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메기가 웰빙식품으로 뜬다
과메기가 웰빙식품으로 뜬다
  • 윤성도 자유기고가
  • 승인 2008.12.29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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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도의 바닷가 이야기>

 

포항, 구룡포 지역 토속 수산식품 과메기가 이제 전국 식품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과메기 특유의 영양과 풍미가 입소문을 타면서  서울, 부산 등 대도시로 널리 퍼져 나가고,
웰빙식품으로 알려지면서 비린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 까지 과메기를 찾기 때문이다.
구룡포 지역에서 과메기를 생산하는 업체만도  줄잡아 500여 군데.
바야흐로 과메기가  웰빙식품으로  뜨고 있다는 얘기다.

 

 


 ‘과메기’는 ‘관목(貫目)’에서 유래

 과메기는 원래 동짓달 추운 겨울에 잡힌 청어 배를 따 소금도 치지 않고 그냥 온마리 그대로 나무 가지에 눈을 꿰어(貫目) 그늘진 곳에서 오랜 시간을 두고 얼렸다, 녹였다 하면서 얼말려 만든 식품이다.

 과메기의 어원은 이 ‘관목(貫目)’이란 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어사전에는 ‘관목’을 ‘말린청어’, ‘건청어(乾靑魚)’로 풀이해 놓고 있다. 1940년대까지 구룡포 호미곶 연안에서는 유난히 청어의 생산량이 많았다. 이 일대에 거주하는 일본 어민과 우리 어민들은 일시에 대량 생산되는 청어를 말려 관목(貫目)으로 만들어 상품화 했다. 관목(貫目)에서 눈을 나타내는 목(目)의 일본식 발음은 ‘메’이다. 따라서 자연스레 ‘관목’이 ‘관메’로 되고 여기에 접미사 ‘이’가 붙어 관멕이 -> 과메기’로 변했을 것이라 추정하기도 한다.

 포항1대학 부설 해양식품연구소 오승희 교수의 과메기 연구논문을 보면, ‘소천소지(笑天笑地)에 “동해안의 한 선비가 겨울에 한양으로 과거 보러가기 위해 해안가를 걸어가는데, 민가는 보이지 않고 배가 고파왔다. 그러던 중 해변가 언덕 위에 고기가 나뭇가지에 눈이 꿰인 채로 얼 말려 있는 것을 보고 배가 고픈 김에 찢어 먹어보니 너무 맛이 좋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어 과거를 보고 고향으로 내려온 그 선비는 집에서 겨울마다 생선 중 청어나 꽁치 등 눈을 관통할 수 있는 어류를 눈을 꿰어 얼 말려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전한다.

 또 ‘1832년과 1871년 읍지(邑誌)에 의하면 조선시대 때 진공품(進貢品)으로 선정된 관련 식품 중에서 영일, 장기 등에서 청어를 얼 말려 사용한 것이 기록되어 있지만, 청어는 1960년 이후에는 거의 어획되지 않아 과메기 어종으로 청어대신 꽁치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청어가 어획되지 않으면서 꽁치를 과메기로

 과메기는 ‘통과메기(엮걸이)’와 ‘배지기’ 로 구분한다. 통과메기는 꽁치를 통째 새끼줄에 엮어 걸어 15일 정도 덕장에 걸어서 말린 것이고, 배지기는 배를 따 머리와 내장을 걷어내고 뼈도 발라내어 3∼4일간 말린 것이다.

 외지인들은 먹기 편한 배지기를 많이 찾지만 포항이나 구룡포 현지 사람들은 내장의 기름이 살 속에 고소하게 스며든 통과메기를 더 좋아 한다. 과메기 소비가 전국으로 늘어나면서 지금은 대부분이 배지기로 과메기를 생산하고 있다. 배지기는 통과메기에 비해 건조시간이 짧다는 장점도 있지만, 육질이 바로 공기중에 노출되어 위생적으로 잘 관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

 과메기 가공은 10월 중순에 시작하여 이듬해 3월 중순까지 한다. 겨울철 센 해풍과 좋은 볕이 과메기 가공에 가장 좋은 조건이 된다. 구룡포 지역이 바로 이 조건을 갖추고 있는 최적지. 최근 과메기가 지역 토속식품에서 전국식품의 반열에 오르면서 그 품질과 가공방법이 크게 나아지고 있다. 소비자에게 한걸음 더 다가서 소비층을 더욱 넓히기 위해서다.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7리에 있는 ‘봉권수산’의 노봉권(41)사장도 그 중 한사람.
  과메기는 바닷가 덕장에서 햇볕에 말리는 것이 보통인데, 노 사장은 해풍이 잘 드는 건물 안에서 건조시킨다. 햇볕에서 말리면 과메기 육질이 검게타 과메기 고유의 색택이 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건물 안은 먼지가 붙지 않아 위생적이라는 것도 이유 중 하나가 된다.

 그는 또 덕장의 대나무에 걸어서 말리지 않고, 자체 개발한 건조용 발에 올려 말린다. 바로 ‘발과메기’다. 걸어서 말리면 기름기가 빠져 맛이 없어지고 DHA등 영양성분도 없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꽁치 자동가공 장치를 시설, 가공에 소요되는 인원을 20명에서 4명으로 줄여 인건비를 크게 절감할 뿐 아니라 위생적인 처리와 품질 균일화까지 이루어 상품의 질을 크게 높이고 있다.

 전통적인 과메기에서 웰빙시대에 걸 맞는 기능성 과메기의 생산도 시도했다. ‘허브과메기’가 바로 그것. 로즈마리 허브 액으로 숙성시킨 허브과메기는 꽁치특유의 비린내가 나지 않고 과메기 특유의 붉은 색이 곱게 나며 풍부한 영양과 기능성에 오징어처럼 길게 찢어지는 특징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웰빙시대에 걸 맞는 허브과메기

 과메기의 원료인 꽁치는 고혈압ㆍ심근경색ㆍ동맥경화 등에 효과적이라고 하는 연구보고가 나와 있다. 단백가가 96으로 쇠고기나 돼지고기보다 높아 그 효율성이 좋은 데다 DHAㆍEPA가 어류 중 고등어 다음으로 높고 특히 노화예방에 효과가 큰 비타민E가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꽁치는 쇠고기 보다 16배나 많은 비타민A가 함유되어 있어 시력회복에 좋으며, 빈혈에 절대 효과가 큰 비타민 B12도 다른 물고기에 비해 3배나 된다. 뼈를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 D는 340IU로 1일성인필요량의 3배를 함유하고 있으며 그 외에 칼슘ㆍ인ㆍ나이아신(Niacin) 등 각종 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다.

 특히 꽁치는 혈액 중 양질의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동맥경화 예방에 좋다고 한다. ‘꽁치가 나면 신경통이 들어간다’ 라는 말이 있다. 꽁치의 영양 성분이 규명되기 이전부터 우리 조상들은 꽁치의 약리효과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과메기 고장 구룡포에는 과메기 전문 식당이 없다. 과메기는 어느 식당에서 먹어도 과메기 맛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과메기는 그냥 초장에 찍어 먹거나 생미역이나 배춧잎에 싸서 초장에 찍어 먹어도 좋지만, 더욱 맛있게 먹는 방법은 싱싱한 배춧잎에 생미역을 얹고 과메기에 초장을 찍어 그 위에 올리고, 쪽파와 마늘, 고추도 올린다. 마지막에 김으로 살짝 싸서 먹는 것. 이렇게 먹으면 상큼한 채소와 과메기의 쫀득한 육질이 함께 어우러져 더욱 구수한 맛을 난다. 이 때 새콤달콤한 초장은 과메기의 비린 맛을 가시게 한다.

 인터넷이 생활화되면서 과메기도 인터넷을 통해 많이 팔린다. 많은 양이 필요한 사람들은 과메기만을 주문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야채 셋트 과메기가 인기란다. 최근에는 서비스 차원에서 야채 셋트에 들어가는 과메기는 껍질을 깨끗하게 벗겨 포장하고 있어 더욱 인기를 더욱 끌고 있다. 껍질을 벗겨낸 과메기는 소비자가 더 이상 손 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안방에 편안하게 앉아서 구룡포 과메기의 참맛을 볼 수 있게 되었다.

 
■ 취재협조 : ‘구룡포허브과메기’ 봉권수산(054-272-0707)

2007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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