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조기와 민어조기
침조기와 민어조기
  • 김영혜 박사/국립수산과학원 연구기획과
  • 승인 2008.12.27 0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알쏭달쏭 수산물>

 

 

긴가이석태(Pseudotolithus elongatus) 영상가이석태(Pseudotolithus typus)

 

 참조기, 침조기, 민어조기라는 이름만 들으면, 아! 모두 조기류에 속하는 고기일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 모두 농어목 민어과에 속하는 조기류들이다. 그러나 참조기는 우리나라 주변해역에서 어획되는 토종 조기라면 침조기나 민어조기는 아프리카 서부 연안에서 어획된 수입산 또는 원양산 조기이다. 그렇다면 수입산과 원양산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수입산은 그 나라의 어선이 어획하여 수출한 조기를 우리가 수입한 것을 의미하며, 원양산은 우리나라 원양어선이 그 지역에 가서 어획하여 온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같은 고기이지만 잡히는 배의 국적과 유통과정에 따라 원양산과 수입산으로 그들의 운명이 달라지고 만 것이다.

 바다 고기에 참조기, 원양산 조기 및 수입산 조기가 있듯이, 육지 고기에도 한우, 수입산 소고기 및 국내산 소고기가 있다. 언제가 한우, 국내산 소고기와 수입산 소고기의 차이점을 일깨우는 CF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한우는 우리나라 토종 소고기이지만 국내산은 외국 소의 종자이지만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우리나라에서 길러진 소의 고기를 의미한다고 하였다. 즉 수입산과 국내산은 같은 종자이지만 도축되어서 고기의 형태로 들어온 것은 수입소고기, 외국 소의 종자이지만 국내에서 길러진 소의 고기는 국내산이 되는 것이다. 어쨌든 맛의 차이는 있지만 조기이고 소고기인 것이다. 

 침조기와 민어조기는 아프리카 서부해역에서 어획되는 종으로 두 종 모두 머나먼 곳에서 물 건너 왔지만 그들의 외모에 의해 국내에서의 대접이 확연히 다르다. 침조기는 참조기보다 크기도 클 뿐만 아니라 기골이 장대하여 참조기의 성어로 착각할 정도로 외모가 출중하다. 어떤 이들은 참조기가 늙으면 침조기가 되는 줄로 착각하는 이도 많다. 그래서 그런지 침조기는 고가인 참조기 대신 차례상이나 제상에 떡하니 올라갈 정도로 대접을 받는 고기가 되었다.

 침조기가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같은 조기류이고 맛이 참조기와 비슷하고, 뒷지느러미에 커다란 침을 가지고 있는 특징을 살려 침이 있는 조기라 하여 ‘침조기’로 하여 판매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요즈음, 이름 덕에 서민들에게는 참조기만큼 인기가 높은 종이 되어버려 마리당 가격도 꽤나 높아졌다. 3~4년 전만해도 30㎝ 정도 크기 3~4마리가 15,000~20,000원 하던 것이 이젠 한 마리의 가격이 되었으니 격세지감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같이 머나먼 이국땅에서 물 건너온 신세지만 민어조기는 그렇게 좋은 대접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생긴 것이 머리는 작고 목이 길어 그렇게 호감이 가지 않는 외모 덕에 아무리 맛이 있어도 선뜻 소비자들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대량 이용되는 구내식당 같은 곳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지만 소매 형태의 판매는 아직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이런 판매형태인 것으로 보아 민어조기의 몸값은 그렇게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민어조기라는 이름은 조기류에 속하는 종으로 민어도 닮았으면서 맛은 참조기만큼 뛰어나기 때문 붙여진 것으로 추측해본다.

 외국에서는 참조기, 침조기, 민어조기의 특징을 개굴개굴 소리 내는 동물이라하여 ‘croaker’라는 단어를 붙여져 있다. 참조기는 yellow croaker, 침조기는 bobo croaker, 민어조기는 longneck croaker로 불리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울음소리보다는 머리에 돌을 가지고 있다는 특징을 이름에 붙인 것 같다. 참조기는 옛날엔 머리에 돌이 있는 고기라 하여 석수어(石首魚)라고 한 것처럼……. 그래서 그런지 가짜 돌을 가졌다는 의미인 pseudotolith 단어를 가지고 있는 침조기의 정식명칭은 ‘긴가이석태’로, 민어조기는 ‘영상가이석태’로 명명되지 않았나 싶다. 

 긴가이석태와 영상가이석태의 형태 및 생태 특징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긴가이석태(Pseudotolithus elongatus)는 아프리카 서부 연안을 따라 분포하며, 연안성 어류로 수심 50m 범위의 펄질인 곳에서 생활한다. 때때로 연안의 산호초 지역이나 하구에도 출현한다. 우기 때 산란을 위해서 수심 100m 정도의 외해로 이동한다. 몸 등쪽은 회백색을 띠며 중앙부터 밝아져 배 쪽은 은색을 띤다. 뒷지느러미는 무색투명한 바탕에 2줄의 짙은 갈색 무늬가 띠를 형성하며, 나머지 지느러미는 담황색을 띤다.

영상가이석태(Pseudotolithus typus)는 아프리카 서부연안을 따라 분포한다. 수심 150m의 펄이나 모래바닥에 주로 생활하나, 수온 18℃정도의 60m이내 수심에 가장 풍부하다. 때로는 강 하구에도 출현한다. 몸은 전체적으로 은백색 바탕에 등 쪽과 중앙을 비스듬히 가로 지르는 짙은 회색의 물결무늬 띠가 선명하게 나타나며, 배 쪽은 희다. 가슴지느러미, 배지느러미 및 뒷지느러미는 담황색을 띠며 꼬리지느러미는 검다.

 

2007년 2월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