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역의 기후변화가 한반도 연근해에 미치는 영향과 우리의 대처방안
극지역의 기후변화가 한반도 연근해에 미치는 영향과 우리의 대처방안
  • 김성중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 승인 2018.03.0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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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는 인류 최대 난제…기후변화 속도 늦춰야
▲ 김성중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현대해양] 극지역은 통상 위도 62.5도 이상의 지역을 통칭하며 극지역의 기후는 다른 지역에 비해 더 빨리 변하고 있다. 이는 극지역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거리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한반도의 기상과 해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극지역의 기후변화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중장기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극지역 기후변화의 특징은 온실가스 증가에 의해 다른 지역보다 온난화가 더 크게 나타나는 점이다. 극지역은 눈과 얼음으로 덮여있기 때문이다. 

갓 내린 눈은 태양 복사에너지의 80% 이상을 반사하는데, 온난화에 따라서 눈과 얼음이 녹게 되면 태양 복사에너지의 반사율이 1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해양으로 표면이 바뀐다. 이 때문에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양의 태양에너지가 흡수된다. 이는 표면의 온도를 높여 더 많은 눈과 얼음을 녹게 만드는 되먹임 작용이 반복돼 온난화를 부추긴다.

 

극지 온난화가 선박 운행에 피해 줄 수 있어

극지역의 기후변화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북극의 온난화는 북극 지역의 사회적 영향 뿐 아니라 중위도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한반도의 경우 겨울철 한파에 따른 사회 경제적 피해 뿐 아니라 연안의 결빙으로 인한 선박 운행에 피해를 줄 수 있다.

2009~2010년 겨울은 북반구 전체가 겨울철 한파 피해를 입은 바 있다. 특히 한반도의 수도권에 눈이 동반됨으로써 교통체증 뿐만 아니라 동파 등의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또 2016년 1월에는 제주에 한파가 닥쳐 비행기가 1주일 정도 결항되면서 많은 관광객들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올 겨울도 예년에 비해 낮은 온도가 지속되면서 전국적으로 동파 등 많은 피해가 나타났다. 이와 같이 최근 겨울철 자주 나타나는 한파는 북극의 온난화와 연관이 있음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북극의 온난화는 북극해의 해빙의 양을 감소시키고 감소된 지역에서 많은 양의 열과 수분이 대기로 방출되면서 북극의 기압을 높이게 된다.

중위도에 비해 높아진 북극의 기압은 서에서 동으로 부는 서풍제트기류의 강도를 약화시켜 북극의 한기가 남하하기 쉬운 조건을 만들게 된다. 또한 북극해에서 방출된 다량의 수분은 시베리아에 많은 양의 눈으로 내려 시베리아 고기압 세력을 강화시키고 한반도에 한파를 일으키기도 한다.

<사진 = 그린피스>


2100년까지 해수면 0.5~1m 상승해 

두 번째로 극지역의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 해수면 상승을 가져오고 이는 한반도 연근해에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부간 기후변화협의체 제5차 보고서에 의하면 RCP8.5시나리오(온실가스가 가장 많이 방출될 것으로 보는 시나리오로 현재 기후변화의 추세와 가장 일치함)를 가정하고 예측한 해수면 상승은 2100년까지 50cm에서 1m 가량으로 보고 있다.

이는 주로 해양의 수온 증가에 의한 열팽창에 의한 것이고, 극지역 육상의 빙하 감소에 의한 효과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최근 인공위성 영상 분석을 통해 나타난 극지역 빙하의 변화 추세를 보면, 극지역의 급속한 온난화에 따라서 북극 그린랜드와 서남극 대부분 지역 그리고 남극 대륙 주변의 빙하가 급속히 녹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해수면 상승의 추세는 현재 수치 모델에서 예측하는 것보다 더 가팔라질 것으로 여겨진다. 한반도의 많은 도시들이 연안에 위치하기 때문에 정확한 해수면 상승 예측을 통해 사회 경제적 피해에 미리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최근 기후변화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

그렇다면 이와 같이 급속히 변하는 기후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인가?주지하는 바와 같이 지구온난화는 금세기 인류가 당면한 최대의 난제이다. 45억 년 전 지구가 생성된 이후 현재까지 기후는 끊임없이 변해왔기 때문에 기후변화가 생소한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해 우리가 걱정해야 되는 부분은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화석연료를 꺼내 쓰면서 기후변화의 속도가 지구 유사 이래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그런데 걱정스러운 것은 인류의 간섭이 있기 전까지 기후가 자연적으로 변한 동안은 이렇게 기후가 빨리 변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면 기후계를 구성하고 있는 대기-해양-빙권-식생들 간의 반응 속도가 달라서 악기상이나 해수면 상승 같은 피해가 나타나게 되고, 많은 종의 생물도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지게 된다.

기후변화는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현상이 아니고 자연변동과 구분이 어렵기 때문에 대처가 어려운 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새로운 기후에 대한 영향 및 취약성 평가를 통한 적응대책 수립이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우리 모두의 생활 습관 변화를 통한 에너지 절약, 대체 에너지 개발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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