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명물, 호미곶 해맞이 광장
포항명물, 호미곶 해맞이 광장
  • 윤성도 자유기고가
  • 승인 2008.12.2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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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도의 바닷가 이야기>

 

새해 첫 날, 동해안은 어디에나 일출을 보기위한 인파로 넘친다.
그 중에서도 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 호미곶(虎尾串) 해맞이 광장은 유별나다.
우리나라 동쪽 끝에 위치하여 한반도의 아침을 가장 먼저 깨우는 곳이기도 하지만 바다와 육지에 세워진 ‘상생의 손’ 이 그 의미를 더해 주기 때문이다.

 

 

 

 새천년을 기념하기위해 1999년 12월에 완공했다는 상생의 손은 육지의 왼손과 바다의 오른손이 서로 마주보는 형상으로, 새 천년을 맞아 모든 사람들이 서로 도우며 잘 살자는 뜻의 상징이라 한다. 이 거대한 청동 조형물 너머로 떠오르는 일출의 장관은 보는 이의 가슴에 벅찬 감동과 함께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음력설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해가 바뀌어 한 달이 지났지만, 우리네 정서로 보면 아직 정해년(丁亥年)은 시작되지 않았다. 태음력으로 정확한 정해년의 시작은 입춘일인 2월 4일(음력 1월 7일). 어제의 일출과 오늘의 일출이 어찌 다를까마는 해가 바뀌는 첫날, 더구나 큰 복을 가져다 준다는 ‘금돼지(?)’ 해가 시작되는 날에 복을 빈다면 이 날 빌어야 맞지 않을까 싶다.

 금년 1월 1일에도 수십만의 해맞이 행렬이 호미곶을 다녀갔다고 하는데 연휴가 계속되는 설날 이곳은 신년 못지않은 인파가 몰려 들것으로 보인다. 호미곶에는 상생의 손과 함께 금슬 좋은 부부상으로 알려진 ‘연오랑’과 ‘세오녀’ 부부가 마주보는 ‘연오랑세오녀’의 조형물도 그 아름다운 전설과 함께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다.

 16세기 조선 명종 때 풍수지리학자 남사고(南師古)는 ‘산수비경(山水秘境)’에서 ‘한반도는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백두산은 호랑이 코, 호미곶은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천하의 명당’이라 했고, 육당 최남선은 영일만의 일출을 조선십경(朝鮮十景)중 하나로 꼽았다고 한다. 오늘의 사람들이 이 명당을 찾아 한해의 건강과 행운을 비는 것은 인지상정이리라.

 널찍하게 자리 잡은 해맞이 광장 한편에는 해운항만청에서 관리하는 등대박물관과 함께 경상북도기념물 제39호로 지정된 국내 최대 규모의 호미곶 등대가 있다. 대보등대(大甫燈臺)라 부르기도 하는 이 등대는 1903년 12월 건립된 팔각형의 근대식 건축양식으로 높이가 26.4미터. 철근을 사용하지 않고 벽돌로만 지은 건물로 우수한 건축물로 인정받고 있다.

 신년 일출은 호미곶보다 울산의 간절곶이 더 빠르다고 알려졌지만 호미곶은 여전히 일출의 명소, 어촌관광지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겨울철은 포항, 구룡포 지방의 토속식품 과메기가 한창 많이 생산될 때다. 일출 관광객들이 과메기의 소비자가 됨은 물론이다.

 도로 변으로 해풍에 말리는 과메기를 보며 북쪽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돌면 호랑이꼬리의 가장 북쪽 꼭짓점, ‘까꾸리계(鉤浦溪)’가 나온다. 유난히 풍파가 심한 이곳은 옛날, 파도 따라 밀려드는 청어를 그냥 까꾸리(갈고리)로 끌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이곳에는 또 오랜 풍랑에 씻기고 깎인 자연이 빚은 예술품 ‘독수리바위’가 나그네를 맞아준다.

 독수리 바위 너머로 아름다운 영일만 일몰도 볼 수 있어 호미곶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구룡포에서 포항으로 연결되는 장기반도 해안도로는 자연 그대로가 바로 관광자원인 셈이다.

 

2007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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