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채우고 자연으로 비우는 섬 ‘평일도(금일)’
자연으로 채우고 자연으로 비우는 섬 ‘평일도(금일)’
  • 양이진 기자
  • 승인 2011.02.17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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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여행>

서울·경기를 빠져나와 남도를 달리는 기분은 늘 상쾌하다. 도심을 탈출했다는 해방감일까? 몸이 저절로 깊은 들숨과 날숨을 쉬며 폐를 정화시킨다. 남도 끝자락 강진에 다다를 즈음이면 절경 좋은 산세에 눈길이 바빠지고 어디까지 산으로 둘러싸여 있을까 놀랄 즈음이면 푸른 바다 위 옹기종기 섬들이 탄성을 자아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완도 평일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강진 마량항에서 배를 타야했지만 이제는 고금도와 약산까지 연륙교가 놓여 약산 당목항에서 배를 타고 20분이면 평일도 일정항에 닿는다. 육지와 가깝지만 섬의 매력을 오롯이 간직한 평일도에서 여유롭고 한적한 겨울바다를 만끽해 본다.  

자연 그대로의 섬

신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는 평일도(平日島)는 개도이래 왜적의 침입 없이 평화로운 나날이 이어지던 곳이라 해서 이름 붙여진 섬으로 금일읍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평일도는 지난 1896년 완도군이 생길 당시 소랑도 등 인근의 섬마을을 합쳐 한 개의 면으로 완도군에 속하게 됐다가 1914년 3월 1일 행정구역 개편으로 평일면과 금당면을 합해 금일면으로 통합 개칭됐다. 그래서인지 평일도보다 금일도라는 지명으로 외부에 더 알려져 있다.

금일읍은 평일도 외에 충도, 소랑도, 신도, 다랑도, 원도, 황제도, 우도, 장도, 섭도 등 10여개의 유인도를 비롯한 43개의 도서로 형성돼 있다.

평일도는 자연 그대로의 경관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 주민들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대표적 관광지로는 관절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멸종위기에 놓였던 해당화 해변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조성한 해당화 해변과 2500그루의 해송이 우거진 해송림이다. 자연을 이용하되 그것을 최대한 지키려는 노력이 지금의 평일도를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월송송림을 지나면 만날 수 있는 금일명사해수욕장은 길이 1.8km, 폭 200~300m의 드넓은 면적에 천연조개류 가루로 형성된 모래는 절로 신발을 벗고 걷고 싶을 만큼 부드러움을 자랑한다. 특히, 이곳은 동풍이 부는 날은 파도가 높아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윈드서핑을 할 수 있는 명소로 꼽힌다.

용항리 갯돌밭도 평일도가 자랑하는 명소중의 명소이다. 아담한 크기의 이곳 갯돌밭은 투명하리만치 맑은 바닷물과 작은 갯돌이 만들어 내는 하모니가 단연 압권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앉아있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운남바위’, 거북이 바다를 걷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 붙여진 평일도 앞 ‘거북섬’ 등도 볼거리다.


이 밖에도 지난 2006년에는 평일도와 소랑도를 연결하는 소랑대교가 개통돼 차로 소랑도까지 둘러볼 수 있다.

자연으로 채우는 섬

평일도는 ‘다시마의 섬’으로 더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국 다시마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이곳은 매년 4월부터 6월까지 온 섬이 다시마 건조장으로 변한다. 전체 가구의 대부분이 다시마를 생산하는 그야말로 ‘다시마 섬’인 것이다. 다시마는 ‘한 해 하고 나면 다시는 안 하마’라고 해서 ‘다시마’라고 불렸을 정도로 손이 많이 가기로 유명하다.

평일도가 처음부터 다시마양식을 시작했던 것은 아니다. 19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농업이 주를 이루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해조류 양식이 활기를 띄게 됐다. 이전부터 김 양식을 해 왔으나 이때부터 본격적인 주민들의 주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

하지만 1980년대 들어 김 생산의 전국적인 과잉생산과 유통악화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주민들 스스로 새로운 양식을 모색한 결과 다시마, 톳, 미역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여기에는 젊은 일손이 큰 역할을 했다. 여의도 10배 면적의 평일도는 50세 이하 인구가 60세 이상보다 많은 젊은 섬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섬 내에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까지 있다.
매년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도 8만명에 달하는 등 매년 유명세를 더하고 있다.

평일도, 금일읍은 봄에 찾아야 제 맛이라고들 한다. 다시마 섬인만큼 섬 전체가 다시마로 덮인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온 섬이 활력을 머금고 있는 만큼 생기도 넘칠 것이다. 하지만 다시마로 덮인 섬의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인적 드문 바다에 서서 자연이 비워낸 그 자연을 보는 경이로움은 겨울에 찾은 평일도가 주는 선물이다.

 

+평일도 찾아가기

서울방면 : 광주에서 국도 23호선을 이용, 나주, 영산포, 신북, 영암을 거쳐 강진읍에서 마량으로 하행, 고금대교와 약산대교를 지나 당목항에 도착
부산방면 : 순천에서 목포가는 국도 2호선을 이용, 벌교, 보성, 장흥을 거쳐 강진읍에서 마량으로 하행, 고금대교와 약산대교를 지나 당목항에 도착
선박 : 카페리호, 협승호, 내해페리호, 금당호, 부일호 등 총 5척의 선박이 1시간 간격으로 수시 운항함(소요시간 약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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