정책을 내세우며 ‘재생가능에너지3020’ 정책에 따라, 현재 가동 중인 원전 24기를 2030년까지 18기로 감축하고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확대시키기로 했다. 

이에 풍력과 태양광이 재조명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해상풍력 발전설비 가동률은 30%(태양광발전은 18% 이하) 에 미치지 못해 원자력 발전설비 가동률 90%의 3분의 1수준이다. 단순 계산상 원전을 축소하는 만큼 풍력발전설비 수를 3배 이상 늘려야 한다는 것. 

최근 수협중앙회(회장 김인권)는 해상풍력발전소 건립과 관련해 타당성이 검증조차 거치지 않은 사업이라고 주장하며, 지역별 대책위원회 구성하고 해양환경영향 및 피해조사를 위한 조사·연구용역에 착수하면서 전면 반대태 에 돌입했다. 

이충열 수협 어촌지원과장은 “해상풍력발전소 사업자들은 국내 바다와 어업환경에 대해 실질적 검토없이, 우리와 환경이 다른 북해 국가들의 자료를 근거로 내세우며 추진을 강행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해상풍력발전사업을 바다보는 각계의 시선이 대립되는 상황이다. 

▲ 지난 3월 20일 전북도청 앞 고창, 군산, 부안 등 어업인 500여명이 모여 해상풍력건설 반대 시위를 벌였다.

왜 해상에 풍력발전이어야 하는가 

풍력발전은 육상과 해상 풍력발전으로 나뉘는데, 육상의 경우 건설이 용이하고 송전이 짧아 전력손실이 덜 생기는 등 경제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발전에 요구되는 바람의 힘이 갖춰진 지역은 국한 돼 있으며 그에 따른 토지 매입비용이 들고, 각종 개발조건 제한으로 부지확보가 어렵다. 

더불어 발전 중 생성되는 소음, 깜빡거림 등이 주민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문제점이 기존 발전 시설에서 나타나고 있다. 네델란드 그로닝겐 대학(University of Groningen) 베커(Bakker) 교수 등의 공동연구 따르면 풍력발전으로 발생된 소음으로 인근 주민이 불면증, 이명, 투통, 어지럼증이 유발되고 나아가 가축에 대한 피해까지 발생했다. 

이에 부지 확보가 용이하고 주민 마찰이 덜한 해상풍력발 전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해상풍력은 바람이 강하고, 대형화가 가능하며 민원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일각에서는 풍력발전이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해 조선업 등 타 산업분야 활기를 불어 일으킬 것으로 전망한다. 풍력산업협회 총괄분과장 송충렬 교수는 “해상풍력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조선업 하청기업에 발전기 등을 발주해 조선업을 살릴 수 있고 일자리도 창출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며, “풍력설비를 제작·운송·운영·보수하는 관련 업종에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어업구역감소가 가장 큰 문제 

송 교수는 “정부의 ‘재생가능에너지 3020계획’의 기준 대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맞추려면 풍력발전 설비를 현재 30MW수준에서 12.5GW까지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순계산으로 4,000배 이상 해상풍력시설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1,050㎢(서울면적의 1.7배) 부지의 해역이 필요하다. 

이충렬 수협 어촌지원과 과장은 “지역에 발전소가 들어서면 바둑판형태로 대단지가 형성되는데, 이 해역을 항행금지시키게 되면 조업이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독일 엠덴의 경우 풍력설비 인근 3해리(약 4.83km)와 송전선로 주변 1마일(1.61km)에 해당하는 구역에 접근이 금지됐다. 서남해 해상풍력단지의 경우 발전단지 완공 이후 반경 500m를 항행금지구역으로 설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여의도 면적의 2배에 육박하는 구역이다. 

항행금지 조치에 대해 한국풍력산업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전면적 항행금지가 아닌 유럽과 같이 풍력단지 내에서 어로작업 및 요트레저행위가 가능한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연구기관인 이마레스(Institute for Marine Resources and Ecosystem Studie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해상풍력단지 설치 뒤에 어획량 감소는 없었고 오히려 해상풍력설비 주변으로 홍합, 장어 등의 수산생물이 모여들어 풍력발전단지가 인공어초역할을 했다는데 이는 해상풍력발전 구역 내 어로 행위 가능성을 뒷받침해 준다. 

하지만 지난해 전라북도 공무원과 어민이 유럽의 풍력 발전시설을 참관한 뒤 제출한 ‘해상풍력 국외연수결과 보고서’에서는 △풍력단지 내 조업금지 구역 해제로 조업환경 보호 추세이나, 해저케이블 보호를 위해 트롤어업 등의 금지구역이 여전히 존재했고 △해양풍력설비가 들어선 지역은 결과적으로 어로활동이 적고 어민수도 적었다고 밝혔다. 

▲ 해양풍력설비가 들어선 외국 연안지역은 어로활동이 적고 어민수도 적었다.

해양생태계 교란 위협 

한편, 이 사업은 안전성에 대한 검토가 미흡해 무리한 추진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공사기간 중에 부유사 등이 대량으로 발생해 해양생물 서식지가 파괴되고 기존의 어구시설이 피해를 입게 된다. 또한 방오도료, 기계장치에서 유출되는 윤활유·연료, 냉각제, 연마재 등 화학물질 누출의 위험성이 만연하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건설된 풍력발전기의 ‘쌩~’하는 소음이 어류에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부정적인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기계 자체의 회전소음(rotation noise)과 블레이드 날개의 공기 역학적 영향으로 나타나는 소음들은 야생동물 폐사에도 영향을 끼친 사례가 있다. 발생소음은 탱크가 지나갈 때 발생되는 소리인 260dB에 육박한다고 한다. 

전자파에 대한 위험성도 제기됐다. 일반적으로 전기·전자부품에서 발생되는 전자파복사(EMR, Electromagnetic Radiation)는 국제암연구기구에서 발암인자로 인지하고 있다. 수협 관계자는 “풍력발전기 내의 발전기, 변압기 등 각종 전기·전자부품에서 발생되는 전자파 복사와 고전압 전력선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으로 인해 지구자기장에 따라 이용해 이동하는 어류와 해양포유류를 교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고전압 전력선의 경구 자기장(1,330A)은 지구 자기장 크기에 육박하는 정도로 알려져 있다. 

 

경제성은 의문 

기존에 풍력발전설비를 운용중인 한 사업자는 “바람이 거세지는 가을·겨울 이외에는 발전기를 운용할 수 있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다”고 말했다. 현재 해상풍력 전력발전은 사업비 회수기간이 길고 가동률이 낮아 타 전원 대비 경제성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2016년 기준 발전설비 가동률에 관한 전력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원자력 78%, 석탄화력 72%, LNG 32%였고 풍력은 18%에 못 미쳤다. 또한 최근 미국에너지정보청(USEIA)의 균등화 발전원가(Levelized Coat of Electricity)에 따르면 해상풍력 단가은 MWh 당 157.4달러로 육상풍력 63.7달러에 비해 2.5배가 높았다. 

한편,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과정은 계획처럼 신속히 진행되지 않는다. 해상풍력발전은 전통적인 바닥고정(Fixed bottom)형과 깊은 수심에서 운용되는 부유식 풍력터빈(Floating wind turbine) 기술로 나뉘는데 국내기술력으로는 대략 수심 30m에서 바닥고정 형태로 공사가 진행된다. 

연안지역에서 사업이 진행되지만 바다라는 변화무쌍한 환경에서 실제로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날은 얼마되지 않는다. 국내 최대 해저케이블 준설기업인 KT Submarine 관계자는 “실제로 1m만 파고가 높아져도 해상에서 선박 위치잡기가 쉽지 않고, 장비이동·설치작업이 위험해 한 달 작업이 두세 달 걸리는 일이 태반”이라고 현장의 상황을 밝혔다. 

또한 발전설비는 거의 수입해 오는 실정으로 유지·보수에 막대한 비용이 발생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2011년 12월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5년간 영국 내 1,500건의 풍력 터빈사고와 고장이 있었다고 한다. 케이 스네스 풍력단지 정보포럼(CWIF, Caithness Windfarms Information Forum)에서 제시한 사고 보고서는 발전터빈이 건설됨에 따라 사고발생횟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국내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KISTI)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국내 400여개 시설 중 풍력발전기 고장사례가 60건에 달했으며 고장원인 중 55건이 외국산 부품손상 및 마찰로 밝혀졌다. 이미 완공되 운용 중인 제주 해상풍력발전 단지에는 수입산 발전기 노후화로 인해 잇따라 화재가 발생했고, 울릉현포발전소의 경우 발전기의 경우 낙뢰로 인해 발전기 고장이 발생했지만 10여년간 방치되다가 철거됐다. 

 

수용성 문제 

▲ 김진태 부안수협조합장. ⓒ박종면

이러한 단점들이 우려되고 있지만 정부와 사업자는 세계가 풍력발전설비 유치에 적극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풍력발전이 지금 속도로 발전·구축된다면 2050년에는 전세계 전력의 3분의 1이 풍력에 의해 공급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후쿠시마 해안에 세계최대 풍력발전단지 구축사업이 진행중이며, 중국도 정부주도로 풍력발전사업이 해마다 상승선을 그리고 있다. 

후쿠시마 현의 경우 이미 원자력 폭발이후 침체된 수산업을 대신할 새로운 산업동력으로서 풍력발전 단지가 환영받고 있고 중국은 공산당의 추진력으로 사업이 신속하게 이행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수산인과 사업자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고창지역을 방문·조사했던 환경연합 관계자는 “해상 풍력발전 갈등은 불확실한 기술을 수용자 입장에서 받아들일지 거부할지를 정하는 수용성 문제다”라고 상황을 바라봤다. 

그렇다면 국민들에게도 생소하고 완공될 때 이해당사자간의 갈등소지가 농후한 해상 풍력발전은 수용성은 담보돼 있는가. 논란이 되고 있는 서남해 해상풍력단지의 경우 법에 제제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형식적으로 나마 의견수렴을 할 수 있는 환경영향평가가 누락된 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김진태 부안수협 조합장은 “수천명의 어민은 생각하지 않고 환경영향평가도 없이 사업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소수 발전회사의 이익만을 위한 사업으로 보인다”고 분통했다. 

최근 사드배치구역이 환경영향평가 대상에 저해 받지 않도록 국방부가 1, 2구역으로 나눴다는 논란이 일어 지난해 7월 사드배치가 일시 중단된 사례 있었다. 서남해 해상풍력단지구역도 1, 2차로 나눠 진행되고 있고 주민의견 수렴과 공개과정 없이 사업자가 주관한 용역 보고서를 내밀며 사업을 강행하고 있어 사드배치와 맥락을 같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어민들의 입장이다. 

방채열 고창 선주협회장은 “사업자들이 어업에 해상풍력 발전이 피해주는 것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믿을 사람이 없다”며, “정부가 나서서 투명하고 과학적인 원인분석으로 지역주민들을 납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의 경우 해상풍력발전 사업진행 과정에서 어민들의 민원이 강하지 않은 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환경영향평가, 생태계 영향분석 등 수년간의 조사내용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결과를 수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풍력산업을 투자상품으로 인식하도록 사업자들이 주민투자를 적극적으로 홍보·유치해 지역주민을 실질적인 투자자로 참여시켰다. 국내에서 시행중인 주민참여형 사업의 사례로 ‘두루미 태양광 마을’이 있다. 강원도 철원군에 위치한 이 마을은 지역에 건설하는 태양광 발전소 지분의 20%를 지역 주민이 투자해 부가가치 소득 및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대안으로 조명받고 있다. 

하지만 주민투자방식은 우리나라 어촌의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성진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해상풍력팀장은 “원자력이나 다른 발전시설에 비해 (해상풍력발전은) 홍보가 미비하고 70~80대 고령인이 대부분인 어촌마을에 민자투자(주식)방식은 수용자 입장에서는 납득이 쉽지 않다" 고 말했다.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정부가 특단의 대책으로 개입하지 않는 이상 어민들의 결사반대 외침은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훈 기자  paraclituss@hdhy.co.kr

<저작권자 © 현대해양,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정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