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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공간계획의 해외사례 및 동향해외 각국 사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 이문숙 한국해양과학기술원/해양법·제도연구실장
  • 승인 2018.05.14 14:15
  • 호수 577
  • 댓글 0
▲ 이문숙 한국해양과학기술원/해양법·제도연구실장

[현대해양] 최근 제정된 「해양공간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해양공간을 ‘선계획 후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계획의 수립, 관리 및 집행 수단, 정보관리 등에 관한 사항들을 규율한다. 기존 해양 이용 및 개발 계획이 각기 법률에 따라 자유롭게 추진되던 것을 통합적으로 계획·조정하겠다는 것이 이 법의 취지이다.

해양의 다양한 이용 및 개발활동을 통합 관리하고자 하는 이러한 정책은 세계적으로 보면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해양공간계획은 과거 연안통합관리라는 정책 개념을 좀 더 과학적이고, 객관적이며, 견고한 정책수단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세계 60여개국 이미 계획에 착수

지난해 3월 UNESC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해양공간계획에 착수한 국가
는 60여 개국이다. 지역별로는 유럽, 북·중앙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순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60여 개국 중 37%는 준비과정 중에, 나머지는 계획을 수립중이거나 수립 완료 후 이행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년까지 전 세계 EEZ의 1/3 이상이 해양공간계획의 수립 대상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해양공간계획 체계를 도입하는 방식들은 개별 국가들의 정치, 사회적 특성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유럽 국가들의 경우, EU의 권고와 해양공간계획 로드맵에 따라 회원국들이 국가 정책으로 수용하고 법률적 기반을 마련하여 계획 및 이행체계를 구축해 가고있다.

영국과 같이 해양공간관리를 위한 법률과 행정 거버넌스를 마련하고 추진하는 해양공간관리를 정부의 한 영역으로 구축해 가는 경우도 있고, 독일, 벨기에 등의 국가들은 기존의 국토계획법 혹은 환경법 개정을 통해 해양공간관리를 위한 근거를 마련하는 경우도 있다.

 

영국, 조직적·체계적 준비

그 중에서도 영국은 해양공간계획에 대한 준비, 조직 및 기반 정비, 이행수단 확보에 있어 체계적인 발전을 보여주는 국가이다. 영국은 해양데이터 및 정보파트너쉽, 해양과학조정위원회, 해양자원정보시스템(MaRS) 구축을 통해해양자료 및 정보의 통합관리 기반을 6년간 준비하였고, 해양 및 연안 접근법(Marine and Coastal Access Act)의 제정과 해양관리기구(Marine Management Organization)의 설립을 통해 본격적으로 해양공간에 대한 계획적 관리체계를 구축하였다.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과학적 증거 관리, 이해관계자 참여 등 공간관리에 필요한 상세 영역에 대한 관리 및 운영지침을 마련하고 있으며 해양가치평가(Marine assessment), 지속가능성평가(Sustainability Appraisal)등을 통해 공간 계획에 대한 객관성과 과학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또한 지역별 해양계획의 사회영향분석을 실시함으로써 연안지역의 사회경제적 여건이 공간계획을 통해 어떤 영향을 받게될 것인지,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 대안이 될수 있을 것인지 등을 파악했다.

▲ 세계 60여개국에서 이미 해양공간계획에 착수, 진행중이다.


해양면허 제도

영국의 해양공간계획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해양계획(Marine Plan)이라고 명하고 있으며, 기능적 계획보다는 정책적 계획에 가깝다는 점이 다른 국가들과 상이하다. 용도구역 설정 등을 통한 기능 배분 보다는 공간가치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관리 정책방향 제시에 중점을 둔다. 또한 영국은 해양공간계획을 이행하기 위하여 ‘해양면허(Marine Licence)’라는 실효적 정책수단을 도입하고 있다.

‘해양면허’제도를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해양공간에서 이용 및 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통합 해양관리기구인 MMO로부터 허가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해양면허는 이용 및 개발에 관한 사업계획이 확정되기 전에 받아야 하며 면허 신청, 처리, 사후관리 등에 관한 행정업무는 온라인을 통해 처리가능하다.

다른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소규모인 해양공간 개발 및 이용은 절차적 간소화를 두고 있기도 하다. 골재채취 등과 같이 해양공간에서 타분야와 충돌이 일어나는 대규모 개발 및 이용에 대해서는 해양환경영향평가 결과까지 고려하여 신중한 검토를 통해 면허를 결정하고, 이에 따라 사업이해, 변경, 유예, 철회 등을 최종결정하도록 한다.

 

벨기에, 시나리오를 통한 대안 마련

벨기에는 해양공간계획을 위한 별도 법률을 제정하지는 않았지만, 해역을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미래수요와 환경변화를 고려한 시나리오 비교를 통해 대안을 선택하는 계획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해양환경특성, 인간활동, 규제사항 등을 중첩적으로 분석하고 핵심생태계에 대항 생물지리학적 평가(Biogeographic Assessment)를 실시했다. 또, 공간계획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삶의 질, 경제적 가치, 생태적 가치증진 등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한 시나리오별로 활동영역을 배치해 보고 최적의 시나리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최적의 대안을 선택하기 위해 가치를 비교하는 정량적 평가 수단을 대거 도입하고 있다.

벨기에의 해양공간계획은 주로 최적 공간이용 및 활용 대안을 찾아냄으로써 이를 필요한 정책의사결정에 활용하게 하는데, 앞선 영국의 사례와 비교한다면 타 법률의 행위를 규제하기 보다는 유도하는 역할의 특징이 있다.
 

▲ 중국연안통합관리 체계

중국, 연안통합관리체계 확대

아시아에서 대표적으로 해양공간계획 체계를 구축하고 추진해 가는 국가로는 중국이 있다. 중국은 기존 연안통합관리 개념을 통해 도입한 기능구획제도를 해양공간계획 체계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

연안통합관리체계를 보완, 발전시켜나가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의 해양공간계획 근거는 해역사용관리법과 해역환경보호법이며, 해양기능구획기술지침(GB/T 17108-2006) 등 여가 기술지침을 작성하여 체계적인 계획 수립을 관리하고 있다.

중국은 내수 및 영해, 배타적경제수역 및 대륙붕 지역을 구분하여 공간계획을 수립하며, 지역적으로도 지리적 위치, 지질구조, 해역관리 기본단위에 따라 1급지역, 2급지역, 3급지역으로 구분하여 계획을 수립한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해양공간계획을 통해 구분할 수 있는 기능을 8개 유형 항만운항구, 어업보호구, 광산 및 에너지구, 관광휴양레저구, 해수자원이용구, 해양에너지이용구, 공업 및 도시건설구, 해양보호구, 특수이용구, 유보구로 구분하고 있다.

독특한 것은 한시적으로 이용 및 개발을 제한할 필요가 있는 구역이거나 기능이 없어 이용 및 개발 방향을 보류해야하는 해역을 유보구로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중국의 유보구는 특정한 활동이 없어 기능이 설정되지 않는 미지정 구역의 의미보다는 임의개발을 엄격하게 제한하기 위한 구역의 성격을 갖고 있다.


해역사용허가 제도

중국도 해양공간계획을 적용하기 위하여 해역사용허가제도를 운영한다. 제도의 성격은 영국의 해양면허제도와 유사하다. 해역기능구역(중국의 해양공간계획의 명칭)에 부합하는 해역사용허가를 받은 사업자에게만 개발행위관리부처들은 개별 개발사업 허가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해역사용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해양환경영향평가와 해역이용적합성검토를 받아야 한다.

해역사용허가의 신청은 개별 사업자가 하고 해역사용허가의 승인 권한은 국가해양국에게 있다. 해역사용허가의 절차, 기준 등에 관한 사항은 국가해역사용관리잠행규정 등에 따른다. 또한 해역사용료도 징수하는데, 이는 광물개발에 따른 광산자원보상료 등과 같은 개별 개발행위에 대하여 개발행위 관련 행정기관이 부과, 징수 하는 것과는 별도로 정부의 해양관련 부서에서 부과, 징수하는 것이다.
 

미국, 지역·해역 단위 개별적 추진

미국은 2010년 오바마 정부의 연방 해양정책에 따라 국가해양위원회를 설치하고 연안 및 해양공간계획(Coastal and Marine Spatial Planning)제도를 도입하여 전 해역을 9개 광역생태계로 구분하고 해역별로 지역관리위원회 및 추진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해양공간계획을 지원하기 위한 정보구축, 기술개발 및 지침 마련 등을 추진하고, 9개 광역생태계를 중심으로 구축된 지역관리위원회가 정한 상세 해역 관리 방향에 맞추어 주정부가 실질적인 연안 및 해양공간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한다. 주정부의 특성에 따라 별도의 법률을 마련하거나 관련 정책의 수정 및 보완을 통해 추진기반을 마련하는 상이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관련 정보 분석 및 평가기술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이고, 용도구역을 배분하는 기준 및 내용도 지역적 특성에 따라 독자적인 체계를 구축해 가는 특징을 보인다.

우리나라, 법제정에 따른 기대와 우려 공존 우리나라는 「해양공간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많은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해양에서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계획적 관리수단이 만들어졌으니 좀 더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와, 한편으로 이 제도가 기존의 연안관리제도를 넘어선 실효성 있는 관리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이다.

법이 제정됨에 따라 시행령, 시행규칙 등 실질적으로 이행에 필요한 하위법령과 다양한 지침을 마련하기 위해 바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이 바쁜 준비 과정을 통해 해양공간계획체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법이 발전하여 최적의 해양공간계획체계를 구축하기까지 그동안 법 제정을 위해 있었던 것보다 더 치밀한 조사 및 준비, 논쟁 협의·조정이 필요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각국의 사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앞서 살펴본 몇몇 해외 사례들은 제정법을 근거로 해양공간계획체계를 구축하고 발전시켜 나가는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영국의 해양면허, 중국의 해역사용허가와 같은 사전에 해양관리부처에게 이용 및 개발에 관한 허가를 받게 하는 규제 제도, 임의개발을 엄격하게 제한하기 위한 중국의 유보구역 제도, 미국의 공간정보 및 평가 기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과 기능 등 여러 내용들이 우리 해양공간계획의 진화, 발전에 필요한 핵심 참고 요소들이라 여겨진다.

이미 법이 제정되었지만 상기 법률의 내용을 면밀히 들여보면, 최상의 해양공간관리를 위한 법적수단들이 법 제정과정에서 진통을 거치면서 배제되기도 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다른 여러 국가들의 도입 시도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가야 하겠다.

이문숙 한국해양과학기술원/해양법·제도연구실장  hdhy@hdh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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