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수산업의 기회로
기후변화를 수산업의 기회로
  • 김영만 국립수산과학원장
  • 승인 2011.03.15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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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우리나라는 이상한파로 인해 서울은 체감온도가 영하 30℃를 기록하였으며, 부산은 96년 만에 낙동강이 얼었으며, 동해안에는 눈 폭탄을 맞아 며칠간 도시 기능을 상실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기후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늘날 전 세계의 관심은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상이변이다. 산업혁명 이후 온실가스가 지속적으로 배출되어 지구 표면 온도가 과도하게 증가하여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가 초래되고,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해류시스템의 변화 또한 수중생물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극지방의 찬 바닷물이 적게 가라앉게 되면, 차가운 물에 많이 녹아있는 산소의 양이 줄어들거나, 전달되는 수층이 얕아지면서 중층이나 바닥 부근에서 서식하는 생물들에게 충분히 산소가 전달되지 못할 수가 있다. 반대로 영양이 풍부한 깊은 바닷물이 수면으로 올라오지 못하게 되어 어류나 갑각류의 먹이생물인 플랑크톤의 감소로 해양생태계의 먹이사슬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 세계적인 기상이변과 해류흐름의 변화로 인해 우리나라 바다는 어떤 영향을 받고 있을까?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2003년부터 기후변화로 인하여 해양환경, 수산자원, 양식분야에 대한 변화 상황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최근 40년간 한반도 주변 표층 수온은 약 1.3℃상승하여 연간 0.032℃ 상승률을 보임에 따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수온이 상승하는 해역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바다의 수온 상승은 수산업을 변화시키고 있다. 바닷물의 수온 상승은 수산업에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주고 있다.


바닷물의 수온 상승은 양식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지속적인 수온상승은 먹이생물의 생존을 어렵게 만들어 그것을 먹고 자라는 어패류의 성장에 영향을 끼친다. 고수온이 지속될 경우 바닷물의 산소가 부족하게 되어 어장 환경이 악화되기 때문에 질병 발생률이 증가하여 어패류의 집단폐사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리고 아열대의 최전선에 있는 제주도는 과거 무성했던 대형 해조류인 감태군락지가 사라지는 등 우리나라 연안에서 해조류 군락지가 줄어드는 바다 속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참다랑어 같은 고급어류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시장수요가 확대, 유발되어 참다랑어 양식 산업에 관심이 집중되기도 한다.

따뜻한 물에 사는 멸치, 오징어는 과거 20년 전 보다 15% 이상 증가하였고, 명태, 도루묵 등 차가운 물에 사는 생선은 감소하고 있다. 과거 한반도 연근해에서 볼 수 없었던 대형 참다랑어가 잡히고, 아열대성 어종인 흑새치, 보라문어, 백미돔, 아열대성 어류들도 나타나고 있다. 제주도 연안에서 주로 발견되던 자리돔, 황놀래기, 줄도화돔 등이 남해연안은 물론 동해의 왕돌초와 울릉도, 독도 주변 해역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그리고 아열대 해역에 서식하는 말미잘, 산호초의 군락지가 확대되어 아름다운 바다 속 탐험을 즐길 수 있어 해양스포츠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이러한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위기에 대해서는 대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기회를 확대해 나가고자 2010년부터 ‘수산업의 기후변화에 대한 영향 연구 및 대응 전략 수립’ 대형 기획과제를 수행해 오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어장의 환경과 수산자원의 분포를 파악하여 수산자원과 해양의 예측기반을 만들어 수산업 적응 전략을 마련할 것이다

아울러 고수온에 강하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적응을 잘하는 해조류, 어·패류 등의 품종 개량과 양식생물의 생존력을 높이기 위한 양식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어류 질병을 막기 위해 수산생물방역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위기는 실패의 신호가 아니고 성공의 디딤돌이라는 말처럼, 미래세대에게 풍요로운 바다를 물려주기 위해서 기후변화를 수산업의 기회로 만들고자 국립수산과학원은 새로운 품종개발, 친환경어업 개발, 저비용 고효율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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