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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수산물 산지거점유통센터 ‘한림수협FPC’ 3주년 맞아가공사업 영향 어선세력 대폭 증가…모범사례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8.03.29 15:43
  • 호수 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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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수협FPC. ⓒ박종면

[제주=현대해양 박종면 기자] 지난 2015년 4월 14일 대한민국 최초의 수산물 산지거점유통센터(FPC)가 문을 열었다. FPC(Fisheries Products Processing & Marketing Center)는 생산자 단체가 중심이 돼 수산물을 규모화·집적화 하고 전처리(前處理)·가공 등의 과정을 거쳐 상품화 한 후 공급하는 기능을 한다. FPC는 지난 2013년 해양수산부가 불합리한 유통비용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의 하나다.

FPC사업이 시행 3주년을 맞았다. 국내 처음으로 FPC 사업을 시작한 곳은 제주 한림수협이다. 한림수협FPC는 지난 2013년 8월 착공했다. 당시 국비 등 총 14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한립수협FPC에는 1만 3,022㎡ 부지에 지상 4층 규모로 저온처리시스템을 갖춘 위생작업장과 냉동·냉장시설(냉동 120T/D, 냉장 220M/T), 제빙·저빙시설(제빙60T/D, 저빙2000M/T),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가공시설 등이 있다.
 

어선 세력 3배 확장

FPC사업의 핵심은 가공사업. 한림수협 FPC 가공공장에서는 방어, 광어, 고등어, 갈치, 옥돔, 참조기 등의 어종을 가공, 포장하고 있다. 특히 방어와 광어는 단순 가공을 넘어 순살을 손질해 군에 납품함으로써 수익을 얻고 있다. 올해부터는 군납 품목에 소라가 추가돼 군납 어종이 3종으로 늘었다.

한림수협FPC 가공시설의 방어 가공량은 지난해 기준으로 208톤, 18억6,400만 원에 이른다. 광어는 107톤, 23억2,400만원. 과거 판매사업이 원물 판매 위주로 이뤄졌다면 지금은 가공판매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가공량은 394톤, 55억8,600만 원 수준이었다. 2014년 143톤, 10억500만 원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FPC 사업 시행 이후 3년간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무엇일까. 김시준 한림수협 조합장은 “고용창출, 지역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심을 갖는다. 무엇보다 어선세력이 크게 확장 됐다는 것. FPC 사업 이전 20톤 이상 어선이 7년 전 29척이던 것이 83척으로 세력이 확장됐다. 무려 3배 가까운 확장이다. 국가 전반적으로 어선 세력이 약해지고 있는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이처럼 대형선박이 대폭 증가한 이유는 FPC사업으로 고부가가치 상품을 꾸준히 가공, 판매하다 보니 어가가 유지되고 자연스럽게 어선수가 늘었다는 것.

한림항에 어선수가 늘면서 한림수협 위판고도 같이 올랐다. ⓒ박종면

 

1,000억 원대 위판고 연속 달성

 FPC 사업 시행 이전인 2014년에 1,151억600만원이었던 위판고는 지난해 1,380억 원까지 치솟았다. FPC 사업은 한림수협이 2010년부터 이어오던 1,000억 원대 위판고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이처럼 어선세력이 늘고 위판고가 올라가다보니 위판시설도 부족한 실정이다. 한림수협은 전국 최초 HACCP 위판장 준공을 준비하고 하고 있다. 바닥경매를 지양하고 더욱 위생적인 시설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사업 초기라 아쉬운 점도 있다. 김 조합장은 “열심히 가공하고 전국 주요 유통거래처를 30군데를 만들려고 했는데 아직 다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국 유통망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네트워크가 없는 점이 아쉽다고.
 

활기찬 어항

가공공장에선 자동선별기를 도입하고 있지만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고용창출에도 한 몫을 한다. FPC 사업 이전은 물론 김시준 조합장 취임 전과도 확연히 구분된다. 김 조합장이 초선으로 취임했을 당시인 2010년 14개 부서 67명이었던 수협 직원이 2017년 17개 부서 129명으로 1.9배로 늘었다. 사업규모는 1,748억 원에서 2,983억 원으로 무려 1.7배 늘었다. 위판액은 1,025억에서 1380억을 증가했다. 자산은 1,933억 원으로 2010년 대비 무려 20배가 늘었다(부채는 19배 증가). 출자금은 36억에서 61억으로 1.7배 늘었다.

지난해 잉여금은 110억 원에 이른다. 이는 2010년 대비 5.8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중앙회 출자는 5억에서 49억까지 늘었다. 신용사업에서는 연체율이 13.5%에서 0.2%대로 큰 폭 떨어진 것이 눈에 띈다.

한림수협FPC 가공공장에서는 방어, 광어, 고등어, 갈치, 옥돔, 참조기 등의 어종을 가공, 포장하고 있다. ⓒ박종면

저빙고엔 늘 얼음 가득

한림항 주변은 물론 지역에 활기가 도는 것도 큰 변화다. 과거 한림수협에 FPC가 생기기 이전에는 얼음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불편함이 많았는데 지금은 1만8,500곽(1곽은 135kg)까지 보관 가능한 저빙고에 깨끗한 얼음을 가득 채워 두니 언제 어떤 배가 입항하더라도 얼음을 24시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한림수협과 한림항을 이용하는 인구가 많아지다 보니 주변 식당도 늘었다. 당연한 변화인지도 모른다. 한림항에는 채낚기어선, 연승어선, 유자망어선, 자망어선, 저인망어선, 선망어선, 정치망어선, 들망어선, 통발어선 등 정박할 곳이 부족할 정도로 어선이 넘쳐난다. FPC 사업 이후의 풍경이다. 외부 선적 어선들이 피항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어업용 얼음 1만8,500곽(1곽은 135kg)까지 저장 가능한 저빙고에 깨끗한 얼음을 가득 채워 두니 언제 어떤 배가 입항하더라도 얼음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박종면

인근 수협 수산물까지 저장…“FPC는 여건에 맞게 해야”

냉동냉장 창고도 한림수협FPC의 자랑거리다. 김 조합장은 “작년 11월에 준공한 창고에 33만 상자가 들어가는데 다 채워질까 걱정했다. 그런데 한 달 만에 다 찼다”고 자랑했다. 그는 “한 달 저장 수수료가 1억, 여기서 인건비 5,000만 원을 제해도 월 5,000만 원의 수익이 발생한다”고 귀띔했다.

지난해의 경우 갈치 풍년으로 비축시설이 부족했던 인근 수협의 냉동갈치가 대량 입고됐다. 과거 같으면 부산 등 외지까지 가서 그 곳 시설을 이용해야 할 처지였는데 같은 지역에 저장시설이 갖춰져 있으니 상생할 수 있게 됐다는 것.

김 조합장은 “발 빠르게 기반시설을 갖춰 2,000억 원대 위판고가 될 때까지는 기반시설이 부족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어업인지원센터 내년 준공

한림수협엔 전국 유일의 외국인력지원과가 있다. 선주업체와의 대화는 물론 외국인 선원들의 불편함을 들어주기 위한 조직이다. 김 조합장은 “이 때문에 선주나 어업인, 선원들이 저희 수협을 많이 찾게 되는 것 같고, 특히 어선주들이 사업하는데 편리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조합장은 어업인과 어선원 복지에 관심이 많다. 그는 어업인지원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어업인지원센터는 내년 9~10월 준공 목표.

한림수협 김시준 조합장은 “작년 11월에 준공한 냉동창고에 33만 상자가 들어가는데 다 채워질까 걱정했다. 그런데 한 달 만에 다 찼다”고 자랑했다. 그는 “한 달 저장 수수료가 1억, 여기서 인건비 5,000만 원을 제해도 월 5,000만 원의 수익이 발생한다”고 귀띔했다. ⓒ박종면

대한민국 FPC 1호인 한림수협FPC는 전국 5개 FPC 중 가장 모범적인 곳으로 꼽히고 있다. 물량 부족으로 가공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FPC와는 대조적이다. 김 조합장은 “지역과 수협 규모에 걸맞게 진행해야지 욕심만 앞세워 동떨어진 걸 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조합장은 명예가 아니다. 일해야 한다”며 “마지막 봉사라는 사명감을 갖고 조합원과 어업인, 지역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종면 기자  frontie@hdh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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