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님, 비서관님! 농어업은 무시해도 되나요?
장관님, 비서관님! 농어업은 무시해도 되나요?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8.03.30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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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해양 박종면 기자] 6월 지방선거가 두 달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 윤곽이 드러났다.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시한이었던

신정훈 전 청와대 농어업 비서관. ⓒ박종면

지난달 15일 즈음에는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18~19대 국회의원), 신정훈 청와대 농어업 비서관(19대 국회의원), 이재수 청와대 농어업행정관이 사직서를 냈다. 김영록 농림부 장관은 임명된 지 불과 8개월 만이고 신정훈 농어업 비서관과 이재수 농어업 행정관은 9개월 만이다. 업계에서는 “농어업 개혁한다더니 스펙 쌓기 위해 잠시 스쳐간다”, “관직을 출세 위한 디딤돌로 삼았다”, “실업 면피용으로 이용했다” 등등의 비난이 쏟아진다. 업계 종사자 입장에서는 무시당한다는 기분이 강하게 든다고 한다. 대통령 선거공약인 ‘대통령 직속 농어업특별위원회’도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다 할 역할도 하지 않고 자기 욕망만 채운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기 때문이란다. 

장관이 중도사퇴하면 곧바로 행정 공백이 생기고 새로운 후보를 물색하고 자체 검증에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거치려면 최소 3~4개월은 쉽게 지나간다.

농업계는 시쳇말로 멘붕(멘탈붕괴) 상태다. 대통령과 농업인을 연결시켜주는 장관과 청와대 담당 비서관, 행정관 등의 공직자들이 동시에 사퇴했으니 말이다. 좋게 생각하려 해도 자발적으로 사직한 그들의 마음은 처음부터 콩밭에 가 있었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왼쪽)과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지난해 9월 21일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 김영춘 해수부 장관과 김영록 당시 농림부 장관이 나란히 참석한 모습. ⓒ박종면.

지난달 11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번 6·13 부산시장 선거에 나서지 않기로 결심했다. 국무위원·해수부 장관으로서 맡은 바 직분에 더욱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김영춘 해수부 장관 역시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고백이기도 하다. 김 장관은 앞서 지난 2월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방선거 출마에 대한 의지를 묻는 의원 질의에 “제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게 인생”이라며 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는 않았다.

김 장관은 이보다 앞선 지난 1월 4일 해수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출마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지만 “세상일이란 어찌될지 모르는 것”이라며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김 장관의 출마포기에 해양수산계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어업문제를 함께 다룰 청와대 농어업비서관, 행정관은 떠났지만 줄초상까지는 아니니 말이다. 지난해 6월 19일 문재인 정부 초대 해수부 장관에 이름을 올린 김영춘 의원은 취임식에서 “지금 우리 해양수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힘든 상황이다. 해운산업은 크게 위축됐고,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대폭 축소됐으며, 바다의 생태환경은 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결연한 마음으로 대한민국을 글로벌 해양강국으로 도약시키는 항해를 여러분과 함께 시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초심을 생각한다면 마음이 흔들릴 이유가 없다. 김 장관은 마음을 다잡고 대한민국 해양수산업을 위한 열과 성을 다해 헌신한 장관이었다는 칭송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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